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vélo

길을 잃지 않는 아이

by Rose in paris



‘길을 잃지 않는 아이’


‘오늘은 자전거를 타고 오다가 길을 잃을 뻔 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길을 잃은 건 아니고 좀 돌고돌아서 찾아왔다. 너무 멀리까지 가 버렸어서 다시 빙빙 돌아왔다..ㅎㅎ 그치만 나는 항상 길을 잃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 난 참 무슨 깡인지...뭐 집에야 못 돌아가겠어? 하는 마음으로ㅎㅎㅎㅎ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이러한 나의 마인드와 태도는 나를 좀 더 긍정적이고 낙천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자신감을 잃지않게 도와주는 것 같다’


2013년 5월 3일 금요일에 썼던 일기에는 위와 같은 문구가 있었다. 차곡차곡 일기를 쌓아두면 좋은점은 심심할 때나 문득 옛날 생각이 날 때 읽을 추억거리가 생긴다는 것, 그리고 옛날의 젊은 나에게서 다시 그때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정도를 꼽을 수 있을 것 이다.


나는 angers에 살면서 자전거를 타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맑은 공기를 듬뿍 마시며 달리는 기분이란,, 정말이지 그 어떤 스트레스도 날려 줄 것 같았다. 가끔씩 익숙한 길이 지겨우면 무장적 다른 길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뭐 조금 헤매더라도 어떻게든 집은 찾아가겠지’하는 마음이었다. 내 인생이 한 권의 책이라면, ‘어느날 자전거를 타다가 길을 잃어버려서 추위에 떨다가 객사했습니다’라고 끝나지는 않을 것 같았다.


모르는 길을 맘껏 달리는 기분은 꽤 신선하다. 그렇게 작은 모험을 즐겨도 보통 집에는 꼬박꼬박 잘 들어갔다. 정말 모르겠다 싶으면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을 붙잡고 길을 물어보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신나는 자전거 여행을 했던 어느 날의 일기를 읽으며 최근 쓰고 있는 나의 글을 곱씹어 보니 어딘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닌가. 자전거를 타고 떠나는 작은 모험을 좋아하던 나는 나의 삶에서도 늘 작은 모험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도 궁금하고 저기도 궁금하고, 이것도 궁금하고 저것도 궁금하고.. 그렇게 이리저리 모험하는 날들이 나는 참 좋았다. 어떤이가 보기에는 그저 길을 못 찾고 갈팡질팡 헤매는 걸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삶의 한 여정에 지나지 않는 것 이다.


집이라는 목적지가 있는 여정에서도 헤매는게 즐거운데,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우리네 인생에서는 얼마나 더 재미있을런지. 그렇게 모든 순간순간을 나의 큰 인생을 완성시키는 작은 한 조각 정도라고 생각하면 평가시간이 다 되도록 작품하나 완성시키지 못 하고 고민하고 헤매는 날들조차 그저 소중하게 느껴진다. 조금 느리면 어때. 조금 헤매면 어때. 인생의 어느 순간 잠시 힘들어도 괜찮다. 어차피 이 여정을 잘 보내고나면 나는 따뜻한 집으로 들어가서 친구들에게 신나는 오늘의 모험담을 들려주게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