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netou Aug 21. 2019

너, 카카오랑 잘 어울려

june과 kakao에 대하여





넌 카카오랑 정말 잘 어울려



카카오커머스 인턴 합격 소식을 지인들에게 전하면, 항상 돌아오는 대답은 이랬다.

처음에는 그저 칭찬이겠거니 하고 웃어넘겼는데, 만나는 모든 사람마다 '카카오와 잘 어울린다'는 말을 해대니 나중에는 도대체 이 말에 무슨 의미가 담긴 걸까 곰곰이 앉아서 생각해보았다.




"카카오와 잘 어울려."



참, 깊게 생각할수록 웃음밖에 안 나오는 말이다. 

어찌 됐든 카카오는 회사이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회사'와 어울린다고 하는 말은 살면서 들어본 기억이 없다.


삼성에 합격한 내 친구에게도 “삼성 합격 축하해! 좋은 회사 갔네.”라고 했지, 

"축하해, 너 삼성과 잘 어울려!"라고 말하진 않았다.

그렇게 말해도 '얘가 뭔 *소리를 하는 거지..? 지금 날 욕하는 건가?' 하는 눈총이나 받겠지.


그 외 국내의 많은 대기업, 중견기업, 외국계, 스타트업까지 기업 고유의 문화와 특색이 있는 회사들이 많지만, 그 어떤 기업에 입사한 사람도 첫 축하 인사로 "너 회사와 잘 어울려."라는 말을 듣지는 않았을 거 같다.


 이렇듯 보통 누구누구와 잘 어울린다는 말은 '애인', '친구', '집' 등의 명사와 함께 쓰인다.

'회사'와는 그다지 조합이 좋지 않은 동사란 말이다.

이러한 동사 '어울린다'가 예외적으로 '카카오'라는 명사와 함께 계속해서 쓰였다면,

심지어 그 표현이 일종의 칭찬으로 쓰인다면,

카카오는 모든 사람의 인식 속에 평범한 회사가 아닌 특별한 무언가 가 있는 곳이 아닐까?

*내가 인턴 생활을 하고 있는 카카오커머스는 엄밀히 말하면 카카오가 아닌 작년 12월 분사한 카카오의 자회사이다. 





그래. 그럼 그건 그렇다고 치고

도대체 카카오와 '내'가 잘 어울린다는 말은 뭘까?

반 오십으로 인생의 수많은 갈림길 속에서 엄청난 혼란을 겪고 있기에,

나도 나를 잘 모르겠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 지조차 알기가 너무나 힘든데

부모님부터 애인, 친한 친구들, 먼 지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은 입을 모아 내가 카카오와 어울린다고 한다.


나는 도대체 누구일까. 나도 모르는 나를 왜 남들은 잘 아는가





입사하고 배운 카카오커머스 고유의 멋진 조직문화들도 많지만,

"너 카카오와 어울려"라는 가벼운 축하 인사로 하여금 나에게 근원적인 고찰을 시작하게 한 일반적인 대중은 과연 카카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짧게 생각해보았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카카오:

1.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다양한 사업군, 새로운 서비스 시도)

2.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 (아무래도 카카오톡과 카카오프렌즈 이모티콘의 힘이 크지 않을까)

3. 창의적이다. (선물하기부터 카카오 26주 적금까지 신박한 서비스들) 


그렇다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내가 이런 카카오와 비슷한 이미지와 가치를 지닌 사람인가?


사람들이 생각하는 나:

1.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다. (그래, 이상한 시도도 많이 하고 그러다가 사고도 많이 쳐서 친구들한테 인생 시트콤같이 산다고 듣는 편인 듯)

2.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 (키가 작고 볼살이 많아서 )

3. 창의적이다. (그나마 살면서 많이 들어본 칭찬이 창의적이란 말인 거 같다)



세상에


생각해보니 나와 닮아있는 지점이 많던 카카오.

우리의 만남.. 운명일까..?

그럼 우리는 정말 사람들의 말처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흠.. 1주 차 인턴의 기대와 고민과 조금의 자아 성찰이 담긴 두서없는 주저리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