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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록 Feb 24. 2022

연애의 흔적, 다시 써야 할 추억은 포장되기 마련이다.

KBS드라마스페셜2020

연애가 지나간 자리를 돌아본다. 그 이별의 자리엔 사람이 있고 그 자리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연애의 흔적>은 어쩌면 이별이었던 적 없다고, 끊겼던 적이 없으니 연애의 흔적이라 말한다.


 작품  가을의 풍경이 황금빛이다. '가을 탄다' 말이 있을 정도로, 가만있어도 떠난 사람이 생각나고 없는 그대를 애타게 찾는 계절이 가을이다.  계절에, 건축회사 이주영 대리의 연애에서 떠났던 사람이 돌아온다.


 3개월 정도의 사내 연애를 텁텁하게 물고 늘어지는 전남친과의 관계만도 회사 생활이 벅찬데, 3년 전 그놈이 경력직으로 들어와 바로 옆 자리에 안장 일을 해야 하는 팔짝 뛰겠는 상황이 벌어진다.



작품은 이 상황을 애써 코믹하게 풀거나 힘 들여 치정 난투극으로 가지 않는다. 대신 우리 일상에 최대한 톤을 녹여낸다.


연애가 끝난 흔적인  알았는데 끝난 것이 아니라 멈추어 있던 것을 알았다면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달라지는 것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만 그 자리를 돌아보면서 헤어짐의 이유, 그리고 결국에는 마음으로는 놓지 않았던 일유를 들여다보게 된다.


우리 일상처럼, 적당히 질척거리고 적당히 악쓰고 딱 그만큼 찌질하게 말이다. 과하지 않게 녹인 연애의 달콤 씁쓸 찌질함을 잘 보여주는 단막극이었다.


달콤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에 손이 가는 날에 꺼내볼 만한 드라마로 추천한다.  



한 줄만 기록하자면,

 다시 가져가게  추억은 예쁘게 포장되기 마련이다.




여담


* 이유영이 예쁘다.

애교 꼬장 장르에서는 원탑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현실에 꼭 보인다. (얼굴은 다름, 톤은 같음.)


** 흐드러진 노란 가을을 보며 인왕산 근처 동네의 로맨스를 꿈꾸게 하는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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