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매니저 Oct 26. 2021

김선호 논란 난 이렇게 생각한다

김선호 이번 사례는 서로 안 맞는 사람끼리 연애하다 헤어지다 벌어진 참극


무해하고 선량한 이미지를 내세운 배우의 예상치 못한 사생활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실망감과 배신감이 컸다.


일주일 정도 시간이 지나며 생각이 바뀌었다.

들끓는 감정은 차츰 가라앉고 가감없는 팩트만 보였다. 

솔직히, 낙태하자마자 여친을 버렸다면 내가 가장 나서서 그 배우를 비난하고 나섰을 것이다.


그런데 관건은 낙태 이후로도 9개월을 함께 했다는 거다.


처음 남자와 여자를 서로 만났을 때, 각자의 매력에 금방 빠져들고 사랑이 불같이 피어올랐을 것이다. 

남자 쪽은 최근 인기있던 로코물 남주로 매력을 인정받았고, 

여자분은 일반인이지만, 인터넷에 알려진 신원에 따르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분이라고 하니...  

글에 따르자면 만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관계를 맺은 듯 하다. 

한참 혈기왕성한 나이에, 매력이 충분한 남녀니까 마음이 금방 달아오른 건 당연한 일이다.



연애 4개월차, 아이가 생겨서 서로 아이를 지우기로 합의했다. 

그 때는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물씬 충만했을 듯 했다. 

하지만 그 뒤로 9개월 동안 함께 하며 서로 얼마나 잘 맞는지 안 맞는지 서서히 알게 되었을 것이다.


여자분이 쓴 글을 보니, 

연애 관계에서 서로 좁히기 힘든 차이점으로 여겨질 만한 포인트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이런 시기를 겪으면서, 처음에 서로의 매력에 황홀해하며 금방 사랑에 빠졌던 남자와 여자는

점차 서로의 차이점을 알아가며 마음이 식어갔을 것이다.


또한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지만, 

특히 연애관계는 상대방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맞춰나가는 덕목이 훨씬 요구되는 특수한 관계다.

거기다가 연애관계는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상대방과 몸과 마음의 거리를 밀접하게 갖다 보니까,


여타의 인간관계에서는 그 차이점이 그냥 좀 불편해도 그럭저럭 견딜만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연애관계에서는 그 다름이 견딜 수 없는 따끔함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피부 예민한 사람이 다소 까슬한 소재의 옷을 입으면 따끔거려서 못 참겠듯이.  


9개월 간 각자가 가진 가치관과 시선이 애초에 달랐다는 걸 .




그래서 연애 관계를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가 서있는 입장이 다르다는 걸 이해하기 위해

인연이 무르익어야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했던 건데

4개월차에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그럴 기회가 없었던게...이 관계의 비극을 불러온 것이다. 


연예인인 김선호가 여러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

일반인인 폭로자의 글에서 그걸 볼 수 있었다. 


- 작품을 핑계로 온갖 예민한 짜증에 감정 기복을 부렸다든지, 

욕을 잘했다든지, 감독과 동료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았다든지. 




아레나 11월호에 실린 김선호의 인터뷰를 보았다 (폭로 전에 진행한 인터뷰다) 

그는 연기했던 캐릭터의 성향에 잘 스며들어서, 일상에도 그 캐릭터의 영향을 받는다고 고백했다.

그 때 연기했던 캐릭터가 하필 까칠한 VC 심사역 한지평 캐릭터를 맡았으니... 

작은 일에도 예민하고 불평 잘하는 성향이 일상에도 은연 중 묻어나왔을테고

가장 가까운 연인에게 그런 태도가 여과없이 보여지다보니,


또 안그래도 아이를 지워서 몸과 마음이 예민했던 전 여친에게는 

그런 남친의 태도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VC 심사역이라 직업은 원래 남들의 단점과 보완점을 찾아내는게 주 업무다. 

매사 비판적일 수밖에 없다. 




- 결혼을 미룰 때 부모님 핑계를 댔다


애초에 서로의 가치관도 바로 쉽게 맞추기도 어려웠다. 


이를테면 가족에 대한 관점... 


여자 : 그 당시에 부모님 발언을 해서 어쩔 수가 없었는데, 

이별을 경험해보니, 부모 핑계는 그의 18번이었습니다. (폭로글 본문) 


김선호는 알다시피 초등학교 때 어머니가 강도에게 칼을 맞는 것을 직접 보고 

트라우마가 깊이 남은 사람이다. 

그래서 부모님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아무리 헤어지고 전 연인에 대한 악감정이 강한 상태라지만... 

전 연인의 부모님에 대해 이렇게 언급한 건... 너무하다. 


차라리 적당히 알고 지내는 지인 사이였으면 '아 저 사람은 저렇구나' 하고 넘어갈만한 것인데

연인 관계가 되다 보니까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 괴로워지는 것이다.


이렇게 함께 있으면서 느끼는 괴로움이 서로에게 느끼는 매력보다 더 커지게 되면

그때 연애 관계를 이제 종식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다만, 결별을 선언한 남자 쪽과 다르게, 

폭로한 여자분이 김선호에 대해 가졌던 감정이 훨씬 깊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배신감과 상실감에 휩싸였던 것이다.

무엇보다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소중한 것을 내가 더 희생했다는 생각이 컸을 것이다. 

임신과 낙태가 얼마나 여성의 몸과 마음의 부담이 되는지 모르지는 않는다. 

그래서 사랑했을 당시의 연인의 표현도 예민하게 받아들였을 것이고

오해와 오해가 거듭되어서 이런 참극이 발생한 것이다.


둘의 타이밍도 게다가 하필 안 맞았다.


여자는 낙태를 한 뒤라 몸과 마음이 너무 예민한 상태라 

남친의 사소한 말에도 상처를 느꼈을테고

직업이 배우라서 캐릭터의 성향에 잘 스며드는 남자는...

하필 그 시기에 맡은 역할이 까칠한 VC 역이었다.


(모르겠다. 이 시기에 한지평 같은 캐릭터가 아니라

 <김과장>의 어리바리한 막내 사원 같은 역이었으면 이 관계가 또 다르게 흘러갔을지) 




이제 배우 김선호는 차기작과 광고 등에서 내려오게 되었고 그야말로 나락에 빠졌다.

상대측인 연인도 마냥 편하지는 않을 거다.

글을 내리면서 이미 그 심경을 밝히셨다. 한때 사랑했던 사이였는데 이렇게 그가 무너지는 모습이 마음이 좋지 않다고. 


이 사건의 본질은 결국 이거다. 

서로 사랑하다가 서로의 차이점을 알고 점차 마음이 달라진 연인들. 

그에 비해 남자와 여자 모두 이 사건의 파장으로 인해 각자 고통을 겪게 된게 안타까울 뿐. 


내가 보는 둘의 관계는 딱 이 책의 이 구절로 요약된다. 




        

작가의 이전글 누군가 상처받은 거 알아차렸다는 티 내지 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