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경쟁력을 찾는 법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120살이 평균수명이라고 한다.
이제 안정적인 평생직장도 없고 한 사람이 한 가지 직업만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도 불가능하다.
100년 넘게 사는 삶에서 한 사람은 10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다고 하는데.
사실 아이들 진로 걱정보다 내 걱정이 앞선다.
애들은 오히려 신기술에 신사회에 잘 적응할거 같다.
어른들이 걱정이지.
그래서 하나의 직업 선택 이후 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또 다른 진로를 확장해 나가고 새로운 직업을 적응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바로 ‘고정관념’을 없애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제한하지 않고 확장하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강의나 상담중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있다.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야 해요? 잘 하는 것을 선택해야 해요?
이 질문이 그냥 일반적으로 들으면 굉장히 뻔하고 흔하지만 각 사람이 이 질문을 하는 그 시점에는 굉장히 중요하고 예민하다. 마치 예전에 인생극장이라는 프로그램(진짜 오래된 사람인거 티 난다 ㅎㅎ)처럼 A를선택하면 인생이 이렇게 펼쳐질거 같고 B를 선택하면 인생이 이렇게 펼쳐질거 같기 때문이다.
일단 이 질문을 하는 사람이 이 질문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 그리고 실제로 나름 객관적으로 얼만큼 좋아하는지와 잘 하는지를 파악해야 답을 해줄 수 있지만,
먼저 그저 이상적인 답을 말하자면,
직업이나 일이 학교 다니는 것처럼 차라리 정해진 일정 기간만 하는 것이라면 능력이 더 중요할지 모르나 이제 120살 넘게 살아야하는 인생에서 일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 즉 흥미와 관심사가 앞으로는 더 중요하다. 세계적인 자산가인 워렌 버핏이 어린 시절부터 투자에 흥미를 갖고 고향 오마하의 도서관에서 ‘금융’이라는 말이 붙은 책은 모조리 두 번씩 읽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무엇보다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관심사’가 먼저 라고 말하고 싶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경험의 양과 폭이 굉장히 제한적이기에 능력과 역량을 확인할 기회가 많이 없다.
‘요리하는 PD'로 유명한 KBS의 이욱정 PD는 ‘푸드멘터리’(푸드+다큐멘터리) 선구자로 더 유명하다.
[누들로드]는 해외와 국내 방송관련 최고상을 휩쓸었고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방송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던 2010년, 그는 음식을 제대로 알아야 좋은 음식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전 재산을 털어 2년간 영국으로 요리유학을 떠났다. 유학에서 돌아온 후 8부작 다큐멘터리 [요리인류] 를 연출했고 후에도 [요리인류 키친] [요리인류 도시의 맛] [대식가] 등 KBS의 대표 음식‧요리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음식과 요리에 관련된 책을 저술했다.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정말 음식으로 전 세계를 여행하고 온 느낌이 들어 무척 설레고 풍성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관점이 새로워진다. 자극적인 ‘먹방’과는 다른 고유한 품격과 매력이 있는데 그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음식과 요리하는 사람들의 생생한 역사와 문화를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롭다. 이욱정 PD는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요리하는 PD가 되었을까?
요리와 관련된 길이 셰프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레스토랑 경영자가 되기 위해서 푸드 라이터가 되기 위해서
레스토랑을 설계하고 디자인하기 위해서 푸드 라이터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음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연출하기 위해서
요리를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쿡쿡’ 이욱정 지음
이욱정 PD는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했기에 영미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고 영어를 잘해서 외국에 나가서도 제대로 소통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학원에서는 문화인류학을 전공했기에 인간과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해석이 남달랐을 것이다. 한편 예전에 그의 취미는 캠코더로 주변 사물과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인데 이처럼 관심거리를 찍고 편집해보는 과정을 통해 다큐멘터리스트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결국 방속국의 다큐멘터리 PD가 되어 자신의 콘텐츠를 영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사람이 되었는데. 누들로드 이후 그는 푸드멘터리에 더 집중을 하는데 요리와 먹을거리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가족 환경에 인류학이라는 교육 배경이 더해진 결과다. 이제 음식과 요리는 그의 전 커리어를 관통하는 메인재료가 되어 그만의 전문성 있는 ‘콘텐츠’가 된 것이다.
그야말로 한 사람의 관심사가 한 사람의 삶의 커리어에 어떤 연관이 있고 조합이 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생생한 사례다. 그의 푸드멘터리가 인기 있는 이유는 새로운 음식과 요리의 세계를 접하며 문화와 지식의 폭을 넓히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배움과 경력은 완전 다른 조각들인데 맞춰보면 퍼즐이 완성되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이런 고민상담을 자주 받는다.
“좋아하는 것은 A인데 잘하는 것은 B같고 또 A는 취직도 안 될 것 같고 부모님도 반대하고.
대학은 무슨 학과를 가야 할까요?”
대부분의 학부모는 자녀가 이욱정 PD처럼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면 영어영문학과 교수가 되어야 한다고 제한한다. 하나의 목표만을 정하고 이것을 달성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산업화 시대의 배경에서는 미래가 예측 가능하기에 어느 정도 잘 맞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 모든 것이 급변하는 시대는 접근방식도 달라진다. 요즘 창의융합형 인재를 선호하는데 이 ‘창의융합’ 방식을 진로에 적용하면 우리의 인생은 보다 더 창조적이고 즐거울 것이다. 그리고 아이에게 막연한 직업목표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 있는 분야들 중에서 그 분야 직군에 맞는 공통되고 기초적인 ‘자질과 역량’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외국어 능력, 문제해결력, 영상이나 컴퓨터를 통한 표현 능력 등 원천적인 ‘역량’을 쌓은 뒤 퍼즐을 맞추는 것이다.
마치 예전에 인기 많았던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그램처럼 말이다. 기존의 다른 요리 프로그램은 먼저 메뉴가 정해져 있어서 그대로 요리를 한다. 그런데 ‘냉장고를 부탁해’는 게스트의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제한된 시간에 자유자재로 창의적으로 요리해야 한다. 미래사회의 진로와 직업도 이렇게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 워낙 불확실하기에 ..
‘나’라는 인생 ‘냉장고’안에 재료를 다양하게 채워나가면서(배우고 경험하고 생각하면서) 다양한 음식(직업)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내는 역량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 아이가 만날 100년 동안의 직업 세계는 아주 맛있고 풍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