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잘팔리는책을쓰고싶여]-7년9권의기록
7년간 아홉 권. 두 권도 벅차다는 출판 시장에서, 이윤영 작가는 쉼 없이 다음 책을 내왔다. 우연이나 운으로 설명하기에는 그 반복의 밀도가 남다르다. 그는 한 권의 성공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저자’로 살아남는 방식을 몸으로 증명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책을 쓰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나 실제로 원고를 끝까지 완성하고, 출간을 거쳐, 다시 다음 책으로 이어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왜일까. 재능의 문제일까, 운의 문제일까. 아니면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다른 이유가 있을까.
『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는 그 질문에서 출발한다. 좋은 책’이 아니라, 굳이 ‘잘 팔리는 책’이라고 말하는 이 도발적인 제목은 출판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한 권을 완성하는 법을 넘어, 저자로 살아남는 구조를 살아 있는 언어로 풀어낸다. 이윤영 작가에게 그 이야기를 직접 물었다.
제목이 무척 인상적입니다. 왜 하필 ‘잘 팔리는 책’이라는 표현을 전면에 내세우셨나요? 이 제목에는 어떤 시대적 문제의식이 담겨 있나요?
이 제목을 결정하기까지 출판사 대표님과 정말 많이 고심했습니다. 사실 저희 둘 다 성격상 그렇게 도발적이거나 노골적인 사람은 아니거든요. 이 제목이 자칫 너무 상업적으로만 비치지는 않을까, 혹은 정작 본인은 얼마나 ‘잘 팔리는 책’을 썼길래 이런 제목을 붙였냐는 말을 들을까 봐 노심초사하며 몇 날 며칠을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잘 팔린다’는 의미는 단순히 상업적 성공이 아닙니다. ‘잘 팔리는 책’의 의미는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더 많은 독자의 삶 속에 침투하여 제 역할을 다한다는 것입니다. 작가의 진심이 세상과 연결되는 지점이죠. 몇 권의 책을 쓰면서 독자들에게 다양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 책으로 무료했던 일상에서 활기를 찾았다거나 오랜 기간 힘들게 했던 병마와 이별하게 되었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매일 기록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해 나가는 중이다 등등이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며 더 많은 분들이 이런 느낌과 생각을 갖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되뇌곤 했습니다.
아무리 고귀한 메시지라도 읽히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원초적이고 도발적인 제목으로 독자의 손길을 먼저 붙잡기로 결심했습니다. 책은 여전히 유효하고 탁월한 고유성을 지닌 플랫폼이지만, 동시에 선택받아야 살아남는 상품이라는 숙명을 갖고 있습니다. 자칫 책의 신성함에만 매몰되어 그 소중한 가치가 시장에서 독자에게 가닿지 못하고 외면당하는 현실을 현장에서 자주 보곤 합니다. 이 책은 독자와 작가가 좀 더 원활하게 만나고, 충분히 서로의 이야기를 수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그 간극을 메워 더 다양하고 좋은 곳까지 전달되도록 돕는 책입니다.
이미 ‘책 쓰는 법’은 넘쳐납니다. 그런데 왜 출간 성공률은 여전히 낮을까요? 기존 책 쓰기 책들이 말하지 않는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이 지점이 바로 글쓰기와 책 쓰기의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글쓰기는 개인적인 해소나 감상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다할 수 있지만, 책은 다릅니다. 책은 하나의 명확한 주제를 향해 작가의 이야기가 응축되어야 하는 논리적 구조물입니다. 아무리 문장이 아름다워도 전체 흐름에 맞지 않으면 과감히 도려내야 하는 냉정한 설계가 필요하죠.
수많은 예비 저자를 만나며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독자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자신의 세계에만 침잠해 글을 쓰는 분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마치 평생 애절한 발라드만 불러온 가수가 ‘요즘은 이게 유행’이라는 말에 혹해, 본인의 색깔과 전혀 맞지 않는 생경한 힙합이나 댄스곡을 들고 나왔다가 대중에게 처참히 외면받는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대중이 원한다는 명분 하에 자신의 본질을 버리고 시대의 유행만 좇은 결과는 결국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상처를 남길뿐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대중과 소통하기 이전에 자신에 대한 철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내가 어떤 목소리를 가졌는지, 내가 가장 잘 낼 수 있는 감정의 깊이는 어디까지인지 스스로를 냉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시장성만 따지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나라는 작가의 본질을 정확히 알아야만 비로소 독자에게 내밀 수 있는 진실한 패가 생깁니다.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작가로서의 자아와 독자의 시선 사이를 지혜롭게 오갈 줄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철저히 탐구하여 찾은 고유한 원석을, 독자가 기꺼이 발견하고 감동할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해 낼 줄 아는 작가만이 살아남습니다. 내 안의 원재료 중 시장의 요구와 맞닿아 있는 지점이 어디인지 살피는 객관화가 필수적임에도, 기존의 책들은 단순히 남이 원하는 주제만 쫓으라고 하거나 무조건 열심히 쓰라고만 독려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시장성과 콘텐츠 사이의 부조화를 해결하고, 작가가 독자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오랫동안 저자로 살아남을 수 있는 구체적인 설계를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요즘 출간을 꿈꾸는 사람들은 오히려 지나치게 현실을 잘 압니다.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생각이 가장 큰 장벽이 되기도 합니다. 작가님은 그 생각이 왜 틀렸다고 보시나요? 그리고 그 지점에서 ‘잘 쓰는 책’과 ‘잘 팔리는 책’은 어떻게 갈라진다고 보십니까?
지나친 현실 감각이 때로는 창작의 싹을 자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나는 특별하지 않다’는 그 생각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제 책을 읽는 독자들의 방식과 목적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지식과 정보를 우러러보기 위해 책을 펼쳤다면, 지금의 독자들은 나를 닮은 누군가의 삶에서 공감과 위로를 얻기 위해 책을 찾습니다.
이 지점에서 잘 쓰는 책과 잘 팔리는 책의 명운이 갈립니다. 잘 쓰는 책은 매끄러운 문장과 완벽한 논리로 감탄을 자아내지만, 잘 팔리는 책은 독자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공감의 스위치를 누릅니다. 생성형 AI가 인간보다 더 유려한 문장을 단 몇 초 만에 쏟아내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AI가 절대로 흉내 낼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 겪은 비릿한 실패의 경험, 땀 냄새나는 치열한 고민, 그리고 그 끝에서 길어 올린 인간적인 진심입니다.
정보는 검색으로 대체되지만, 공감은 오직 경험으로만 가능합니다. 그렇기에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더 이상 장벽이 아니라 최고의 기회입니다. 화려한 성공 신화보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평범한 이웃의 시행착오가 독자에게는 훨씬 더 절실하고 유용한 콘텐츠가 되기 때문입니다. 잘 팔리는 책의 핵심은 이제 얼마나 대단한 이야기를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내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하느냐에 있습니다. 당신의 평범함은 독자가 당신의 책을 집어 들게 할 가장 강력한 유인이 될 것입니다.
초보 작가가 가장 많이 착각하는 지점은 어디인가요?
초보 작가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은 자신의 뜨거운 만족이 곧 독자의 만족일 것이라고 믿는 자기중심적 사고입니다.
대개 초보 작가들은 자신이 쓰고 싶어 하는 글과 세상이 읽고 싶어 하는 책 사이에 엄연한 간극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곤 합니다. 일기나 에세이가 개인의 감정을 쏟아내는 해소의 도구라면, 책은 그 감정을 정제하여 타인에게 전달하는 논리적 구조물입니다. 아무리 문장이 수려하고 내 마음이 뜨거워도, 책이라는 형체를 갖추는 순간 그것은 누군가에게 반드시 읽혀야만 생명력을 얻는 유기체가 됩니다.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은 서점 매대에서 금방 도태되어 먼지만 쌓이는 유령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이 바로 순수한 자기 고백형 책의 한계입니다. 작가 개인에게는 훌륭한 치유의 과정일지 모르나, 냉정하게 말해 작가의 지인이 아닌 대중이 타인의 일기장을 돈 주고 사고 싶어 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나다움이 가득 담긴 고백이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그것을 대중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콘텐츠로 확장해야 합니다.
결국 초보 작가가 가장 먼저 깨야 할 착각은 내 글이 저절로 독자에게 가닿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입니다. 나의 개인적인 아픔이 사회적인 위로로 번역되거나, 나의 시행착오가 타인의 지침서로 탈바꿈할 때 비로소 책은 시장성을 획득합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에만 함몰될 것이 아니라, 타인에게 어떻게 읽힐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며 작가와 독자 사이의 거리를 조율하는 객관적 시선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책은 ‘나다움’과 ‘시장성’을 동시에 이야기합니다. 자칫하면 독자에게 외면당할 수 있는 ‘순수한 자기 고백형 책’의 한계는 무엇인가요?
오랫동안 대중문화를 가까이에서 접하고 분석하다 보니, 대중이 어떤 지점에서 반응하고 무엇에 지갑을 여는지 그 결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은 아무리 사소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라도 대중이 원하는 지점과 영리하게 접목된다면 얼마든지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책 쓰기 수업에서 만난 많은 예비 작가님들이 자신의 세계에만 매몰된 순수한 자기 고백형 글쓰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냉정하게 말해 작가의 지인이 아닌 이상, 생면부지 타인의 내밀한 일기장을 기꺼이 사고 싶어 하는 독자는 드뭅니다. 고백 그 자체는 작가 개인에게 치유의 기록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이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독백으로 남는다면 결국 더 많은 독자와 만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하는 결과가 됩니다.
나다움이 가득 담긴 이야기가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내 목소리가 대중의 보편적인 울림으로 치환되어야 합니다. 나의 사적인 아픔이 누군가에게는 사회적인 위로로 번역되고, 나의 시행착오가 타인의 삶을 가이드하는 유용한 지침서로 탈바꿈할 때 비로소 책으로서의 생명력을 얻습니다. 시장성은 결코 작가의 진심을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진심이 가장 먼 곳까지 닿을 수 있게 만드는 날개와 같습니다. 자신의 고백을 대중의 언어로 번역해 내는 설계가 생략된다면, 그 책은 출간과 동시에 서점 구석에서 고독한 기록으로 남게 될 뿐입니다.
보통 많은 저자들이 1권에서 멈추거나, 많아도 두세 권이 한계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작가님은 5년간 여덟 권을 꾸준히 펴내셨습니다. 이 차이를 만든 결정적인 요소는 무엇인가요?
첫째는 매일의 기록입니다. 저는 글 쓰는 시간을 따로 떼어놓기보다 삶의 모든 순간을 데이터베이스로 치환합니다. 오늘 만난 사람의 표정, 길을 걷다 떠오른 질문 하나를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의 저장고에 쌓아둡니다. 한 권에서 멈추는 분들은 대개 자기 안에 있는 것을 한꺼번에 쏟아붓고 고갈되지만, 꾸준히 쓰는 저자는 매일의 관찰을 적금처럼 쌓아 그것이 임계점을 넘었을 때 책으로 펴냅니다. 결국 책은 거창한 영감이 아니라 매일 쌓아온 기록의 조각들이 모여 완성되는 것입니다.
둘째는 멈추지 않는 공부입니다. 저는 뒤늦은 나이에 다시 도전에 나섰고, 현재 새로운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나이에 무슨 공부냐고 묻기도 하지만, 저는 배움을 멈추는 순간 작가의 생명도 끝난다고 믿습니다. 공부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렌즈를 장착하는 과정입니다. 새로운 지식을 입력하고 이를 저만의 관점으로 출력하는 순환 구조를 만들었기에 지치지 않고 여덟 권의 결과물을 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저자로 살아남는 힘은 타고난 재능이 아니라, 자신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는 치열한 공부와 기록의 습성에서 나옵니다.
이 책을 통해 가장 큰 도움을 받을 독자는 누구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 독자는 무엇을 얻게 될까요?
이 책이 가닿기를 바라는 대상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입니다. 사실 저 역시 아주 평범한 사람일 뿐이며, 냉정하게 말해 이번 생에 제가 갑자기 세상을 뒤흔들 특별한 존재가 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확신하는 한 가지는, 세상은 특별한 천재들의 번뜩임보다 평범한 이들의 끈질긴 성실함에 의해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별한 재능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단한 배경도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고, 또 반드시 쥐어야 할 무기는 바로 성실함입니다. 많은 이들이 ‘재능의 벽’ 앞에서 좌절하며 펜을 놓지만, 결국 끝까지 살아남아 책을 내고 저자로 불리는 사람은 재능 있는 자가 아니라 매일 꾸준히 제자리를 지킨 사람입니다. 그 성실함이 쌓여 비로소 무언가를 해내는 사람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아주 평범하다고 느끼는 분들, 나에게는 내세울 만한 특별한 이야기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든든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비범한 기록으로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꾸준함이 어떻게 시장에서 살아남는 콘텐츠가 되는지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재능의 유무를 고민하기보다 성실함의 힘을 믿는 평범한 당신이, 이 책을 통해 당당히 작가라는 이름을 얻게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출처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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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잘 팔리는 책을 쓰고 싶어 출간 기념 이윤영 북토크 (4월 16일 (목) 오후 7시) : 알라딘
* 북토크 & 출판사 대표와의 일대일 밀착 코칭, 4월 18일 (토) 오후 2시 : 책방 연희, 광화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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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윤영작가와의 글쓰기 수업 (잘 팔리는 책쓰기 과정)
* 이윤영작가와의 글쓰기 수업 (브런치 작가과정 29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