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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트임팩트 Oct 31. 2017

[월간소회] 10월-영향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by. 루트임팩트 마케팅팀 전예진 인턴

[월간소회]는 시리즈로, 루트임팩트 인턴이 한달에 한번씩 인턴 생활을 돌아보며 소회를 밝힙니다. 본 글은 임팩트 커리어 2기로 9월 중순부터 마케팅팀에 합류한 전예진 인턴의 첫번째 월간소회입니다. 한달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루트임팩트 인턴으로 일하면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읽어봅시다. 



들어가며-


    인생 첫 휴학, 첫 인턴을 시작한지 어느덧 한달이 조금 지났다. 대학 오티 때 선배가 했던 말인 “Get out of your comfort zone(안전지대를 벗어나라)”이 나도 모르게 대학생활의 모토가 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과 다양한 영향을 주고 받았다. 이제는 휴학하고 온 루트임팩트라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만나게 된 사람들, 일하는 공간과 이곳의 문화와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주고 받고 있다. 

    나는 부모님과 대화를 자주 하는 편인데,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회사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매일 나눌 것이 있었던 것 (점심에 갔던 성수동 맛집에 대한 이야기가 많기는 했지만)을 떠올려보면 새로운 자극을 많이 받기는 했나 보다. 그렇게 영향을 받았던 순간들을 응축하여 월간소회에 써내려갈 예정이다. 


01.  유진이를 만나고 – 딥톡(깊은대화)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나의 “체인지메이킹 스토리”와 관련하여 나에게 영향을 가장 많이 준 사람을 꼽자면 유진이라는 친구일 것이다. 어쩌면 내가 루트임팩트 인턴을 지원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 그 친구이기에 월간소회 첫번째 편을 이 친구와의 이야기로 시작하고 싶다. 유진이는 인턴을 하면서 정말 많이 생각나는 친구다. 대학 1학년 때 함께 과제량이 핵폭탄급이었던 수업을 들으면서 같이 밥 먹듯이 밤샘 과제를 하다가 급격히 가까워졌다. 과제를 하면서 잠깐씩 수다를 떨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었다. 유진이와 친해지면서 다양한 분야와 깊이의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 그 중 우리가 열렬하게 대화를 나누었던 분야는 무언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였다. 

기숙사 방문을 공개합니다...!

   유진이는 졸업하기 전에 대학생의 신분으로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런 프로젝트들을 구상해서 자유롭게 얘기할 때면 현실주의자보다는 이상주의자에 훨씬 가까운 나는 참 설레었다. “우리프로젝트 얘기 하자!” 하고 만나면 막상 수다 떠는 시간이 많았지만, 그래도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는 간헐적으로 이어졌고, 졸업하기 전에는 언젠가 한번쯤 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그 친구의 영향을 받아 나도 같은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올해 초, 대2병에 걸려서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즈음에 - 기숙사 침대에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유진이가 루트임팩트라는 회사에 견학을 다녀온 이야기를 꺼냈다. 그곳에서 인턴해보면 참 좋은 기회일 것 같다고 했다. 사실, 우리는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하는 의지가 가득했지만, 그것을 커리어로서 선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는 결론을 내렸었다.우리가 생각하는 패기 넘치는(?) 생각들이 그저 이상적인 것에 불과한 것인지, 더 근본적으로는 사회문제를 어떻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 등 - 보다 더 구체적이고 실무적으로 어떻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남았기 때문이다. 


    여름방학이 끝나갈 때 즈음, 과톡방에 루트임팩트가 임팩트커리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마케팅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개강에 대한 기대가 없었고, 새로운 경험을 해보고 싶었던 나는 처음으로 이력서를 작성하여 면접을 보았다. 2주간 임팩트커리어에서 진행하는 부트캠프에서 교육을 받고, 12월까지 루트임팩트 마케팅팀의 디지털마케팅 인턴으로 3.5개월간 근무하게 되었다.

 

02.   루트임팩트를 만나고 -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의 실현가능성을 엿보고 현실감을 체감하다!


    유진이와 내가 이야기했던 프로젝트들을 통해서 우리가 만들고자하는 더 나은 사회는 ‘사람 냄새가 더 많이 나는 곳’이었다. 같은 선상에서 커뮤니티라는 주제에 흥미를 갖고 있었고, 공동체 의식 혹은 연대 의식이 근본적인 사회 문제 해결의 거름 같은 것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프로젝트로서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는 도시재생을 통해서 우리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들을 조금 더 사람 냄새나는 곳으로 바꾸어 보자는 것이었다. 보다 "잘 사는 것"이라는 큰 주제와 일관된 우리의 관심사가 반영되었던 것이 학교에서 선별 과정을 통해 해외 연구 여행(?)을 보내주는 대회였는데, 우리가 선택했던 두 가지 주제는 ‘일과 삶의 균형(소위 워라밸)’과 ‘도심 속 녹지공간 조성’이었다.

 

    인턴으로 근무하기 이전의 이야기를 왜 시시콜콜하게 늘어놓느냐고 누군가 궁금해 할 것 같다. 인턴을 시작하면서 가장 놀랍고 흥미로웠던 것이, 우리의 관심사들을 더욱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문제해결을 실행하는 조직들이 루트임팩트를 비롯하여 세상 곳곳에 많이 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나의 작은 관심사들은 결국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큰 주제로 모이는데, 그 큰 주제에 공감하는 루트임팩트에서의 인턴 경험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대해 "현실적"인 사람이 되어 의지를 잃기보다 오히려 그러한 일들을 실행하는 것이 충분히 "현실적"이라고 믿는 방향으로 나를 이끌어가고 있다. 


    업무시간의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루트임팩트에서 정의한 체인지메이커 16개 유형에 대한 홈페이지 설명을 리서치를 통해 수정 및 보완하고 영문으로 번역하는 일이었다. 이 일은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이들에 대해 더욱 구체적으로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소셜벤처가 모여 있는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과 그곳에서 일하는 인턴이라는 자격 덕분에 파타고니아 네트워킹 파티와 임팩트 투자 국제 심포지움을 참관하고, 루트임팩트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가까이 관찰하면서 소셜섹터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져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03.  사람과 공간, 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문화가 주는 영향


    인턴을 하기 이전에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루트임팩트에서 인턴을 시작하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모두 개성 넘치는 사람들이면서도 ‘체인지메이커’라는 공통점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느낌이 새로웠다.성수동에 위치한 소셜벤처들의 코워킹 공간 헤이그라운드에서 일한다는 경험도 내가 받은 “새로운 느낌”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루트임팩트에서, 그리고 이런 소셜섹터에 많은 관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알아가게 된 것은 이들은 다른 사람들을 도와야한다는 의무감이나 사명감도 있겠지만 이 일이 즐겁고,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한다는 것이었다. 


"저도 잘은 모르지만, 이곳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물론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이게 재미있어서 하시는 걸껄요?”


    라고 함께 점심을 먹던 동료분(?)이 말씀 하셨을 때 ‘아, 정말 그렇구나!’ 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헤이그라운드 1층의 모습) 


    루트임팩트에서 일하는 사람들을보면 그렇다. 헤이그라운드라는 공간의 분위기 또한 그렇다. 그리고 인턴을 하고 있는 나의 마음가짐 또한 그렇게 자리잡아 가고 있다.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의 의미가 크게 느껴지고, 그런 의미가 느껴질 때 일을 하고 싶은 의지가 생긴다. 그런데, 거기에 더해 그러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방식, 즉 비즈니스로 풀어가는 방식 또한 대단히 매력적이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분위기가 헤이그라운드에, 그리고 성수동에 배어 있다. 


     추석을 맞이해서 회사 사람들을 따라서 쏘카를 타고 성수동에 있는 소셜벤처들에 추석선물을 전달했었다. 성수동 곳곳에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소셜벤처들이 보였다. 또, 성수동에는 골목골목에 프랜차이즈가 아닌 개성 넘치는 조그만 가게들이 참 많은데, 이 모든 작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목요일 아침마다 '독서의 변화'를 위해 오늘살롱 가는 골목에서 마주친 귀여운 친구들

    동시에 든 생각은 내가 이 동네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처럼 ‘체인지메이킹’이라는개념이 내 또래의 친구들에게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멋있고 즐거운 일 - 보다 “쿨한”것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요즘 세대가 원하는 일과 삶의 균형을 넘어서 일과 삶의 통합을 이루는 것을 바라야 한다는 것이 체인지메이커컨퍼런스 자료 중 인상적인 부분이었는데, 통합을 이루기에 최적화된 환경이 소셜벤처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체인지메이커, 어떻게 생각하세요?" 토론에 참여해보자) 


    지금 나에게 체인지메이킹은 원대한 것이 아니라 더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곧 그냥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마치며 - 


           앞으로 남은 약 두 달 간의 인턴 기간 동안 이곳에서 어떠한 영향을 받으며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월간소회에 기록하게 될지 궁금하다. 11월의 월간소회에는 내가 지난 한달간 더욱 공감하게 된 루트임팩트의 미션을 “마케팅팀 인턴”으로 어떻게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이해시키기 위해 고민해 보았는지에 대해 작성하고 싶다. (예를 들어, 나의 현재 큰 고민중 하나인 인스타그램 마케팅에 대해서라든지…) 



본 글이 실린 매거진"People in 루트임팩트" 에는 루트임팩트의 같은듯 다른듯 한 구성원들의 글이 연재됩니다. 다양한 관심사를 가진 People in 루트임팩트(루트임팩트의 사람들) 의 생각을 들여다 보는 공간입니다.

루트임팩트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을 '체인지메이커'라고 칭하고 이들이 성공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공유오피스 헤이그라운드, 셰어하우스 디웰, 교육 프로그램 임팩트베이스캠프/임팩트커리어를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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