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장혜미 Aug 06. 2015

엄마 감수성

엄마만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

흔치 않은 시간.

아기가 꽤 깊은 낮잠에 빠져들어간 시간이다.

흔히들 전쟁을 치렀다고 표현하는 아기의 식사시간이 지나가고, 아직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엄마는 이 황금 같은 시간에 밥을 먹느니 그저 잠시 앉아서 쉬고 싶다.

그렇게 그냥 멍하니 앉아 쉬고 있으면 갖가지 생각들과 감정에 사로잡힌다.


2008년 5월의 어느 날.

사회인으로서 처음 발걸음을 내딛던 그 해에 난 이런 감정을 끄적인 기억이 있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면 인간이 늦길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다 느낀다. 하지만 단 하나의 감정, 외로움은 느낄 수가 없다.'

당시 초임교사였던 내가 꽤 힘들었던 공개수업 및 봄 운동회를 마치고 5월의 햇살 좋은 황금연휴를 보내며 느꼈던 감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외로움.. 그  지긋지긋했던 외로움을 잊게 해 주는 건 아이들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겪게 되는 수많은 상황들, 그 속에선 외로움을 느끼려야 느낄 수가 없었다.


그리고 2015년 지금.

육아휴직이라는 휴식 아닌 휴식 중에 있는 난 시끌벅적한 교실이 아닌 조용한 집에서 어린 아기 한 명과 하루를 보내지만 여전히 외로움을 느낄 수가 없다.

아니, 어쩌면 30명에 달하는 그 말썽 짙었던 녀석들과 보냈던 시간 보다 지금이 더 힘에 부치고 정신 쏙 빠지며 기쁨, 즐거움, 행복, 좌절, 실망, 두려움 등 외로움을 제외한 모든 감정들로 하루 24시간을 가득 채우고 있다.


엄마의 하루를 가득 채워주는 그 많은 감정들.

나는 이제부터 그 감정들을 하나씩 엮어나가 볼 생각이다.

엄마의 감수성.

엄마의 감정.

엄마만이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엄마 감수성.



글이 별거 있나..

그냥 쓰면 글이지 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