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는 사람의 7가지 법칙’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성공한 사람들의 루틴’ 등 ‘성공’이라는 키워드만 검색하면 콘텐츠들이 차고 넘칩니다. 하지만 세상일이 어찌 그리 쉬운 가요? 성공에 관한 콘텐츠가 많다는 것은 반대로 성공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도 되겠지요? 주변이나 성공에 관한 책을 읽어보면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불끈 마음’만 먹어서도 안되고, 실력만 출중해도 안된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온 우주의 도움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까지 말합니다. 마음먹어도 안되고, 실력만 있어도 안된다니 기운이 쪽 빠지는 느낌입니다. 벌써부터 실패의 기운이 감돌지요? 이렇게 실패가 계속되면 어떤 이는 이번 생은 틀렸다며 다음 생을 기약해보자는 우스개 소리도 합니다. 이렇게 또 성공과 점점 ‘멀어지나’ 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일상은 성공보다는 실패와 더 가깝습니다. 실패와 더 친합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힘든 성공하는 방법을 배우기보다 덜 실패하는 법이나 실패해도 조금만 아픈 방법, 실패해도 그다음 날 ‘알빠임?’하고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익히는 편이 더 이롭지 않을까요?
드라마 <슈룹, tvN, 2022.10.15.~12.04 방영)>은 가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권력싸움의 정중앙에 있는 왕실을 배경으로 중전 화령(김혜수 분)을 중심으로 한 왕실에서 살아남아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전 화령은 다섯 명의 자식과 돌봐야 할 수많은 자식이 있는 ‘엄마’로 등장합니다. 다섯 명의 자식을 비롯한 돌봐야 할 수많은 자식들은 수없이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합니다. 우산의 옛말인 ‘슈룹’처럼 그녀는 자식들의 실패를 하나하나 품어 안으며 그들에게 ‘실패’를 실패로 끝내지 않고 더 행복한 삶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온몸을 다해 궁궐을 뛰어다니며 가르칩니다. 그 과정에서 때로는 자식의 슬픔 앞에 함께 울기고 하고, 자식의 고통 앞에 함께 뼈를 깎는 고통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완벽하지 않아, 어쩌면 이 계영배처럼 작은 구멍이 뚫려 있을지도 모르지, 사실 국모인 나도 구멍이 술술 나 있다. 스스로 만족한다면 꽉 채우지 않아도 썩 잘 사는 것이다. (9화, 화령의 대사 중에서)
실패했다고 여기는 자식 앞에서 화령은 진정 행복한 삶은 ‘스스로에 대한 만족감’이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먼 길을 떠나려는 자식도 기꺼이 눈물을 삼키며 보내줍니다.
누구나 실패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실패로 스스로를 깎아내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누구나 실패하는 실패의 일상성 앞에서 의연하게 대처하고 실패를 회고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가는 것, 그것이 바로 실패에 대처하는 진정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 누구보다 부모가 자식에게 가르쳐야 할 최고의 경험입니다. 그 누구도 실패를 가르쳐 주지 않는 세상이니까요. 그리고 부모는 그 누구보다 가장 안전하고 다정하게 자신의 실패를 이야기하며 자식의 실패를 돌볼 줄 아는 사람입니다. 세상이라는 험난한 곳에서 유일하게 ‘우산’이 되어 줄 부모야 말로 자식에게 ‘실패’를 경험하게 하고 그것을 담담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그 누구보다 우리는 ‘실패의 달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