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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매니저 Nov 04. 2021

김선호가 단두대에 꼭 서야만 속이 시원하겠냐

연인간에 무책임하고 미성숙한 행동이 목 날아갈 정도로 비난받아야할 일인가

김선호 사생활 폭로 이후 디스패치의 반전 기사 2건이 나왔다.

폭로자 전여친 표현에 따르자면, 그는 매체에 보여지는 순백의 이미지와는 달리

알고 보면 무책임하고 이기적이고, 욕도 잘 하고 명품을 밝힌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일주일간 김선호는 온갖 비난과 악플을 받고 광고와 차기작도 다 끊겼다.


디패 반박 기사 2건이 뜨면서 여론은 달라졌다.

반박 기사 속 그는 우리가 잘 아는 순딩이 이미지 그대로였고,

오히려 폭로자 전 여친의 도덕성만 낱낱이 드러났다.


여론은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직도 여초 커뮤 등 페미 성향이 강한 곳에서는 여전히 김선호는 까이고 있다.


그 와중에 11월 1일 유명 블로거 하일트가 이런 글을 썼고,

그 글은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김선호를 비판하는 근거로 널리 쓰인다.


http://heilt.egloos.com/m/comment/7529288/  

요약하자면


디패 반박기사 뜨면서 김선호 스윗남으로 올려치기 되었는데,

자기가 보기에는 여전히 김선호는 입만 살아서 여자를 말로만 위하는 척 할 뿐,

실질적으로 아이에 대한 책임은 전혀 지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이게 뭐가 스윗남이냐.  

여우같이 본인은 쏙 빠지고, 착한 이미지만 고스란히 챙기면서 디스패치랑 지인들이 여자 다 공격하게 했다.


물론 여자가 도덕성에 문제 있고 악독한 건 사실인데,

그게 생겨버린 아이에 대해 무책임하게 구는 것에 면죄부가 되는 사안은 아님. 아직 사귀는 여자에 대해 신뢰감이 안들면 애초에 노콘도 하지 말았어야 함.





이에 대해 해당 블로그에 대해 달아놓은 내 댓글을 옮겨본다.


사실 예전부터 김선호 팬이었고, 이번 사생활 폭로 이후에도 팬심을 거두지 못하여 여전히 그의 작품 활동 다 응원하고 그가 하는 연기를 오래도록 보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솔직히 하일트님이 하신 말씀은 다 맞는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정합니다.


여자분의 인성이 어쨌든, 신뢰감이 쌓이지 않은 사이에서 노콘은 틀렸습니다.

임신 이후에도 그는 이 일에 제대로 된 책임을 보였다고 말하기는 무색합니다.

그는 미성숙했고 무책임했습니다. 아쉽습니다.


그의 사생활에서 오점이 드러났다는게 팬으로서 안타깝습니다.  

직업인이 본업만 잘하면 되지 그의 사생활까진 궁금하진 않아서요.


하지만, 저는 애초에 그의 인성을 보고 그를 종교처럼 떠받는게 아니었고

연기자로서 좋은 자질 (외모, 음성, 연기력) 등을 보고 좋아한 거라서,

알고 싶지 않은 TMI 사생활까지 알게 되어 씁쓸하긴 해도 팬심이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차라리 그 여자분이 하일트님처럼 이렇게 자신을 실망시켰던 부분에 대해서만 글을 써주셨다면 좋았을텐데요.


주관적인 관점에서 아예 엿먹어보라는듯이 그가 욕을 한다든지 명품을 밝힌다든지, 사람을 우습게 여긴다는 등 MSG를 가득 뿌려


그가 본업을 못하게 하고 그가 온 세상으로부터 다 미움받게 하고 그의 다른 인간관계까지 다 끊으려는 과욕을 부렸기에 그녀가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감정소모가 극심한 세상에서 모처럼 잘잘못만 딱 깔끔하게 지적한 좋은 글입니다.


이번 일에서 김선호가 평범하게 무책임한, 그래서 연인으로서는 나쁠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건 인정합니다.

다만 그 실수를 극복할 수 있게, 더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세상이 가능성을 열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금 감정소모가 너무 극심한 이 세상에서는, 무책임한 실수와 잘못을 반성하고 갚을 수 있는 길마저 아예 막아두고 한 사람 죽어보라고 하는 것 같아서요.


이렇게 뾰족뾰족하고 촘촘한 그물망으로 둘러싸인 이 세상에서는 김선호 뿐만 아니라 그 어느 누구라도 그 잣대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조금 무책임하고 미성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죽을 듯이 손가락질 받고 삶의 가능성마저 막히게 되거든요.


마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처럼.

침대 사이즈에 비해 키 좀 작다고 바로 죽어야 할 이유는 없죠.


침대 사이즈에 충분히 맞도록, 어느 누구라도 마음의 키가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이 사회가 배려와 여유를 갖고 기다려주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내 생각을 요약하자면 이렇다.

그래, 김선호가 지인에게는 평판 좋은 사람이라도 연인으로서는 무책임하고 미성숙했다고 인정하자. 그게 그를 끌어내고 돌팔매질하고 조리돌림하고 끝내 목을 자를 정도의 사안은 아니라는 거지.


무엇보다 하일트가 11월 1일날 지적한 '잘못'-

이거 한참 뒷북 울린 건데. 


그것에 대해 한참 전에 김선호는 이미 다 공개 사과 하고 시인했다.

즉 김선호는 잘못한 만큼 사과로 다 죄값을 치렀고, 

전 연인도 아닌 하일트랑 그외 안티들이 오지랖 넓게 나설 필요는 없다는 말이지.  


다들 연애 다 해봤잖아?

연인에게 늘 성숙하고 질서정연한 모습만 보여왔어?


연인이니까,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밀접한 관계, 그 어떤 인간관계보다 상대방에게 기대치가 더 높은 관계다보니,

나의 넘치는 열정과 기대감 미충족 때문에 때로 미성숙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지.


김선호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어느 누구라도 저지를 수밖에 없는 과오인데, 제 3자들이 나서서 한 사람 목숨 끊어질 때까지 돌팔매질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거.


미성숙과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거.

그거 김선호 한 사람 단죄에서 끝나지 않아.

이 뾰족한 잣대가 다음 번엔 누구를 향할지 모른다는 거지.


언젠가, 그에게 돌팔매질을 했던 당신들이

다른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미숙한 행동을 저질렀을 때,

그때 가서도 당신도 이렇게 돌팔매질을 당해도,

이 사회에서 당신들을 구해줄 명분을 찾지 못해.

왜냐, 이미 김선호의 선례로, 실수와 미성숙 한 번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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