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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맘 Oct 28. 2020

더 이상 꿈을 묻지 않기로 했다

리셋과 이생망

" 그냥 다 포기하고 싶어요.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에요. "


이 말은 삶에 찌든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어른이 한 말이 아니다.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한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 포기가 시기도 빨라지고 포기하는 순간도 많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된다는 불굴의 정신력을 가진 어른들은 이해할 수 없겠지만

아이들은 이생망을 외친다.

그리고 리셋증후군이라고 할 정도로 리셋을 간절히 원한다.

모든게 멸망하고 신종족이 되어 어디론가 가서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욕망이 가득하다.

아이들도 안다.

우리 사회가 어떤지를...


조물주위에 건물주의 위대함을 알고

죽도록 노력한다고 뭐가 있는것도 아니고

부모를 잘 만나는 것도  큰 행운이고

부모가 가장 받고 싶어하는 선물,

하지만 드리고 싶어도 갖다 드릴 수 없는 자신의 '1등 성적표'.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것이라는 희망이 없어서도 괴롭다 .

패드립부터 부모살해 이야기가 나오고 자해와 자살 그리고 차별과 혐오가 일상이 된 아이들.

이미 우리 아이들은 굉장히 마음이 내면이 병들어 있다.


일상의 치유 영혼의 치유먼저 응급처치 될 이런 상황에서

나는 도저히 아이들에게 꿈을  물어보겠다.

그것도 가짜 꿈. 주입식 꿈을


내가 교육이고 뭐고 다 부질없다고 느낄 때가 있다.

바로 학원과 다른 학원 사이 잠깐  편의점에서 불닭볶음면과 참치마요, 삼각김밥, 콜라를 마시며 한 숨 돌리는 초등학생을 볼 때다.  

저 배만 부르는 영양가 하나도 없는 것을 먹고 버티며 수업을 듣는단다.

그것도 억지로.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건데.

왜 이렇게 어릴때부터 저렇게 살아야 하는 것인지 .

이게 무엇을 위한 것인지

참 슬프다.

이럴때 헬조선이라고 느낀다.

거창하게 정의가 훼손되어서 헬조선이라고 느끼는 건 사실 얼마 안된다.

당장에 가족이 밥 한끼 같이 못먹는 게 참 헬조선 같다.






꿈: 요리사

목표 대학 :  서울대 조리학과,  고려대 조리학과, 연세대 조리학과     


 실제로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이 적어서 낸 것이다. 어떡하다 이렇게 적어냈냐고 하니 부모님이 요리사가 되더라도 최고의 대학을 나와야 한다고 해서 이렇게 적었던 것이다. 결국 이 학생은 서울대와 고려대와 연세대에는 조리학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크게 실망했다. 우리나라 부모들은 자녀가 연예인이 되어도 김태희처럼 서울대 가는 엄친아 엄친딸이 되길 바란다.

이 부모님이 정말 자녀의 미래를 생각했다면 어느 요리학교가 괜찮은지를 알아봤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스카이를 목표로 초등학생 때부터 엄격하게  가르치는 부모들이 참 많다.

이런 상황에서 악순환은 계속 된다. 아마 영원히 답을 찾지 못할거 같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훨씬 일찍부터 과도한 경쟁과 완벽추구에 노출되어있다.


퍼즐 맞추는 아이에게는 책도 읽어야지 하고

책을 읽는 아이에게는 그것만 들여다보지 말고 밖에 나가서 놀아야지.

그래야 뇌가 골고루 발달된단다.

이렇게 말한다.


학교에 들어가면 더 심각해지는데

주요과목인 국영수는 물론 음악 미술 체육등의 예체능

그리고 리더십과 인성을 위한 봉사활동과 여러 비교과 활동까지 완벽한 점수를 받아야 우등생이 된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위해서는 학교생활기록부가

 '점없고 흠없이 완벽히 아름다와야' 인서울 상위권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항상 평가 받는 생활이 시작되고 경쟁해야 하는 문화가 펼쳐진다.


그런데 이제 여기에 '매력'과 '운'까지 따라야 한다.

아이들이 선망하는 아이돌 가수와 연예인은 어떤가?

한때 인기 있었던 프로중에 오디션 프로가 있었다.

춤도 다 잘추고 노래도 다 잘하고 비주얼도 다 뛰어난데

유달리 카메라에 많이 잡히는 사람들이 있다.

한 학생이 그랬다.

매력과 운도 실력이라고..


얼마나 경쟁사회인지 이제 해도해도 안되니 '운'까지 있어야 한단다. 도무지 죽어라 해도 안되니까.

끌리는 사람에게는 뭐가 다르다 하면서 여러곳에서 이제 잠재의식과 명리학의 코드까지 장착해야 하는 문화다.


이런 사회에서

나는 더 이상

내가 만나는 아이들에게 꿈을 묻지 않기로 했다.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들 중에 전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방탄소년단이 있다.

대형 기획사가 아니라 많은 것이 부족했던 중소 기획사 소속이었기에 이들의 성공은 더 많은 감동을 준다.

이러한 세계적인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만든 방시혁 대표의 서울대 졸업식 축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여러분 저는 꿈은 없지만 불만은 엄청 많은 사람입니다.

  오늘의 저와 빅히트가 있기까지 제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분명하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바로 ‘불만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별다른 꿈 대신 분노가 있었습니다. 납득할 수 없는 현실 저를 불행하게 하는 상황과 싸우고 화를 내고 분노하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것이 저를 움직이게 한 원동력이었고 제가 멈출 수 없는 이유였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꿈 없이 살 겁니다. 알지 못하는 미래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시간을 쓸 바에야 지금 주어진 납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세계적인 아이돌 BTS를 키워낸 방시혁 대표는 자신이 꿈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이 바로 꿈이 없어서라고 말한다.

(물론 방시혁은 서울대를 나왔지만... )


꿈이 없어도 괜찮다.

대신 너는 어떨 때 열받니 하고 묻는다.     

그리고 이 열 받음을 어떻게 해결하고 싶니?


아이들의 마음이 눈빛이 한결 달라진다.


그래서 앞으로 나는 꿈대신에

어떨 때 넌 열받니

어떨때 넌 짜증나니 하고 물을것이다.


삐딱해야 꿈을 찾는다.


리셋과 이생망을 넘을 수 있도록 이 삐딱함을 먼저 존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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