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을 갈아 신을 시간입니다.
어느 날 갑자기
길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나의 길을 계속 가려 하지만
얼어붙은 바닥이 내 발목을 붙잡습니다.
멀고 까마득하게 펼쳐진 빙판 앞에서
막막함이 밀려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개를 떨구고
내가 신고 있는 운동화를 바라봅니다.
물웅덩이처럼
잠깐 얼어붙은 길이었다면
운동화로 버텼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금 만난 이 길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평생 땅 위를 운동화로 걷던 사람에게
갑자기 만난 빙판에서
"늘 하던 대로 열심히 걸어라!”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빙판에서는
걷는 법이 아니라
미끄러지는 법을 배워야 하니까요.
빙판을 만나면 익숙했던 운동화를 벗고
스케이트로 갈아 신어야 합니다.
신발을 갈아 신는 것은
포기가 아닙니다.
이 길을 계속 걷기 위한 선택입니다.
넘어지는 시간도,
균형을 잃는 순간도
모두 적응의 일부입니다.
지금은
속도를 낼 때가 아니라
빙판과 스케이트에
익숙해지는 시간일지도 모릅니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고
자꾸만 넘어진다고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익숙한 운동화를 내던지고
스케이트를 탈 용기를 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