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블랙 2024년 12월27일 no. 929
롱블랙 2024년 12월27일 no. 929
김영롱 : 치매 할머니와 복작거리는 일상에 반한 14만 명의 온라인 손주들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297
1. 1988년 김영롱 작가. 어머니와 함께 치매 걸린 할머니를 돌보고. 2023년 2월부터 그 일상을 유튜브에. 1년 만에 구독자 14만. 고단한 간병 일상을 보려 이렇게 모였나? 아님. 할머니의 온라인 손자 손녀를 자처한 이들이 팬심으로 모였어요.
2. 할머니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은 후 4년 동안 저와 엄마 할머니까지 모두 우울해지고 있었어요. 집에서 일도 하고, 간병도 하다 보니 24시간 중 제 시간은 하나도 없었어요. 밤에도 할머니 발소리만 들리면 깼어요. 종일 긴장한 채로 보내면서, 이게 언제 끝날지 알 수 없었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갇힌 기분이었어요.
3. 밥먹자 씻자 는 얘기만 하던 둘 사이에, 새로운 대화가 들어왔어요. 둘의 거리는 점점 좁혀졌죠. 할머니 성격마저 달라졌어요. "원래 할머니는 집안의 대장부 같은 분. 살가운 성격은 아니었죠. 근데 제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껴안고 예쁘다며 쓰다듬자 할머니도 점점 바뀌셨어요. 활짝 웃고, 행복해, 네가 좋아 이런 감정 표현을 시작했어요."
4. 맑은 정신인 할머니가 영상을 본다고 상상해 봐요. 그때 할머지가 수치심을 느낄 거 같으면 찍지 않아요. 물론 일상 콘텐츠다 보니, 병세가 있는 모습을 아예 안 보일 순 없어요. 그럴 땐 할머니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으려 해요. 먼 화면으로 보여주거나 소리 대신 텍스트로 적어 보여주죠.
5. 포기 말고 사랑하고 살아요. 사랑을 안 하고 살면 사람이 망가져서 안 돼요.
롱롱티브이 인스타(3만) https://www.instagram.com/longlongtv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