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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Oct 20. 2017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일자리 위원회에 대한 단상(斷想)

by 루트임팩트 허재형 CEO

어제(2017.10.18)  헤이그라운드에서 ‘제3차 일자리 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일자리 위원회는 대통령 직속기구로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개선을 통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민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설치되었습니다.

회의가 저희 루트임팩트의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까닭에 일자리 위원회 위원장인 문재인 대통령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헤이그라운드를 시작하게 된 목적과 현황을 설명 드렸습니다. 저의 설명에 추가로 궁금해 하시는 부분들이 있어 간단하게 답변 드리기도 했습니다.


(출처: 연합뉴스)


저와의 잠깐의 대화에 이어서는 헤이그라운드 멤버인 마리몬드빅이슈코리아의 대표님들로부터 사업 내용과 현황에 대해 전해 듣고 직접 제품들을 살펴보며 이야기가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효자동사진관


일부 헤이그라운드 입주사 분들과 함께 참관했던 본 회의에서는 <일자리정책 5년 로드맵>과 세부 내용 중 하나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이 발표되었고, 노사정을 대표하는 위원들을 중심으로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 정부에서는 민간 부문의 일자리 창출의 중요한 접근방법 중의 하나로 사회적경제 분야를 주목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느꼈습니다. 어제 회의에서 사용되었던 자료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소셜벤처’, ‘임팩트 투자’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고 있어 반갑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회의 장소를 저희 헤이그라운드로 결정했던 것이 아닐까 짐작해 봅니다. 헤이그라운드가 "소셜벤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 만들어진 코워킹 스페이스&커뮤니티"이고 이를 기반으로 "소셜벤처에 친화적인 임팩트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하는 모습이 이번 정책의 방향성과 닮아 있기 때문에 말이죠.


이미 많은 기사들에서 회자되고 있는 것처럼 이번의 발표와 의결된 내용들에 대해 다양한 반응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다양한 목소리 사이의 갈등을 잘 조정해가면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저 역시 자료에 담긴 추진 과제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중에서 제가 일하면서 경험하고 있는 입장에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에 한정해서 (두서없지만) 의견을 적어 봅니다.



우선 전체적인 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이 되었습니다.  

    사회적경제 관련 정책에 대해 기획재정부를 컨트롤 타워로 정하고서 부처간 지원체계의 일치를 꾀하고 있습니다. 부처간 지원체계에 있어 중복되거나 비어 있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조율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사회적경제를 구성하는 다양한 형태의 조직 (사회적기업, 사회적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등)과 관련해 ‘소셜벤처’를 별도로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셜벤처를 사회적기업의 세부 형태의 하나로서 인식해왔던 것에 비하면 큰 변화로 생각됩니다. 모든 벤처가 특정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고,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들은 다양한 스펙트럼 상에 있게 됩니다. 여기서 소셜벤처는 벤처의 세부 형태로 사회적, 환경적으로 해결이 시급하다고 공감대가 있는 문제에 도전하고 의사결정과 실행에 있어서 가치지향적인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이해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의 토대 위에서 소셜벤처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그래서 그동안 벤처 생태계가 성장해오는 과정에서 경험한 지원 체계와 접근방법들이 시도될것으로 보입니다. 세부적으로는 1천억 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 소셜벤처육성을 위한 TIPS, 임팩트 투자 활성화를 위한 민관협의체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큰 틀에서는 벤처 지원의 관점에서 바라보되, 소셜벤처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조직 운영의 특성 등 그 특이점을 잘 고려하여 제대로 된 소셜벤처 지원체계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해봅니다.  



다만, 이와 같은 정책이 목적과 의도에 맞게 실현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임팩트 투자와 관련해 공공과 민간의 자본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임팩트 투자를 전적으로 하거나 주요한 포트폴리오로 간주하고 있는 임팩트 투자자/투자기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기존의 재무적 투자에 익숙한 벤처캐피탈, 인큐베이터, 액셀러레이터 등도 새로운 임팩트 투자 자본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투자 의사결정과 지원/육성 경험이 잘 살면서도, 소셜 임팩트를 추구하는 것에서 비롯되는 다소간의 차이점을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논의되어야 할 것입니다. 즉,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재무적 투자와 임팩트 투자 사이에서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에 대한 세심한 고려를 통해서 나름의 균형점을 찾아가면 좋겠습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과 민간에서의 다양한 형태의 재무적 자본들이 임팩트 투자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임팩트 측정/평가/관리를 할 수 있는 인적/지적 자본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소셜 임팩트의 측정과 평가의 업무 특성을 고려할 때, 본질적으로 획일화된 시스템이나 프로세스로 접근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결국은 이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사람과 조직이 필요합니다. 비유적으로 보면, 금융권에서 특정 산업과 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이 있는 것처럼 특정 사회/환경문제와 특정 사회적경제 조직을 객관적으로 분석해낼 수 있는 ‘임팩트 애널리스트 Impact Analyst’를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임팩트 측정/평가의 시스템과 프로세스도 역시 점차 정립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임팩트 측정/평가/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임팩트 투자의 목적과 내용에 대해 전 사회적인 공감대가 잘 형성될 수 있고, 이는 민간과 공공의 다양한 자본이 임팩트 투자로 유입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는 우리나라보다 앞서 고민해온 나라들에서도 여전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으로 절대 쉬운 과제는 아닐 겁니다. 따라서 긴 호흡으로 글로벌 차원에서의 협력을 바탕으로 점차적으로 고도화해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교육 시스템에의 시사점과 필요한 변화에 대해서도 보다 구체적인 고려가 필요할 것입니다. 고등/평생교육에서는 사회적 기업가 (창업가) 또는 리더 뿐만 아니라, 임팩트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임팩트 투자자, 기업 CSR/사회공헌, 비영리재단, 솔루션 미디어, 학계 등)를 커리어 경로에 따라 세분화하여 접근하면 좋겠습니다. 한편, 초등/중등 교육에서는 사회적경제라는 관련 분야에 대한 이론적 학습보다는 시민의식과 같이 ‘가치’에 대한 고민과 특정 분야와 직업과는 관계없이 공통적으로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소프트 스킬’ (공감능력, 목적의식, 비판적 사고에 기반한 문제해결능력, 커뮤니케이션, 협업 능력 등)이 길러질 수 있도록 돕는 학습 경험과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이외에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지만 아직은 제 생각이 설익고 정리가 되지 않아서 줄여야 할 것 같은데요. 이번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기점으로 사회적경제 분야에는 좋은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적 태도를 가지고 충분한 논의를 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야 하고, 관련된 개별 주체들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입니다.


지난주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SOCAP17이라는 소셜 임팩트 분야의 세계 최대 컨퍼런스에서 저희 루트임팩트와 같은 조직들을 System Entrepreneur, Field Builder 라고 불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희 루트임팩트가 '체인지메이커를 돕는 체인지메이커 Changemakers for Changemaker'로서, 그리고 '임팩트 생태계 조성자 Impact Ecosystem Builder'로서 해야 할 역할과 이번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의 내용을 연결짓다 보니 많은 생각이 듭니다.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갖고 협의하면서 저희가 더해야 할 새로운 가치는 무엇일지 고민해야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본회의의 모두발언을 마치면서 헤이그라운드의 슬로건 "Changemaking Journey with You"을 언급하였습니다. 이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우리 사회의 멋진 체인지메이커들이 변화를 만들어가는 여정에 겸손하고 자신있게 함께 걸어가며 길을 만들어가야겠다는 결심을 새롭게 다짐하였습니다.

제게 이러한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선물해 준 저희 루트임팩트 동료들에게 진심을 가득 담아 고마움을 전하면서 부족한 글을 마칩니다.


2017년 10월 19일 목요일에 씀

본 글은 2017년 10월 18일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열린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 참관 및 문재인 대통령님과의 간단한 티타임 후 루트임팩트 허재형 대표가 남긴 소회입니다. 이번 편을 시작으로, 루트임팩트의 같은듯 다른듯 한 구성원들의 글이 연재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People in R.I. (루트임팩트의 사람들)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공간입니다.

루트임팩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체인지메이커'라고 칭하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셰어하우스 디웰, 교육 프로그램 임팩트베이스캠프/임팩트커리어를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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