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문장 수집 생활 / 이유미

읽은 책 문장 채집 no.86

2021년. 카카오프로젝트 100. [문장채집] 100일 간 진행합니다.
1) 새로운 책이 아닌, 읽은 책 중에서 한 권을 뽑습니다.
2) 밑줄이나 모서리를 접은 부분을 중심을 읽고, 그 대목을 채집합니다.
3) 1일 / 읽은 책 1권 / 1개의 문장이 목표입니다(만 하다보면 조금은 바뀔 수 있겠죠).


문장 수집 생활 / 이유미


1. 신이 머무는 곳. 쓸모없고 더러워진 것들을 받아들이는 곳. 신의 너그러움이 없다면 이 모든 걸 받아줄 리 없다.(30만원이 넘는 쓰레기통 광고 카피. 어떤 대상을 묘사할 때 그 대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은 글쓰기 고수의 방식이다.)(p. 32)


2. 카피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대부분의 소비는 '필요'보다 '욕망'에 의한 것이기에 카파라이터는 구매 동기를 불러일으키도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한다. 나도 몰랐던 나의 마음을 건드려주는 게 바로 카피다.(p. 38)


3. 가장 매력적인 글은 솔직한 글이다. 글을 쓸 때 쉽게 빠지는 함정은 실제의 나보다 더 나은 나로 보이기 위해 '포장'하는 것이다. 나를 내려놓을수록 부족한 나를 드러낼수록 휠씬 더 매력적인 글이 된다는 걸 꼭 강조하고 싶었다.(p. 53)


4. 행복이란 그것이 전부라도 믿고 쫓아가서 챙취하는 사랑이 아니다. 강렬하고 화려한 느낌과는 거리가 먼 것이다. 행복이란 고층 빌딩을 오르내리면서 날마다 시험을 치르듯이 끊임없이 감행해야 하는 도전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우는 것은, 행복은 작고 소중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의 향기는 행복을 느끼기 위한 우리들만의 아주 조그만 예식이다. 행복은 아름다운 노래의 음들 몇 개로만 이루어져 있다. 따뜻한 색깔의 책 한 권으로 족할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스쳐 지나가는 음식 냄새로, 어떤 때는 고양이나 강아자의 코를 부비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느끼기에 충분할 때가 있다. 우리가 배우는 것은, 뒤꿈치를 들고 가슴 졸여가며 느끼는 것이 행복이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행복을 느끼는 데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조그만 불꽃놀이면 족하다는 것을, 별과 태양이 우리에게 감동을 줄 수 있고, 봄의 향기가 우리를 겨울잠에서 깨어나게 할 수 있고, 나무에 기대앉아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머리가 맑아진다는 걸 배우게 된다.(중략) 우리는 예기치 못했던 전화와 문자를 받는 사소한 순간들이 진정으로 행복한 순간이라는 걸 깨닫는다.(파비오볼로)(p. 137-13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