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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관람후기

뮤지컬 <팬텀> 공연 후기

익숙한 이야기, 전혀 다른 감동으로

by 스텔라언니

뮤지컬 <팬텀>을 보고 왔다. 우리가 익히 아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과 같은 가스통 르루의 원작 『오페라의 유령』을 바탕으로 하지만, 그 결은 완전히 다르다.

앤서니 워를로우의 음악으로 재탄생한 이 작품은,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클래식 기반의 아름다운 선율, 그리고 팬텀이라는 인물의 인간적인 서사로 관객을 깊이 끌어당긴다.


무대는 시작부터 정교하고 아름다웠고, 특히 파리 오페라 극장의 화려함과 지하의 어두운 세계를 시각적으로 완벽히 대비시켜 몰입감을 높였다.


무엇보다 2막이 인상적이었다.

팬텀의 출생과 과거, 그가 왜 ‘유령’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비밀이 풀리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깊은 감정선으로 흘러간다. 괴물로 여겨졌던 그가 사실은 세상에서 가장 외롭고 순수한 영혼이었다는 점에서 관객의 연민과 공감을 이끌어낸다.


이번 공연에서 팬텀 역은 박효신이 맡았다. 무대 위 박효신은 더 이상 가수가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는 단순한 노래를 넘어, 고통과 외로움, 사랑의 진심까지 전달하는 또 하나의 대사였다.

https://youtube.com/shorts/8EtZN1gSqvQ?si=FNzpY-0qFLCntE4Q


크리스틴 역을 맡은 성악과 출신 송은혜는 정통 성악 창법에 뮤지컬 창법까지 더해 크리스틴의 순수함과 강단을 모두 표현해냈다. 두 사람의 듀엣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오페라 아리아처럼 느껴질 만큼 감미롭고도 강렬했다.

https://youtube.com/shorts/4Ses6oMF33s?si=rIwDLY61rPCVo7bx


익숙한 이야기에서 전혀 새로운 감동을 느끼고 싶다면, 뮤지컬 <팬텀>은 충분히 추천할 만한 작품이다. 앤드류 로이드 웨버가 작곡한 <오페라의 유령>의 대히트애 가려져 사람들이 모두 아는 유명한 뮤지컬 넘버는 없지만, <팬텀>의 음악도 충분히 듣기 좋다.


무대와 음악, 배우들의 호흡까지… 모두가 하나 되어 만들어낸 아름답고 쓸쓸한 한 편의 비가(悲歌).

팬텀의 눈물은 끝내 내 마음에도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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