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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읽은 책 문장 채집 no.64

2021년. 카카오프로젝트 100. [문장채집] 100일 간 진행합니다.
1) 새로운 책이 아닌, 읽은 책 중에서 한 권을 뽑습니다.
2) 밑줄이나 모서리를 접은 부분을 중심을 읽고, 그 대목을 채집합니다.
3) 1일 / 읽은 책 1권 / 1개의 문장이 목표입니다(만 하다보면 조금은 바뀔 수 있겠죠).


바다의 뚜껑 / 요시모토 바나나


1. 무서움을 이겨 내고 다가온 자만이 그 섬세한 혼의 힘을 만날 수 있으니까.(p. 12)

2. 제 힘을 쏟아 자신이 좋아하는 동네를 가꾸는 것을, 언젠가부터 모두가 포기하고 그만둔 것 같다.(p. 25)

3. 꿈을 이루느니 어쩌니 하지만, 하루하루는 정말 소박하게 지나간다. 준비, 청소, 육체노동, 피로와의 전쟁. 앞날에 대한 고민과의 격투. 짜증 나고 사소한 일은 최대한 흘려버리고 좋은 일만 생각하고, 예상치 못하게 바쁜 날을 기대하지 않도록 하고,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현실적으로 대처하는.. 라디오에 좋은 채널이 없으면 내 손으로 cd를 편집해서 틀기도 하고. 귀찮아도 설거지는 꼼곰하게 하고, 마 행주는 하얗게 청결을 유지하고. 얼음은 조금 넉넉하게 주문해서 잡내가 배지 않도록 관리하고. 언제나 그런 자잘한 일에 쫓길 뿐이다. 내 경우에는 그것이, 흔히 꿈을 이뤘다고 하는 말의 전모였다.(p. 30)

4. 불현듯 행복에 가슴에 메일 것 같다. 그것은 자신이 있을 장소를 갖고 있다는 행복이었다.(p. 32)

5. 시간을 같이 해 주는 것. 그것야말로 진정한 대접 아니겠니(p. 34)

6. 언제든 여기가 아닌 어딘가에 가려 했던 자신을 나무라듯 가게를 시작했는데, 여기서 생가는 일을 받아들이고 즐기며 음미하는 것을 잊어 가고 있었다. 조급함이야말로 나를 형편없게, 고향을 형편없게 만든 것과 똑같은 색으로 물들이고 만다.(p. 36)

7. 자는 모습이 설탕 덩어리처럼 하얗고 자그마했다.(p. 52)

8. 망하겠다 싶은 곳은 식물을 돌볼 여유가 있는 사람부터 없어지는 것 같던데.(p. 56)

9. 이런 기묘한 감동 하나하나가 나를 풍성하게 하고, 내 눈동자를 빛나게 하고, 나의 하루하루를 새롭게 해 주었다. 그것이 낮에 하는 일을 다양한 각도에서 복합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p. 64)

10. 하지메와 함께 있으면 혼자 느꼈을 때보다 훨씬 크고 넉넉하게 느낄 수 있었다. (p. 75)

11. 사람은 사람과 함께 있어 보다 커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봐 주는 사람이 있다. 그 하나로도 나는 운전을 아무리 오래해도 좋고 저금이 바닥나도 좋다는 기분이 들었다.(p. 76)

12. 이 경치, 정말 엄청나네. 하느님의 기분이 어떤지 알 것 같아. 너무 아름다워서 숨이 막힐 것 같아.(p. 76)

13. 우리 조금 더 밝게 살자.(p. 80)

14. 자그마한 사랑이 새겨진 장소는 언젠가는 꽃이 피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p. 82)

15. 더욱이 무슨 큰일을 할 수 있다고 자만해서는 안 된다. 하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기뻤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내 조그만 화단을 잘 가꾸어 꽃이 가득 피게하는 정도다. 내 사상으로 세계를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태어나 죽을 때까지 기분 좋게, 하늘에 부끄럽지 않게, 돌과 나무 뒤에 깃들어 있는 정령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자신으로 있는 것. 이 세상이 빚어낸 아름다운 것을 올곧는 눈으로 쳐다보고, 눈을 돌리고 싶어지는 일에는 물들지 않고 죽을 수 있도록 사는 것뿐이라는 것.(p.82)

16. 한군데라도 좋으니 조그맣고 밝은 가게가 생겨, 이 동네의 나른함에 매몰되지 않고 사람을 불러들일 수 있도록. 누구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이 동네를 아끼고, 그리고 그 애정이 담긴 발로 길을 타박타박 걸을 수 있도록(p. 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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