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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로 Oct 06. 2022

DAY01 오늘의 예쁨

구슬 속 너의 추억

"자, 잘 봐봐! 이렇게 내가 칠 구슬을 향해서 손가락을 튕기는 거야."

"이렇게?"

"그렇지! 좀 더 숙여서 구슬을 봐야 해."


볼록하게 주머니에 채워간 구슬을 하나도 남김없이 잃고 왔을 때, 구슬치기 특강이 열렸다. 아빠의 구슬치기 특강은 ‘그만할래!’란 딸아이의 선언과 함께 중단되었지만 효과가 있었던지 어느 날은 잃지 않고 따오기도 했다.


그게 몇 년 전이었더라? 벌써 3년 전의 일이다. 문구점이나 잡화점을 가면 늘 구슬에 눈독을 들여 여러 가지 모양과 빛깔의 구슬을 사달라고 졸랐다. 그리고 그 구슬을 산 날은 보석을 찾은 듯 애지중지 들여다보곤 했다. 가방 하나가 구슬로 가득 차도록 채우고 다녔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구슬가방은 어느덧 기억에서 잊혔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 가방이 생각났는지 가방을 찾는다.


"엄마, 엄마! 그 구슬가방 어디 있지?"

"엄마야 모르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한참을 뒤지더니 가방을 찾아내어 다섯 살 동생 앞에 엄청난 보석상자를 발견한 듯 조심스레 가방을 열어 보여주었다. 자랑스러운 얼굴은 동생의 반짝이는 눈빛에 탄력을 받아 하늘까지 올라갈 듯 광대를 키웠다. 


다음날 덩그러니 남겨진 구슬가방이 나를 불렀다. 아이의 보석상자를 조심스레 열어본다. 



'예쁨의 발견'


제각각의 빛깔을 내는 구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함께 구슬을 샀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모양 구슬을 한참 서서 고르고 고르던 아이의 모습. 우연히 지나가던 문구점에서 커다란 구슬을 발견하고는 너무나 신나 하던 모습들이 구슬 속에서 하나하나 반짝이는 듯했다. 


발견이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한다. 예쁨의 발견은 그저 외적인 예쁨을 말하지 않는다. 그 예쁨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에 더 무게가 있다. 누군가에겐 아무렇지 않은 것이, 누군가에겐 바꿀 수 없는 보석이 되기도 한다. 그것을 구분하는 것이 바로 발견일 것이다.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주는 자신만의 '예쁨의 발견' 목록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그 행복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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