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길은 통하게 된다.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Gilles Pothier의 부티끄에서 정직원은 되지 못 했다. 사실 무슈 포티에는 매우 바빠서 부티끄에 있는 날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자리를 잡고 체계적으로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낄 자리는 없어 보였다. 나는 한번 작전을 바꿔 보기로 했다.
크고 유명한 플라워샵 대신 동네에 자그마한 부티끄에서 차근차근 경력을 쌓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사람이 적을 수록 나에게 주어지는 기회도 더 많아지리라 생각했다. 나는 또다시 새로운 여정을 준비했다. 아직 얼마 없지만 플로리스트로서의 경력을 잘 정리 해 담은 이력서와 동기서, 학교성적과 평가서까지 챙겨들고 집을 나섰다.
구글 검색으로 다시 플라워샵 리스트를 만들었지만, 작은 플라워샵은 때로 꽃을 디자인하는 디자이너의 부티끄가 아니라 단순히 꽃을 판매하는 마켓같은 곳도 많기에 직접 보고나서 면접을 보고싶었다. 작은 곳 이더라도 내가 무언가 배우고 싶은게 있는 곳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게 길을 걷다 Jardin du Luxembourg [룩성부르 공원] 근처에 아주 작은 부티끄에 도착하게 되었다. 안을 들여다보니 준비된 꽃의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신선하고 예쁜 꽃만 모아 놓은 것 같았다. 좁은 부티끄에는 벌써 두세명정도의 파리지앵이 줄을 서서 부케를 사고 있었다. 왠지 느낌이 좋았다. 나는 가방에서 서류들을 꺼내들고 줄을 서 있다가 열심히 부케를 만들던 무슈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피베르디에서 공부를 하고 질포티에 부티끄에서 인턴을 마친 학생입니다. 새로운 배움을 찾고 있는데 제가 여기에서 일 할 수 있을까요?"
그렇게 첫 발을 들인 그 곳에서 거의 1년 반 정도 되는 시간을 보냈다.
그 곳은 사장님이 혼자 운영을 하고 있던 아주 작은 부티끄였다. 그 곳에서 나는 처음부터 경력을 인정받아 조금씩 월급을 받기 시작했다. 나는 이 곳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크고 이미 유명한 부티끄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작은 부티끄에서는 가능할 것 같았다.
부케제작과 판매는 물론 청소,정산,등등 부티끄에서 한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무언가를 했다. 부티끄의 모든 세세한 부분을 신경쓰려고 했고, 사장님보다 먼저 움직이도록 노력했다. 노력을 하면할 수록 월급은 계속해서 올라가서 언젠가 정직원으로 일했던 친구보다도 좀 더 많이 받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매일 8시에 출근해서 17시에 퇴근이었으나 퇴근시간이 되어도 나는 퇴근을 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너무 즐거워서 매일 저녁 8시 마감시간까지 꼭꼭 채우고 문을 잠그고 퇴근을 했다.
하고싶은 일과 해야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보아서 일까? 그 덕분에 내가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고 직업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더 크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내게는 인생의 어느 한 순간도 감사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던 것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