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어나목적어 Mar 12. 2021

일드 롱베케이션

바이바이




2화
   '졸업이란 영화 봤어?
    신부가 결혼식 당일에 다른 남자와 버스를 타고
    도망가버리는 내용.
    그게말이지, 도망 가버린 쪽은 꽤 드라마틱하지만
    버림받은 쪽은 어떻게 되는건지.'

   '조연에는 스포트라이트가 비치지 않잖아요.
    조연이란 말이죠, 카메라가 쫓아가지 않는 법. 철칙이죠'

   '영화의?'

   '인생의..'

   '언제가 돼야 비로소 내 차례가 되는거지? 난 대체 지금 뭐하고 있는건지.'

   '저기. 이런 식으로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긴........휴가...라고.
    난 말이죠 언제나 분발해야 될 필욘 없다고 생각해요.
    왜 있잖아요. 뭘 해도 잘 안 될 때가요.
    뭘 해도 안 되는 그럴 때.
    그럴 때는 뭐랄까, 말투는 좀 이상해도... 하느님이 주신 휴식이라고 생각해요

   '무리하지 않는다
    초조해 하지 않는다
    분발하지 않는다.
    흐름에 몸을 맡긴다.'



10화
   '침몰하려는 배가 있습니다.
    한 사람만 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를 구하겠습니까?
    그런 녀석.. 나는 정말 싫어요.
    하지만 왜 일부러 그런 서글픈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입니까?
    어차피 그러니까..
    좀 더 즐거운 것이 좋지요'

   '예를 들면? '

   '음.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는 김에
    불꽃놀이 세트를 샀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누구와 함께
    불꽃놀이를 하고 싶다고 생각합니까?
    선배.
    나는 이제 선배의 상대는 하지 않아요.'

   '어째서?'

    '왜냐하면
    선배가 지금 함께 있고 싶은 건
    내가 아니니까요
    선배가 만나고 싶은 건
    내가 아니니까요
    선배가 전화 걸고 싶었던 건
    내가 아니죠?
    선배가 정말 가고 싶은 곳으로
    가주세요.
    

    바이 바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