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별을 노래하는 연우와 어린왕자

버터플라이

버터플라이    /    유설 정연우

나비 날다 마법처럼

내가 사는 도시에서

당신은 풍차가 되어

당신의 풍속만큼 돌고

풍차는 도시의 육중한 문 앞에서

오르간의 선율처럼 나비 날다

햇살을 통째로 잡아두고

마법을 부린다

때마침, 오르간의 선율에서

나비는 집을 짓고

아름다운 말들로 사랑을 약속한다

약속은 거룩한 듯 보이고

도시의 육중한 문은 열리고

바람처럼 유영(游泳)하던 사랑은

풍차로 돌고 풍속은 거짓말처럼 사라진다

어느 사이, 도시는 햇살로 반짝이고

더 깊어지는 만다라처럼

천천히 아름다운 것들을

물들이며 노래한다

그렇더라도 당신은 사라지지 마!

내 곁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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