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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 May 30. 2022

인간과 인간 너머 존재들의 선언 만들기 워크숍 1

Declaration of a MoreThanHuman Founding

벌써 2주 전, 4월의 마지막 주말. 다생물종의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과 인간 너머 존재들까지 포함하는 선언 만들기를 탐험하고 실험하는 워크숍에 참여하였다. 이 워크숍은 예술과 출판 등을 통해 생태적 활동과 실천을 하는 'Laboratory for Aesthetics and Ecology 미학과 에콜로지의 실험실', 그리고 코펜하겐 대학 정치학과의 'Vital Politics 바이탈/활력적인 정치학' 리서치 프로젝트에 의해 주최되었다. 내가 속해있는 'Becoming Species 비커밍 스피시스' 퍼포먼스 액티비즘 그룹이 이 워크숍에서 '생물종의 역할 놀이' 프로그램 진행으로 초대되었다. 나는 린, 리케, 니코와 함께 이 프로그램을 4 파트로 나누어 따로 또 함께 발전시켜 진행하였다. 


이 워크숍의 주최인 이 두 그룹과 함께 하게 된 것은 나에게 의미가 컸다. 실은 미학과 에콜로지의 실험실은 내가 코펜하겐 대학에서 종교 석사를 하고 난 후,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 석사 시절에 유럽인들이 (특히 식민지 전후의)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과 아시아인인 내가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가 큼을 느꼈다. 현대 종교 분쟁에서 식민지 시대의 무슬림들이 격은 위기와 변화 같은 것들이 다뤄지지 않는 데 아쉬움이 컸다. 석사 논문 평가에서도 비서구사회에서의 유럽 근대법 도입에 관해 '전이'라는 썼던 단어를 슈퍼바이저가 '발전'으로 옮겨놓은 것을 보고 얼마나 몇 주간 속을 끙끙 앓았는지 모른다. 누군가와 뜻이 통하지 못했던 시절, 우연히 익스팅션 리벨리온 활동가의 강의를 듣게 되었었다. 기후 위기의 시작을 식민지 시대의 산업화로 거슬러올라가, 현 유럽의 각성을 촉구하는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친구가 되었고 그의 균사체 관련 석사논문을 읽으면서 미학과 에콜로지의 실험실을 알게 되었다. 미학과 에콜로지의 실험실이 스스로를 소개하는 무거운 선언문과도 같은 소개글 -식민주의와 백인 중심주의를 반성하는 http://www.labae.org/about-은 답답했던 나의 속을 뚫어주었고, 한 번도 만나지 못했지만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we’ carry on a planet wounded by the violence of colonialism, white imperialism and extractive capitalism, while also reconfiguring the already exclusive and non-innocent notion of the Human. Born and raised within eurocentric, western structures, we work from within the troubled histories of our own privileges situated, as they and we are, within global structures of inequity and oppression, and we try to challenge our heritage of exploitative, pathogenic and destructive systems and norms.'



 그리고 거의 2년 후, 그들의 프로그램에 진행자로 참여하게 되고, 게다가 보수적인 학풍의 코펜하겐 대학에서 다생물종 이론의 시각을 접목한 정치학 워크숍을 연다니!!! 코펜하겐 정치학과 수업 내에 '다생물종과 인간 너머 Multi Species and A More Than Human'이라는 시각이 들어갈 자리가 있다니! 기존의 인문 사회학계의 인간 중심, 이성 중심적인 연구 방식을 비판하고 연구자의 감각과 감성을 살려 필드워크를 하는 Sensorial Ethnography, 인터뷰이의 비이성적인 경험과 자료를 연구에 포함하려하는 Plural Ecology, 새로운 스타일의 논문 쓰기 방식이 언급되었지만, 반 세기 동안 형성된 연구 방식과 논문의 어조가 바뀌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려웠다.


처음에 이 워크숍의 주제가 인간과 인간 너머의 존재들까지 포함하는 공동체의 설립과 그 선언을 만든다고 했을 때 브루노 라투르의 '사물들의 의회'가 떠올랐다. 또 국가의 헌법이나 국제 사회의 법령들과 그들이 담지 못하는 부분들을 횡단하며 만들어진 우주피스 공화국의 선언과 같은 선언들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일차적인 문제점들이 떠올랐다. 인간인 우리가,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다생물종과 무생물종의 의견을 다 포함한 선언을 어떻게 만든 단말인가? 인간이 그들을 포함하여 그들의 소리를 내준다는 것마저도 인간 중심주의적인 것이 아닌가? (이전의 글에서도 언급됨. ) 이 부분은 철학적 미학적으로도 계속되는 논쟁의 쟁점이고, 워크숍 내내 참여자들 사이에서도 그 갈등이 지속되었다. 실패하더라도 해보자라는 마음들이 있었다. 


또 사물들의 의회 개념을 이제 와서 지금? 시기가 의심되기도 했다. 이미 그 개념에 영감을 받은 액티비즘들이 있었고, 부분적으로 성공하기도 실패하기도 했다. 어떻게 사물들이 인간의 목소리를 내어줄 수 있을지, 국가 정치 기관 자체의 변화를 주장하는 활동들도 있었는데 무력화되어왔다. 이렇게 더 실질적인 논의로 진행되어야지, 확실한 정치적 힘이 없는 선언이라니... 하는 비판이 들 수 있었다. 하지만 실상 우리는 여전히 생물종의 생활방식과 성격을 통해 이 에코시스템에서 공생하는 법을 배워야 하고 그들을 나에게 이입시켜 생각하는 연습이 매일 곳곳에서 더 필요하다. 우리의 매일의 삶을 더 그들과 연결시키는 수행들. 그런 점에서 비커밍 스피시스의 생물종 되기 프락티스와 이 워크숍의 취지에 힘을 실을 수 있었다. 


이 워크숍을 알리는 설명과 프로그램은 이러했다.


살라만다는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 말벌 거미는 어떻게 그들이 번성하기 위한 필요와 요구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균사체 네트워크의 의도는 무엇일까? 어떻게 우리는 다른 생물종들의 정치적 사례들과 그들의 상호의존성을 이해하고, 조율하기를 시작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생물종과 생태계의 사라짐, 감소된 흙, 메마른 습지, 그리고 단일 경작 농경과 식품 생산으로 인한, 6번째 대멸종의 시기를 살고 있다. 이러한 생태적 위기는 우리에게 부드럽고 주의 깊은 경작과 이 행성에 살고 있는 다른 모든 형태의 생명들에게 책임을 지고, 반응하는 관계에 대한 시급한 필요성을 요구한다. 원주민 학자인 로빈 월 클리머러가 말하길 '우리'는 그야말로 해를 가하지 않는 방식의 존재하기를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기후 위기는 또한 상상의 위기이기도 하다.' (https://emergencemagazine.org/essay/ancient-green/?fbclid=IwAR10NEjLX4wROQtS818Nr7Kml4mILB7z4owfGfilr3-tpMDYg2EdZfehOUA ) 중요하게도, 인간과 비존재들 위한 실행 가능한 미래의 세계를 추진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정치적 기관들을 다시 생각해야 하고 다시 상상해야 하며, 우리의 민주적 의사 결정 과정을 인간 너머의 존재들을 위해 열어놓아야 한다. 

이 이틀간의 워크숍과 역할 놀이에 대한 바람과 목표는, 인간 너머의 정치적 활동을 구상하고 제정하기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워크숍은 융합적이고 다양한 분야- 정치 과학, 생물학, 기후와 다생물종 액티비즘, 원주민들의 대지 정치학, 수행적인 예술과 시-의 지식들로부터 도구들을 모으고 있다. 이 워크숍이 강조하는 것은 놀이와 사변이다. 페미니스트 학자이자 다생물종 사상가인 도나 해러웨이가 지적한 것처럼, 놀이는 새로운 정치적 상상을 만들어내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한다. "놀이는 가능하지만,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것, 혹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지만 아직 열린 것을 포착한다. Play captures the possible-but-not-yet, or that which is not-yet but still open.”


PROGRAM


SATURDAY 

10.30-10:45 AM Meditation by Becoming Species
10:45-11:30 AM Recorded interviews with Bonnie Honig, political feminist and legal theorist, and Scott Gilbert, prof. in developmental biology.
11:30-12:30 AM The rights of nature by Frej Pries Schmedes, Ambassador of water salamanders and spider wasps from Embassy of the Species
14:30-17:30 PM Becoming another species role play by Becoming Species, climate activism and performance group
18:00-21:00 PM  speech ‘To Think With The Forest’ by Abhijan Toto from the Forest Curriculum


SUNDAY 

10:30-11:30 AM Writing workshop introduction / instructions by Center for Militant Futurology
11:30-12:00 PM Groups form, people meet
12:00-13:00 PM Performative lunch ‘Microbial Meal’ by designer and food activist Zeenath Hasan
13:00-15:30 PM Writing sessions - declarations of rights / principles for a more-than-human foun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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