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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3) 달리기는 혼자만의 침묵, 머릿속 정리시간

롱블랙 2025년 1월1일 no. 933

롱블랙 2025년 1월1일 no. 933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 : 2025년 출발선 앞에 선 그대에게

본문 https://www.longblack.co/note/1299


1. 스피드나 거리는 개의치 않고 되도록 쉬지 않고 매일 달리는 일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렇게 달린다는 행위가 하루 세 끼 식사나 수면이나 집안일이나 쓰는 일과 같이 생활 사이클 속에 흡수되어 갔다.


2. 서른세 살, 당시 나의 나이. 아직은 충분히 젊다. 하지만 이제 '청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그것은 하나의 분기점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나이에 나는 러너로서 생활을 시작. 늦깎이이긴 하지만 소설가로서 본격적인 출발점에 섰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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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전업 소설가의 삶을 결심한 서른세 살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사진은 1983년 아테네에서 마라톤까지, 42km를 완주한 후 쉬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 ⓒKageyama Masao


3. 일주일에 60km / 일주일 중 하루는 쉰다 / 무리하지 않되, 계속한다.


4. 빨리 달리고 싶다고 느껴지면 나름대로 스피드도 올리지만, 설령 속도를 올린다 해도 그 달리는 시간을 짧게 해서 몸이 기분 좋은 상태 그래도 내일까지 유지되도록 힘쓴다. 장편을 쓰고 있을 때와 똑같은 요령. 더 쓸 만하다고 생각될 때 과감하게 펜을 놓는다. 그렇게 하면 다음 날 집필을 시작할 때 편해진다.


5. 달리는 시간은 혼자만의 '침묵'을 지키는 시간. 말없이 달리며 머릿속을 깨끗하게 정리. '정신 위생'


6.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1735569143ac3f204150c0fefd8eb3aef1ef5c5fc9.png 1996년 6월, 그는 풀코스의 2배가 넘는 100km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했다. 11시간 42분 만에 완주하며, 한계를 극복하는 경험을 했다. ⓒMatsumura Eizo


17355691775fb01895efee8a404b24aa0514abb6a2.jpg ‘기죽지 않는 마음’으로 달릴 때, 비로소 남들이 아닌 자기 자신과 경쟁할 수 있다. 사진은 하와이에서 뛰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습. ⓒPatrick Fra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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