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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Roro Aug 30. 2024

123/200 나의 멜랑꼴리아

뜀틀은 없다

뜀틀은 없어. 결국 모든 단계를 밟을 수밖에 없어. 드라마틱한 도약을 했다고 느꼈어도 그만큼 밀도 있게 뛰었을 뿐이야. 인생의 모든 단계는 퍼즐 하나하나, 벽돌 한 장 한 장의 집합체야. 결국 건너뛴 부분이 있다면 여지없이 와르르 무너질 뿐이야. 최근 그냥 내가 뼈저리게 느끼며 중얼거리는 부분이다. 조바심이 나서 빠른 결과를 원해서 달려온들 결국 빽도가 나와서 타일시공을 하듯 내 인생의 빈 부분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 예전에는 이 과정들이 너무 괴롭고 힘들었는데 지금은 좀 다르다. 오히려 기쁘기까지 하다. 버그를 찾아낸 느낌이랄까? 좋아 오류투성이니까 찾을 버그도 많겠네. 신나다!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해 나가니 원만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얻어서 그럴 수도 있다. 이제 나에 대해서 알았으니 할 일은 명확해진다.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를 항상 확보하는 것. 모든 것을 빠듯하게 꾹꾹 눌러 담는 것이 아닌 적정 간격을 둘 것. 시간도, 공간도, 일정도 모든 것이 다 그렇다. 삼라만상 다 통하는 이치다. 의도치 않게 오늘도 깨달음을 향해 가고 있다. 구도자들의 책을 찾아서 읽거나 강연을 들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스스로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순간들도 절실하다. 그래야 내 마음속에서 납득이 되고 소화가 되기 때문이다. 뜀틀은 없다. 그러니 한발 한발 꼬박꼬박 걷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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