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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2022 노벨문학상, 아니에르노

롱블랙 10월 22일, 문장채집 no. 232

롱블랙 10월 22일, 문장채집 no. 232

아니 에르노 : 겪지 않은 건 쓰지 않는다, 사적인 기억이 문학이 되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457 


1. 2022년 노벨문학상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 스웨덴 한림원은 "집단적인 구속을 드러낸 용기, 꾸밈없는 날카로움을 지녔다"고 밝힘.


2. 에르노가 지금까지 쓴 소설은 모두 '자전적 이야기'.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다(단순한 열정)"고 말하죠. 자서전과 소설을 합친 이 장르를 프랑스에선 '오토픽션'이라 불러요. 


3. "어떤 일이든 간에 무언가를 경험했다는 사실은 그 일을 쓸 수 있다는 절대적인 권리를 부여한다. 저급한 진실이란 없다. 이런 경험의 진술을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는다면, 나 또한 여성들의 현실을 어둠 속으로 밀어 넣는 데 기여하는 셈이며, 이 세상에서 남성 우위를 인정하는 것이다"


4. 자기 이야기에 타자의 이야기를 겹쳐 쓸 때만, 기록은 문학이 돼요. 이야기 안에 하나의 중대한 도전, 시대를 관통하는 감각, 더 인간다운 삶을 갈망하는 해방의 역사를 품어야 하죠.


5. 에르노 작품의 중심엔 거칠고 생생한 언어가 분출하는 낯선 감각이 놓여 있어요. 에르노는 이 '언어'로 시간과 싸웁니다. 시간은 존재하는 모든 것을 사라지게 하고, 일어났던 모든 일을 희미하게 만들며, 결국 소멸의 회로 속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밀어넣으니까요.


6. 이야기의 임무는 '시간에서 무언가를 구해내는 일'. 자기 자신을 기록함으로써 에르노는 역사나 언론이 기록하고 기억하지 못하는 한 개인의 사소한 일상을 구제합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직후의 아니 에르노. 파리의 갈리마르 출판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 중이다. “계속해서 불의와 맞서 싸우겠다”고 이야기했다. ⓒ갈리마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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