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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칼라스 대 테발디

by 스텔라언니

흔히 성악가 라이벌을 이야기할 때 마리아 칼라스와 레나타 테발디를 꼽습니다. 그들은 원하지 않았지만 언론과 청중은 그들을 라이벌로 만들고 경쟁시켰지요.

마리아 칼라스 (1923~1977)은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그리스 사람입니다. 10대 초반에 부모님이 이혼하신 후 그녀는 엄마와 그리스로 돌아옵니다.

그녀는 뚱뚱하고 못 생기고 여드름이 잔뜩 난 소녀였어요. 멋진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지만 열등감 덩어리였지요. 그런데 열등감이 그녀에게는 삶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20대 초반까지 무명의 칼라스는 주목받지 못했어요. 그러다 24살에 운명의 남자를 만납니다. 사업가인 메네기니였죠. 53세였던 그는 칼라스의 매니저 역할을 하며 급격히 가까워집니다. 친구가 없던 칼라스는 중년의 남자에게 안정감과 푸근함을 느낍니다. 결국 1949년 이탈리아에서 둘은 결혼을 합니다. 메네기니를 만난 후 칼라스는 오페라 가수로 승승장구합니다.

1950년 스칼라 극장에 데뷔하면서 10년 넘게 스칼라의 여왕이었던 테발디를 2인자로 내려앉혔지요. 그녀는 테발디에 비해 아름다운 목소리를 갖진 못했어요. 그러나 연기가 뛰어나고 역할에 대한 해석과 몰입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

칼라스와 메네기니

테발디가 주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온화한 성격인 반면, 칼라스는 자주 흥분하고 화를 냈습니다. 언론은 칼라스의 이런 성격을 과장해서 보도했고요.

메네기니와 행복한 결혼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다가 1958년 그리스의 선박왕 오나시스를 만납니다. 오나시스는 엄청난 물량공세를 하며 칼라스에게 구애를 했어요. 그의 열정과 사랑에 감동한 칼라스는 남편을 버리고 1959년 오나시스와 밀라노로 떠납니다.

그러나 오나시스는 바람둥이였죠. 칼라스를 배신하고 재클린 케네디와 연애를 합니다. 결국 1968년 재클린과 오나시스는 결혼합니다. 칼라스는 배신감과 절망감에 수면제 없이는 잠을 잘 수 없게 됩니다.

재클린, 마리아 칼라스와 양다리를 걸친 오나시스

그녀는 건강이 악화되어 더이상 무대에 설 수 없었어요. 결국 마흔 둘에 은퇴하고 아파트에서 운둔생활을 합니다. 결국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54세에 사망합니다.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같은 곡인 오페라 <노르마> 중 “정결한 여신”을 들어볼게요. 자기 민족을 침략한 로마 총독을 사랑하는 노르마가 달에게 평화를 비는 장면에서 부르는 노래에요.

https://youtu.be/s-TwMfgaDC8?si=HebWZ1I4i9YT1WLu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대표적인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 살고”도 들어볼게요. 주인공 토스카가 자신의 애인을 모함에 빠뜨려 죽이려는 빌런에게 분노를 느끼고 자신의 삶을 원망하며 부르는 노래에요.

https://youtu.be/NLR3lSrqlww?si=ke8NGIB5zAYMRFyu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칼라스의 목소리는 굵고 개성적입니다. 그에 반해 레나타 테발디 (1922~2004)는 미성의 소유자였어요. 생긴 것도 매우 우아하고 곱습니다.

그녀는 이탈리아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지요. 연애는 많이 했다고 해요 ㅎㅎ

그녀는 베르디, 푸치니, 바그너의 레퍼토리를 좋아했고 현대 음악은 연주하지 않았어요. 도약과 변화가 너무 심해 노래가 너무 어렵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녀가 부른 노래 중 오페라 <나비부인> 의 대표적인 아리아 “어떤 개인 날”을 들어볼게요. 미군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는 게이샤 초초상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https://youtu.be/1woH96ROG-c?si=oEsoWpN52dwlcBw3

벨리니의 가곡 <방황하는 은빛 달이여>도 들어볼게요. 테발디는 너무나 자연스럽고 순수한 목소리로 이 명곡을 노래합니다.

https://youtu.be/zrnFU75DTxQ?si=MYC57-Vhj_djT_hK

내일은 남자 성악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오늘도 음악 들으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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