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너> 카루소 대 질리 대 비욜링

by 스텔라언니

오늘은 20세기 전반을 풍미한 세 명의 테너를 살펴보겠습니다.

첫번째 소개할 테너는 엔리코 카루소(1873~1921)입니다.

그는 나폴리의 빈민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막노동꾼으로 술주정뱅이였지요. 카루소도 10살부터 공장에서 일했습니다.

다행히 베르지네라는 유명한 코치에게 성악을 배울 수 있었어요. 그는 1895년 데뷔한 이래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1897년 오페라 <라 보엠>의 주인공을 맡았어요. 이 작품의 작곡가인 푸치니는 카루소의 음성을 듣고 “대체 누가 당신을 보낸 거지? 신이 보내셨나?”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당시 이탈리아는 ‘베리스모(사실주의) 오페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어요. 이전 오페라의 주인공들이 귀족이나 왕족이었다면 이제는 담배공장 여공, 가난한 예술가처럼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공인 오페라가 인기를 끌었어요.

푸치니의 <라보엠>, 비제의 <카르멘> 등이 이에 해당하는 작품들이지요. 카루소는 베리스모 오페라를 하기에 아주 적당한 목소리를 가졌어요. 서정적이라기 보다는 열정적이고 성량도 컸지요. 그는 <테너의 참고서>라고 불리게 되었어요.


또한 20세기초반 레코딩 산업이 발전하면서 카루소의 명성은 더욱 커졌지요. 사람들은 카루소의 음반을 가장 먼저 골랐어요. 최초로 10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한 가수가 되었습니다.


현재 남아 있는 음원은 리마스터 된 것도 음질이 좋지 않아 카루소의 명성을 그대로 느끼긴 좀 힘듭니다. 1904년 녹음된 카루소의 노래입니다.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중 ‘남몰래 흘리는 눈물’입니다.

https://youtu.be/t936rzOt3Zc?si=x4tmRoAnkCdhUmwJ​​



베냐미노 질리(1890~1957)는 카루소와 양대 산맥을 이루는 테너였습니다.

질리 역시 이탈리아 출신이었지요. 아버지는 구둣방을 운영하셨는데 집안 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어요.

특유의 달콤한 목소리로 유명했으며 벨칸토 창법 (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의 대가로 추앙받았습니다.

그는 60여편에 달하는 오페라에 출연했습니다. 세계 주요 오페라 극장을 돌아다니며 주역으로 활동했지요. 또한 당시 영화 산업이 발달하자 영화를 11편이나 찍어 스타가 되었습니다.

카루소 사망 후에는 더욱 유명해졌습니다. 2차세계 대전 후에는 딸인 소프라노 리나 질리와 함께 공연을 많이 했어요.

그는 살아 생전에 카루소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고 해요.

“만약 내가 카루소와 같은 환경에 태어났다면 어떻게 살았을지 알 수 없소. 나는 카루소처럼 어려운 환경에서도 인생을 개척하며 주위에 따스함을 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자신이 없구려.”

질리가 부른 <그대의 찬 손>을 들어볼게요.

https://youtu.be/b5Ba_MSygGk?si=LVQRZmcQycNcvTM-

또한 12살의 파바로티가 “질리 선생님, 성악을 얼마동안 공부하셨나요?”라고 묻자 “나는 평생 공부하고 있단다. 오늘도 공부를 했지”라고 대답했대요. 엄청난 노력가였지요.


유시 비욜링(1911~1960)은 클래식의 변방 스웨덴 출신입니다. 그는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아버지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에서 연주한 테너였고 어머니도 성악가였지요. 그래서 그는 음악이 크게 발달하지 않은 스웨덴에서 태어났지만 세계적인 가수가 될 수 있었지요. 그는 스웨덴 문화계의 스타였습니다.

193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에서 <라 보엠>으로 데뷔합니다. 이후 유럽으로 돌아가 연주활동을 하는데 나치가 이탈리아 오페라 <리골레토>를 독일어로 부를 것을 명령하자 출연을 거절합니다. 다시 미국으로 가서 1957년까지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의 왕자로 군림합니다.

그는 힘이 좋고 탄탄한 몸집을 가지고 있었지만 술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49세에 세상을 뜨게 된 원인은 바로 술이었어요.

그는 언어적으로 탁월한 성악가는 아니었어요. 이태리어 발음이 늘 어눌했어요. 그래서 이탈리아가 아닌 미국에서 활동했습니다. 미국인에게도 이탈리아는 외국어라 어눌한 발음은 전혀 문제되지 않았지요.

대신 레퍼토리가 무척 넓었어요. 이태리, 프랑스, 독일, 러시아 오페라를 두루 연주할 수 있었습니다. 질리의 목소리가 황금빛이라면 비욜링의 목소리는 은빛이라고 평론가들이 말했지요. 북유럽 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집니다.

유시 비욜링이 부르는 푸치니의 <투란도트> 중 “잠들지 마라”를 들어볼게요.

https://youtu.be/vtJofMIFzxM?si=MOplNVnvo7WuE97t

그럼 오늘도 멋진 테너의 목소리 들으며 좋은 하루 보내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소프라노> 칼라스 대 테발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