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MBTI를 과신하면 안되는 이유
1989년 창간되었다 17호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비운의 잡지 <마리안느>를 아시나요?
1989년 출판물 등록 자유화 이후 여성지 창간붐이 일면서 (주)매가진하우스는 주부들의 니즈에 꼭 맞춘 고품격 잡지 <마리안느>를 야심차게 창간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매가진하우스의 도산으로 인해 1991년 2월호를 끝으로 폐간하고 말았습니다.
<마리안느>의 이런 비극 속에는 바로 마케팅 조사의 허점이 있었습니다.
(주)매거진하우스는 창간 전 독자의 기존 월간지에 대한 태도를 파악하기 위해 시장조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주부들은 저질스러운 루머나 섹스 등에 점철된 기존 여성 잡지에는 질렸다, 건전한 고품격 잡지를 원한다고 답을 했죠.
<마리안느>는 이 설문 조사 결과를 토대로 無섹스, 無스캔들, 無루머의 3無 정책을 표방한 건전한 여성지를 창간했으나,
‘너무 건전해서 재미가 없다’는 독자들의 외면 속에 결국 폐간...
네, 설문조사에서 고객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의식 속에서 자기 자신을 속였죠.
설문지 바깥에서 자신을 지켜보는 존재를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보다 바람직한 시민으로 보여져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 솔직하게 답변하지 않은 거예요.
'마리안느의 비극'은 자기보고식의 설문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증명해주는 유명한 사례.
마케팅을 하는 사람들이면 많이 아는 사례.
같은 결로, MBTI도 자기보고식으로 진행되는 설문조사이기 때문에.
자기객관화가 약한 사람들은 진짜 자신이 아닌
자기가 되고 싶어하는 자기 자신을 답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