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주의와 낭만주의를 잇는 대가
오늘은 클래식 역사상 가장 유명한 작곡가 중 한 명인 베토벤(1770~1827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합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도 베토벤의 이름은 대부분 다 알고 , 작품의 멜로디도 몇 개 흥얼거릴 수 있습니다. 청소차에서 나오는 <엘리제를 위하여>나 <운명 교향곡>의 '따따따 단' 같은 멜로디는 매우 대중적이죠.
베토벤의 삶과 음악을 보통 세 단계로 구분합니다. 오늘 우리도 베토벤의 초기, 중기, 후기 음악과 삶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베토벤은 어느 나라 사람일까요? 하이든과 모차르트가 태어난 오스트리아 바로 옆 나라 독일 출신입니다. 독일의 '본'이라는 도시에서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궁정 음악가로 활동한 음악가 집안에서 출생합니다.
그러나 베토벤은 불행한 어린시절을 보냅니다. 술주정뱅이였던 아버지는 베토벤을 모차르트처럼 '신동'으로 만들어 돈을 벌 욕심에 어린 베토벤에게 무리한 피아노 연습을 시키며 학대했지요. 또한 술주정뱅이 아버지 대신 어린 나이부터 오르가니스트 등으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습니다.
베토벤은 스물 두살 되던 1792년 하이든에게 발탁되어 비엔나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2년간 하이든 밑에서 렛슨을 받게 됩니다. 베토벤의 초기 음악은 주로 하이든, 모차르트의 영향을 많이 받은 '고전주의' 스타일의 피아노 소나타입니다.
그럼, 초기에 작곡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번을 한번 들어볼게요. 명료하고 조화로운 멜로디와 단순한 화성이 고전주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초기에 작곡한 곡 중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도 유명하지요. 비창이란 영어로 “pathetic”로 비장하고 슬프다는 뜻이지요. 특히 2악장의 멜로디는 넘 아름다워요. 새끼 손가락으로 멜로디를 크게 치는 것이 어려웠던 기억이 나네요
서른 살 즈음 베토벤은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게 되었습니다. 귀족 가문에 하인처럼 고용되어 평생 충성으로 봉직한 하이든과 자유로운 프리랜서를 꿈꾸며 비엔나에 왔으나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던 모차르트와 달리,베토벤은 최초로 귀족의 간섭에서 벗어나 출판, 연주, 렛슨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독립적인 음악가가 된 것이지요.
그러나 1802년이 되자 베토벤은 청천벽력과 같은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바로 자신이 귀머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이었지요. 다른 직업도 아닌 음악가에게 청력을 잃는다는 것은 화가가 시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치명적인 불행입니다.
자살을 결심하지만 베토벤은 예술을 위해 계속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나는 운명의 목을 조를 것이다'라는 글을 남깁니다. 그가 청력을 잃어간다는 사실을 알게된 1802년부터 18014년을 '중기'로 봅니다. 중기에는 자신의 운명을 이기겠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듯 '영웅적인 성격'의 작품이 많이 작곡됩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곡이 바로 5번 교향곡 <운명>입니다. 아래 악보는 5번 교향곡의 주제입니다. 5번 교향곡은 아래 주제가 끊임없이 변화하며 곡 전체에 등장합니다
그럼, 5번 교향곡 운명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카라얀의 지휘입니다
험난한 운명을 헤쳐가려는 베토벤의 의지가 느껴지시나요? 베토벤은 의지가 참으로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귀가 멀어 연주생활은 불가능해졌지만 계속 작곡을 해나갑니다.
1815년 베토벤의 형이 죽고, 베토벤은 조카 칼의 양육권을 두고 형수와 크게 다투게 됩니다. 법정 소송까지 벌인 베토벤은 결국 조카를 형 대신 키우게 되지만 조카는 엄격하고 소유욕 강한 베토벤을 매우 싫어했습니다. 게다가 1817년 즈음 그는 완전히 청력을 잃게 되어 사람들과는 메모로만 소통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러한 큰 불행을 겪으며 베토벤의 음악은 어떻게 변화했을까요? 베토벤은 청력 상실과 불행한 가족사, 프랑스 혁명이후 혼란스러운 유럽사회의 소용돌이 속에서 오히려 '인류의 화합'을 염원하는 작품을 작곡합니다.
1815년부터 그가 사망한 1827년까지를 베토벤 후기라고 구분짓는데요, 베토벤 후기 시절에는 기존의 형식에서 벗어나 더욱 심오하고 깊은 음악을 생산합니다. 교향곡에 합창을 덧붙여 '인류의 사랑과 화합'을 노래한 9번 교향곡 <합창>이 이 시기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합창 교향곡 마지막 악장은 쉴러의 시에 곡을 붙인 <환희의 송가>가 나옵니다. 우리 모두 아는 선율이지요.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만의 사람들이여, 모두들 껴안아라. 온 세계의 입맞춤을 받으라. 형제여,
높은 별 저위에 사랑스런 아버지는 꼭 살아 계시느니라.
백만의 사람들이여, 무릎을 꿇었는가,
세상이여, 창조의 하느님이 계심을 깨달았는가.
높은 저별위의 하느님을 찾아라. 별 위에 하느님은 꼭 살아 계시느니라
코로나 때문에 오케스트라도 모여서 연습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공연도 줄줄이 취소되었고요. 네덜란드 로테르담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줌으로 베토벤 9번 교향곡을 집에서 연주하여 음원을 합했습니다. 전세계에서 코로나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을 담아서요. 정말 뭉클한 동영상입니다
초기에는 고전주의적인 작품을 쓰다가,중기에 청력상실을 겪으며 '운명교향곡' 같은 영웅적인 성격의 작품을 쓰고,말년에는 인류의 화합을 노래하며 형식을 초월한 '합창 교향곡'을 작곡하는 베토벤의 음악과 삶을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드디어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로 넘어갑니다. 그럼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