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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갤럭시맘 Dec 20. 2020

핑크퐁으로 엄마는 죄책감을 견뎌낸다  

코로나로 가정 보육이 언제까지일지..

엄마들은 모두 힘들다.

기약이 없으니 더 스트레스다.

그럼에도 일을 해야하니 일할 때 아이가 옆에서 놀고 있는 경우가 있다.

혼자 노는 건 한 몇 분?

그러다가 자기가 쌓은 블록을 가리키며

"엄마 여기봐봐."

이런다.

"잘했어. 최고"

이런 말 몇마디 주고 받다가 이제 나한테 온다.

"엄마 안아줘"

25개월 되는 아가의 패턴이다ㅎㅎ


제발 혼자라도 놀면 좋은데 절대 혼자 안 논다.

그럴땐 핑크퐁을 틀어준다.

처음에는 10분 안팎이던게 이제는 2시간까지 늘어났다.

진짜 보여주면서도 눈 나빠지는거 아니야?

뇌발달 정서발달에 문제 생기는거 아니야?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24개월 미만의 아이에게 장시간 미디어 시청을 하게 한 건 내 육아 원칙과 벗어난다.

우리집에는 TV도 없다.

그런데 코로나로 인해


"육아원칙과 교육 철학 따위는 개나 줘버려!!!!"


이렇게 바뀌었다..^^


아이를 낳기전 식당에서 밥먹을때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부모들을 보며

저러면 안되는데 난 저러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는데

진짜 내가 얼마나 무식하고 교만했던건지 ㅋㅋ

심히 민망하다..^^;;

아이를 낳고 가장 크게 배운건

상대방의 처지가 되지 않고서는 함부로 평가하고 비난하지 말자는 것이다.

아이를 낳고 보니 노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많은 사건이 생겼고

별의 별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어떤 날은 이놈의 똥을 연속으로 싸대느라 외출 시간이 1시간이나 더 늦은적도 있다.

평소보다 2시간이나 더 일찍 준비했는데도 말이다.

(똥싸는게 죄는 아니잖아..!!)

먹이고 입히고 카시트에 앉히기까지 그 전에 지치는 일도 참 많았다 ㅋㅋ

갑자기 아프고 열나면 또 일정은 소화 못 시키는것이고...

아이를 낳고 나서 좋은것중 하나는 내가 조금은 더 내면이 관대해지고 성숙해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하는 엄마인 나는 아이를 핑크퐁에 맡기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것에 큰 죄책감을 가진다.

다른 시간에 잘 놀아주면 되는데 말이다.

 정작 아이와 놀 때는 해야 할 것을 생각하면서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집중도 안 되고 죄책감은 다시  커지고 머리는 생각정리가 안되어 뒤죽박죽에 스트레스가 증폭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좋은 엄마는 이래야 하고

 발달, 정서 발달은 이래야하고 전해들은 여러 지식들이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죄책감과 스트레스로 자신을 괴롭히는 엄마는 아이에게 또 다른 죄책감을 물려줄 수도 있다.

이건 참 에너지 같아서 파동이 전해지는거 같다.


일단은 지금은 견디고 버티고 살아내야하니까.

이 좁디 좁은 집이 비록 물리적으로는 좁아도

마음적으로 정신적으로까지 좁아지게  

 곳을 가시덤불이 가득한 황폐하고 앙칼진 곳으로 만들면 안되니까..


그러니 오랜 시간 핑크퐁을 보여주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지 말아야겠다^^;;

그리고 거창한 일,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일은 조금 내려놔야겠다. 힘 좀 빼고.

 나에게 가장 창의적인 일은 현재는 지구상에 유일한 존재인 내 아이를 돌보는 일이니.


그렇게 나도 유튜브 없이는 못 사는 엄마가 되어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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