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식스티세컨즈, 공동대표 김한정

인터뷰 프로젝트 no.101

인터뷰 프로젝트 시즌2

1. 시대가 하수상합니다. 막막하고, 막연하고, 어쩌다 멘붕까지.
2. 대개 상황과 배경에 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각자의 스타일'로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여요.
3. 자신의 <생각과 노력>을 존중하는 것. 그게 퍼스널 브랜딩이 아닐까 싶어요.
4. 모두가 따라 하는 정답의 시대에서 각자의 해답을 찾고 만드는 개인의 시대.
5. 여기 다양한 해답 레퍼런스가 있습니다.
6. 당신도 당신만의 답을 찾고 있겠죠? 그 노력이 어딘가에 누군가에게 닿기 바랍니다. 
7. 당신의 건강과 행운을 빌어요.
8. 모두가 잘 사는 걸 의도하고 애씁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프로젝트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thankumyfriends/  ]


1. 안녕하세요. 먼저 이름과 '밥벌이' 몇 연차인가요?

김한정 / aka hanj_60s / 2002-2020 19년 차



2. 어떤 일을 해 오셨고, 지금은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현재는] 2013년 동료인 조재만과 식스티세컨즈를 창업해 7년 차 브랜드디렉터로 일하고 있어요. 매트리스, 침구, 휴식의 도구를 만들고, 알리는 일을 하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좋은 쉼과 깊은 잠을 만나길 바라며 제품 개발부터, 공간을 만들거나, 전시, 공연 등 방향성을 같이 하는 곳과 협업하며 다양하고 재미있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과거는] 대부분의 시간을 ‘가구’와 관련된 일을 해 왔어요. 처음부터 좋아서 한 건 아니고, 하다 보니 궁금하고 좋아지고 깊어진 일들이에요.  소공동 롯데 호텔과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을 시작으로  1/3 정도의 시간은 용평리조트, 인천공항, 네이버 그린팩토리, 도서관 등  프로젝트 가구를 기획하고 디자인, 감리 등을 해 왔고,  1/3은 한샘도무스, 까사미아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서 개인을 위한 가구를 디자인하고, 바잉 하는 일을 해 왔어요 그리고 나머지 1/3은 식스티세컨즈와 함께 하고 있어요  


3. 하고 있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 당신의 '시간/돈'을 어디에 쓰고 있나요(혹은 썼나요)?

우리의 업은 물건을 통해 누군가의 생활에 스며들어 궁극적으로는 그 사람의 삶을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공감하는 게 중요한데요. 온/오프라인 어디든 사용자를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열어두고 있지만, 한계가 있죠.


1)  그래서 간접적으로나마 다양한 경험치를 접할 수 있는 ‘책’을 읽는데 시간을 쓰는 편이에요. 편협한 사고를 가지지 않고 사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장르를 한정하지 않고 읽는 편이에요.  


2)  브랜드를 운영하며 부족한 역량은 동료들과 충분히 나누는 대화 그리고, 앞서서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들의 글이나 강연, 전시 등을 경험하고 가급적 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들로 채우고 있어요.


3) 균형 잡힌 일상이 주는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유지하려고 해요. 20년 가까이 일하며 알게 된 일을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은, 긴 호흡을 가지고 본인만의 페이스를 만들어가며 지속 가능한 형태를 만드는 것이에요. 일이라는 게 같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도 성장 곡선만 그리지 않잖아요. 경제적 안정과 사람들과 관계 맺고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주지만, 한편으론 지치게 하는 게 일이기도 하죠. 긴장하고 있는 시간만큼 이완의 시간도 가지려 해요. 일부러 시간을 내 독서, 산책, 운동, 낮잠,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잠깐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PAUSE’이라고 인지하며 쉬는 시간을 가져요.


식스티세컨즈 쇼룸의 풍경


4. 당신 삶과 일에 영향(도움/영감 등)을 미친 사람/모임/상황/이벤트/공간 등을 소개해 주세요. 

1) 사람 -  디테일 하나까지 사람을 위한 건축가 알바알토, 주니어일 때 나의 디자인 방향성을 만들어 준 디터람스 / 나카오카 겐메이, 삶에 크고 작은 회복탄력성을 만들어주는 나의 아이들 션샤이와 친구 이은재


2) 모임 - 일을 하며 만날 수 있는 인연의 한계점을 넘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만나 사이드프로젝트를 만들며 느슨하게 연대하는 낯선컨퍼런스.  


3) 공간 - 함께 일하며 팬이 되어 버린 마키시나미가 만든 공간 '앤트러사이트 서교', 지속 가능한 디자인을 정의하고 실천하는 '디앤디파트먼트'의 모든 공간, 메마른 정서에 촉촉함이 필요할 때 맛있는 걸 먹어요 '롯지190' 샐러드 셀러


5. 당신 삶과 일에 영향(도움/영감 등)을 미친 책(or 영화, 음악, 미술 등)을 추천해 주세요. 추천 이유도 짧게 부탁드려요.

삶에 깊게 관여한 책이나 영화를 꼽긴 어려운 거 같아요. 다만 당시 고민하고 있는 것들의 관점을 바꿔주거나, 생각의 그릇을 넓혀 주는 역할을 한 작품들은 많은데,  여기선 영화를 위주로 소개해 볼게요  

1) 고레에다 히로카즈 ‘아무도 모른다’     

이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있자면 멀리서 보면 비슷해 보이는 삶도 가까이서 보면 어느 것 하나 같지 않은 다양한 삶의 형태가 존재함을 시리즈처럼 보여줘요. ‘아무도 모른다’는 보고 나서 한동안 힘들 만큼 무거운 주제지만 관찰자 시점으로 다큐처럼 담아내는데, 어두움과 밝음, 맑음과 탁함이 늘 공존하고 있음을 담담하게 보여주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겸허하고 겸손한 태도를 갖게 해요. 일에서 뿐 아니라 어른으로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


2) 이경미  ‘미쓰홍당무’ 와 김초희  ‘찬실이는 복도 많지’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차치하고, 나의 유머 코드와 딱 떨어지는 유쾌함. 이 있는 두 영화. 찌질하고, 엉뚱하고, 못난 것들이 주는 해방감이 있다. 나에게 주어진 역할로 만들어진 부캐들과 달리 원래 나의 본캐의 취향을 저격하는 요소들이 있어요. Ost 도 괴상하고, 장국영 귀신도 요상하지만, 그 안에서 나만 웃겨 죽는 귀여움 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경험하고 나면, 사는 게 다 거기서 거기인 거 같은 여유로움이 생기고, 날 선 마음도 무뎌지는 걸 느낄 수 있어요.          


6. 일상에서 꾸준하게 챙기는 (고 싶은) 것들은 무엇인가요?

기본이 되는 것들을 좋은 걸로 채우려고 해요. 자잘해도 꾸덕하게 쌓인 습관들로 멘탈이 흔들리지 않게. 매일 먹는 음식, 규칙적이고 질 좋은 잠, 가족과 보내는 시간, 짬짬이 운동, 아끼는 사람들의 선한 영향력 그리고, 이 모든 걸 대하는 나의 태도.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해요  




7. 당신이 잘(좋아) 하는 것들 중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도움이 될 수 있는) 건 무엇이 있나요?

하는 일이 잠과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잘 잘 수 있게 도와주는 몇 개의 노하우를 공개해 볼까 해요  

1) 수면의 루틴을 만들어봐요. 언제 자든, 몇 시간을 자든 ‘잠드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일정하게 맞춰보세요. 습관이 되어 몸이 기억하게 될 때까지. 전보다 맑아진 정신, 세상을 보는 눈도 부드러워지고, 건강해진 피부와 하늘을 보며 예쁘다고 느낄 만큼 여유로워진 마음을 만나게 될 거예요  


2) 나만의 침대 갖기. 특히 부부라면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을 거예요. 하지만 수면습관이 다른 두 사람이 나에게 꼭 맞는 각자의 침대에서 자는 것만으로도 수면의 질이 매우 좋아져 두 사람은 동화의 엔딩처럼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어요. 막상 떨어져 자는 게 망설여진다면, 깨끗한 호텔의 트윈룸에서 자보는 걸 추천 


3) 단순한데 지키기 어려운 약속. 자다가 중간에 깨었다면 핸드폰은 절대 절대 보지 않기. 해 뜨는 걸 보게 될 거예요. 그럼 뭘 해야 할까요? 각자 하나쯤 있는 잠자리 습관을 떠올려보세요. 옆에서 잠든 고양이 털에 얼굴을 부빈다든지, 베갯잇을 만지작 거리다든지


4) 사람마다 예민하게 발달한 감각이 있어요. 일을 할 땐 도움되지만, 반대로 이완이 될 땐 불편함이 되는 것들. 잠드는 공간에 그 예민함을 거슬리게 하는 게 있다면 어서 굿바이 하세요. 빛에 예민한 사람의 침실엔 암막커튼을, 소리에 예민한 사람이 고양이와 산다면 침실엔 커다란 러그를 깔아 소음을 줄여보세요 


5) 아침에 일어나 잠자리를 탁탁 털어 정리해 보세요. 하루를 마치고 깨끗한 침대에 지친 몸을 누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내일을 위해 회복될 수 있는 좋은 에너지를 얻으며 푹 잠들 수 있을 거예요  



8. 누군가와 협업/동업을 한다면, 어떤 능력이 있는(도움을 줄 수 있는) 분과 함께 하고 싶나요?

함께 일할 때 첫 번째로 고려하는 것은 협업의 목적과 방향성이에요. 사람 사이엔 당연히 이견이 있고, 문제 해결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가 같다면 결국 괜찮은 결과로 이어지더라고요. 개인의 능력이라고 한다면 자존감이 높은 사람. 스스로를 존중하는 사람은 상대를 존중하는 방법도 알고 있어요. 입장의 차이가 있어도 열린 대화가 가능하고, 서로의 간극을 메우며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종내엔 모두에게 나은 결과값을 만들어내요. 물론 나에게 없는 기술력과 유머를 가진 사람이라면 더 좋겠죠?  


9. 평생 직장은 없고, 이제 <개인의 시대>라고 합니다. '퍼스널 브랜딩'이 중요한데요, 그것을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시류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의 캐릭터가 희미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일과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해 폭발적인 에너지를 쏟아낸 경험 후엔 일부러라도 여백을 만들어 주는 게 필요한 거 같아요. 숨 고르기를 하며 소진된 나의 색을 진하게 만들고, 한 방향으로만 틀어져 있던 몸과 마음을 나의 취향으로 채우며 더 단단하게 나를 만드는 시간. 


무언가를 멈추거나 비워내라는 의미가 아니에요. 방향을 틀거나 다른 경험으로 채워보라는 의미예요. 생각지도 못한 걸 하면서 얻는 설렘과 인연을 만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옆에서 관심 갖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을 잊지 않고 챙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 잘하는 건 혼자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니까.  



10.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1) 일상의 모습을 기록해요 인스타그램 @hanj_60s  

2) 식스티세컨즈 http://www.60s.co.kr/  인스타그램 @60seconds_mattress  

3) 일을 하며 하는 생각이 궁금하시다면, 인터뷰집 @컨셉진_71호 당신은 잘 자고 있나요?  


ㅡㅡ

질문 더하기

* 코로나 시국을 잘 버텨내고. 이겨내는 방법은?

스쿼트 100개, 지칠 거 같은 기미가 보이면 바로 맛있는 거 먹기,  차 안에서 혼자 듣는 퇴근길 bgm  

 

*당신에게 집과 회사가 아닌, 마음 둘 곳 '제3의 장소'는 어디인가요?

영혼을 노곤하게 녹여주는 커피가 있는 동네 카페


이상입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김한정 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