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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Oct 20. 2017

도시의 미래를 고민하는 IdeasCity
뉴욕출장기-2

by 루트임팩트 컨텐츠크리에이터 권용직 매니저 

루트임팩트 마케팅팀의 권용직 컨텐츠크리에이터의 뉴욕 출장기 1편에 이은 2편입니다. 지난 미국 출장기 1편을 통해서 출장을 결정하게 된 이유와, 왜 타겟을 뉴욕에서 열리는 IdeasCity로 삼았는지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왜 비행기를 타게 되었는지를 1편에서 설명했다면, 2편과 3편에서는 도대체 이 IdeasCity라는 게 무엇인지 살피고, 이어서 "Placemaking"의 렌즈를 통해 바라본 소회를 밝힙니다. 

권용직 매니저 브런치 바로가기 


[IdeasCity] "Space to Place (2)"


2. To Make Change : 

IdeasCity NY, 그리고 Placemaking 


- Sara D. Roosevelt Park로 향하는 길 - 


 IdeasCity는 뉴욕 New Museum 근처의 Sara D. Roosevelt Park에서 진행된다고 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말끔히 씻고는 빨간색 뉴욕 양키스 캡을 뒤집어 썼다. 나의 첫 뉴욕이니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숙소를 나서 구글맵을 켜고 보니 걸어서는 50분 거리. 일단 좀 걷자 싶어서 20분 정도를 걷다가 우버를 잡아 탔다. 

 기사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고 '너희는 북쪽에 전쟁광이 있고 우리는 미국 본토에 전쟁광을 대통령으로 두고 있어. 골치아프고 자존심 상한다.'를 위주로 10여분 간 농담따먹기를 하다 보니 'IdeasCity'현수막이 여러 개 걸린 골목이 보였다. 내려서 골목 안으로 들어가 보니 마치 도쿄 오모테산도의 Farmer's Market을 축약해 놓은 듯한 음식 벤더들이 늘어서 있었다.  


'이게 IdeasCity 전부인가? 아닐...텐데?!' 

IdeasCity, 분명 이게 전부일 리는 ... 없을 텐데!!!(특별출연: 서소령 디자이너)



 불안감 반, 호기심 반으로 일단 인접해 있는 New Museum으로 들어갔다. 커피도 사 마실 겸, 1층에 있는 카페 종업원에게 IdeasCity가 어디냐고 물어보니 안내 브로셔를 하나 건네주었다. 일반 A4용지 중량 쯤 되어 보이는 흰 종이에 레드 컬러만 사용했다. 원가절감이느껴진다.  첫 장을 넘겨보니 IdeasCity가 한 장소에서만 열리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Sara D. Roosevelt Park 일대' 정도가 되려나.  


 IdeasCity는 네 개의 스트릿에 둘러싸여 진행되고, 크게 포럼과 스튜디오, 어셈블리에 걸친 3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구성되어 있었다. 브로셔에 의하면 "There are three rings of event spaces and meeting points."라고 표현되어 있다. 정리하면, IdeasCity NewYork은 Sara D. Roosevelt Park 일대에서 진행되는 어떤 행사인 것이다.    

Three rings of event spaces and meeting points, including: "Forum, Studio, Assembly."






- IdeasCity is a (                             ) -


 IdeasCity는 공동, 도시, 시민, 창의를 핵심 테마로 삼는 플랫폼으로써, 여러 요소들 중에서도 예술과 문화가 미래에 다가올 도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필수 요소임을 전제하고 있는 행사다. 조금 더 쉽게 말하면, 도시를 살아가는 시민 주체들이 미래적 삶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고, 이를 많은 문화예술적 주체들의 행동과 담론으로 풀어내는 움직임(Movement)들을 공간에서 풀어내고자 하는 축제라고 할 수 있겠다어째 쉽게 풀어쓰려다가 더 어려워진 것 같은데, 경험한 바에 의한 해석으로 이해해주면 좋겠다. 


 이처럼 도시를 고민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IdeasCity는 특정 장소나 국가적 프레임에 갇히기보다는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가지고 꾸려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디자이너, 아티스트, 테크놀러지스트, 정치인 등 수 많은 종류와 층위의 주체들이 이 행사에 초대된다. 중요한 것은, 이 하루 동안의 페스티벌에서 이야기를 이끌어 줄 사람들의 정체성일 것인데- 그 방향성은, 아이디어를 나누고, 세상의 문제를 찾아내며, 솔루션을 정하고, 공공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에 맞추어져 있다. 이쯤 되면, 루트임팩트가, 그리고 우리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고민하는 체인지메이킹(Changemaking)의 그것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그럼, 누가 이걸 시작했냐고?!


 IdeasCity에 대해 알아보면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이런 행사가 티켓파워가 있을까? 뭘 위해서 하는거지? 주최측은 결과물로 무얼 얻지?' 에 대한 것이었다. 창의적이고 빛나는 아이디어, 진보의 최전선에 놓여있는 태도, 도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열린 토론... _ 시시때때로 고민해야만 하는 중요한 이야기이지만, 자신있게 나서서 판을 깔아 줄 사람이 필요한 이슈임이 틀림없다.  


 이와 같은 열망을 받아안고, 자신있게 '우리가 판을 깔겠노라!'고 나선 곳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IdeasCity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뉴욕의 New Museum이다.  

New Museum의 모습이다. 무심한 듯 보이지만 먼저 생긴 양 옆의 허름한 건물들과 사이좋게 어깨를 딱 줕이고 서 있다.


 New Museum은 대략 맨하탄 차이나타운의 북쪽의 Bowery Street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식당도 많고 대충 보아도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는 자그마한 상점들 사이에서 조금은 뜬금없이 위치해 있다. 이 뮤지엄의 아이덴티티를 조금 살펴보면, 이들이 왜 IdeasCity같은 컨텐츠를 도맡아 기획하고 운영하고 있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 곳은 뉴욕에서 유일하게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유치하는 '가장 진보적이고 생동감있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미국 예술가들에 한정되지 않으며, 새로운 방향성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가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곳이다. New Museum에서는 '트리엔날레(Triennial)'를 3년에 한 번씩 개최하는데, 아쉽게도 다음 트리엔날레는 2018년에 계획되어 있었다.

 

 즉, New Museum은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적 가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데 있어서 예술문화적 요소가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을 전제한 것이며 가장 젊은 예술을 고민하고 담아내는 그들의 정체성으로 말미암아 '도시와 시민세계를 고민하고 이야기하는' 이 페스티벌을 기획/운영해오고 있는 것이다.   


New Museum은 '현재와 미래의 문화/예술'을 고민한다.

'문화/예술'은 도시를 미래를 이야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도시의 현재를 고민하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페스티벌은 곧 IdeasCity이다.

→ New Museum은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곧 IdeasCity를 말한다.

 

정확한 논법을 만들어내긴 힘들더라도, New Museum과 IdeasCity를 살피다 보면 대략 위와 같은 사고가 진하게 배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즉 IdeasCity는, New Museum이 예술과 세계를 바라보는 태도를 간단명료하게 보여주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총 9회의 IdeasCity가 6개 도시에서 개최되었다.

사진출처: IdeasCity 홈페이지 (http://www.ideas-city.org/#)
록펠러 재단, A/D/O, 루마 재단 등이 스폰서쉽을 제공하고 있다. 


 IdeasCity NewYork에서는, 위에서 이야기했던 3개의 원(Forum, Studio, Assembly)를 통해 도시와 시민의 삶에 대한 주요 쟁점과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먼저, Forum은 열린 강연의 형태를 띠고 있어서 최대 20분을 넘기지 않도록 릴레이 스피치가 이어지고 중간 중간 주제를 가지고 3-4명의 패널이 40분 가량 토론하는 세션이 배치되어 있었다. 여러 세션 중에서도 Atlanta, Vancouver, Detroit의 시장이 한 자리에 모여 각 도시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접근했던 시도와 미래에 대한 예측을 근거로 토론했던 'Mayors Panel' 시간이 뜻깊었다. 


 Studio는 도시의 문제와 시민세계의 운동(Movement)에 대한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마켓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번에는 총 10개의 주체가 참여했으며 특히 부스 한 켠을 차지한 Joe's Pub at the Public Theatre 에서는 우리 팀 디렉터님의 친구인 Sacha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외에도 A/D/O, NEW INC, Storefront for Art and Architecture, Cooper Union, MTL+, atelier LUMA, The Architectural League, Rhizome, Clocktower Radio가 스튜디오 부스로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Assembly 파트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 작은 모니터에 토론 주제 하나를 띄워두고는 공원을 거니는 그 누구나 원 안에 대충 서거나 앉아서 마이크를 받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피치와 토론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의 다른 서클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Decolonize This Place(직역 : 바로 이 곳을 비식민화하라)"를 주제로 토론을 나누는 것이 인상깊었다. 교육수준, 인종, 경제적 수준 등의 지표와는 상관없이 자치권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으로부터 도시와 지역의 문제는 해결되고, 편견에서도 탈피할 수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성조기'를 '애국'과 연결시키고, 그것을 곧 '자유'를 지키는 것으로 여긴다고만 생각했던 바와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여서 시종일관 미소가 지어졌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이와 같은 구성으로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이 페스티벌이 열리는 Sara D. Roosevelt Park는 Forum의 한 연사가 말했듯이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고 낡아빠진 곳이지만 IdeasCity는 '모여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조건만 충족한다면 더 필요할 게 없다는 듯 생동감이 넘쳤다. 더불어 바로 이 점은, Placemaking의 관점에서 무언가를 반드시 얻어오겠다며 출장에 나선 나에게는 몇 가지의 반성과 신선한 충격을 동시에 안겨주는 시작이 되었다. 


 다음 이야기인 3편에서는, Placemaking을 통해 바라본 IdeasCity와 다시 서울, 성수동으로 돌아올 우리가 나눴던 생각을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처음에는 3부작을 계획했는데, 어째 이러다가 4부작으로 연장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날씨가 춥다. 다음 3편이 발행되기 전까지 댓글창을 따뜻하게 덥혀 주셔도 더욱 고맙겠다.  


※ 시카고에서 열린 Brand New Conference를 경험한 서소령 디자이너의 브런치 도 감상을 권한다 :)    

                                                                                                                                                          - 2/3편 끝. 

본 글이 실린 매거진"People in 루트임팩트" 에는 루트임팩트의 같은듯 다른듯 한 구성원들의 글이 연재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People in 루트임팩트 (루트임팩트의 사람들) 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공간입니다.

루트임팩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체인지메이커'라고 칭하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셰어하우스 디웰, 교육 프로그램 임팩트베이스캠프/임팩트커리어를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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