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을 절대 이길 수 없는 이유

'우리'의 힘

by 로슬

해외에 진출한 한국 의료기관들을 대상으로 애로사항을 조사한 적이 있다.


인허가 절차의 지연, 인력 채용의 어려움 등 여러 애로사항이 있었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어려움이 있었다.


바로 '근처 한인 의료기관과의 경쟁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정당한 경쟁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영업을 방해하는 사례들이 보고되었다.


이 내용을 사수에게 공유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래서 한국은 중국을 이길 수 없어.”


호기심이 생긴 나는 물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많이 보셨나요?”


사수는 그렇다며,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인은 같은 한국인을 견제하고 경계하는 경향이 강하지. 사기를 쳐도 같은 한국인에게 치는 경우가 많고. 반면 중국인은 완전히 반대야. 자기들끼리 똘똘 뭉쳐서 그들의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더라고. 그래서인지, 처음에 한국인이 주류였던 커뮤니티도 시간이 지나면 외곽으로 밀려나고, 결국 중국인이 중심이 되더라고.”


한국 사회는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학교, 직장, 사회 전반에 걸쳐 높은 성과와 성공을 요구받는 환경 속에서, 주로 같은 집단 내에서 서로를 견제하고 경계하는 문화로 이어진다. 특히 ‘체면’과 ‘명예’를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끊임없이 주변 사람과 비교하며 타인의 성공에 시기나 질투를 느끼는 경우가 많다.


반면, 중국은 전통적으로 집단주의 문화가 강하다. 가족, 친척, 지역 사회 단위의 유대가 매우 깊고, ‘관시(关系)’라 불리는 인적 네트워크가 사회와 경제 활동의 중심이다. 이러한 네트워크는 단결과 상호 신뢰를 촉진하며, 중국 정부의 중앙집권적 통제와 결합해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결속을 강화한다.


"그럼 미국은 어때요?"


“미국은 인종, 성별, 문화가 다양하잖아. 그래서 각자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존하려는 노력이 문화적으로 자리 잡혀 있어. 거기선 같은 집단 내에서 서로를 깎아내리기보다, 각자의 가치를 인정하고 경쟁하지.”


이렇게 국가마다 고유한 문화는 긴 역사 속에서 형성되어왔다. 하지만 오래된 문화라 해서 변화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전세 사기, 다단계 사기, 중고거래 사기 등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피해를 입히는 사례는 단순히 문화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윤리 문제다.

이러한 문제를 문화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오히려 그 문화를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우리 사회가 더 나아지기 위해서는 ‘문화의 문제’라는 변명에서 벗어나, 각 개인이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하고 윤리적 기준을 지켜야 한다.

중국과 같은 집단적 결속력이나 미국처럼 차이를 인정하는 문화는 단순히 다른 나라의 사례일 뿐 아니라, 우리가 주목하고 배울 점이 될 수 있다.


타인을 견제하고 깎아내리는 데 에너지를 쏟는 대신, 함께 잘 사는 방법을 모색하고 ‘우리’라는 개념을 확장해 나갈 때, 한국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다.
이는 한국이 세계 속에서 더욱 존중받는 나라가 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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