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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록 Feb 18. 2022

모럴 센스, 넷플릭스에 핀 서현

코자의 격리 라이프 무비 (1)

1. 모럴 센스 

공식 포토 1

내가 코자라니, 2022년 밸런타인데이 나는 코로나 확진 소식을 받아 들었다. 

코시국 3년간 방역수칙을 어긴 적도 없고(심지어 상견례도 4인 제한 때문에 못 했었다.) 놀러 가지 말라고 하면 안 갔으며, 밥도 1년째 칸막이 쳐진 자리에서 혼자 먹는다. 시간도 15분 정도.. 그리고 회사 마치면 마스크를 빼거나 물을 마시지 않는 요가에 주 2회 정도 들러 수련하면 집 가고 그러고 자고 일어나면 회사가고의 반복이었다. 남자 친구 말고는 친구도 없는 사람처럼 살았는데 확진자 동선에 걸린 것도 없이 내가 확진자란다. 


어찌 되었든, 내게 얼마간의 시간이 생겼다. 생리통 이틀, 근육통 인후통 하루를 지내니 이제 집에서 아니 내 방이 영화관이 되었다. 


멀리했던 넷플릭스를 다시 가까이하며 어디선가 툭 튀어나온 <모럴 센스>를 클릭했다.

 

'모럴 센스'는 도덕 감각의 동의어다. 


조금 갈라 보면 '도덕'은 두산백과의 정의에 따르면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 또는 바람직한 행동기준이다.

감각은 보고 듣고 말하고 맡고 만져서 느끼는 자극감, 그리고 어떤 대상에 대한 이해나 판단, 느낌이다. 

즉 도덕 감각은 인간이 지켜야 하는 도리에 대한 자극감, 판단, 느낌이다. 


이 영화는 '성향자'와 그 성향자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또 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한다. 

그리고 로맨스 영화에 좀처럼 채택되지 않는 '변태 이야기'한다. 


몇 해 전 들은 이야기가 있다. 한 선배가 신천동 술자리에서 해준 말이었다. 자기 결혼을 해서 첫날밤을 보내는데 남편이 변태여서 그날로 뛰쳐나와 바로 이혼하고 돌싱이 되었다고, 그 자리에서 갑자기 숨 낮춰 속삭였다. 분위기는 심각해지지도 않고 조용히 낄낄거리고 마는 분위기였다. 


홍대입구역에서 연남동 골목으로 가려고 조금 일찍 빠지려면 점집과 성인용품점이 붙어있다. 사람들은 조용히 그곳만 보고 직진하는 사람과 못 본 체하며 슥 떠나는 사람으로 나뉜다. 


두 사례에서 보통 사람은 성향자에 별 관심이 없다. 없을 뿐 아니라 알고 싶지 않거나 비밀이랍시고 속삭이는 정도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아예 주인공을 성향자로 뒀다. 남자 주인공 정지후는 쾌활하고 많은 이에게 인기가 많은 호감현 스타일이다. 그에 비해 서현이 연기한 정지우는 까다롭고 직설적이고 스트레스풀한 느낌에 사람들이 무서워하는 눈치다. 



2시간에 가까운 다소 긴 러닝타임을 가진 <모럴 센스>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몇 자 적어보겠다. 


1. 좋았던 점 


- 서현의 성장. 

넷플릭스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로 영상에 그 특성이 잘 드러난다. 그래서 인물을 얼굴이 상반신 클로즈업에서 더욱 부각되기 때문에 발성 발음의 어색함이나 표정 연기 등이 잘 보이는데 눈에 띄게 성장한 모습이 보였다. 약간 딱딱하게 느껴지는 건 정지우의 캐릭터 특성에 더 가까운 것 같다. 


- 순한 맛 성향자 입문

원작 웹툰의 시도가 신선했다. 그걸 그대로 받아와서 수위는 낮게, 원론적인 내용은 유지했다. 

우리가 누군가의 성적 취향을 판단할 수 있는가? 모럴 '센스'는 감각의 영역이기도 한데?

하는 생각을 우리의 이마에 띄워줬다. 


'바람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없고,
사랑하는 사람이 그렇게 원하는데 굳이 해주지 않을 이유가 있냐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메시지가 된다.


그리고 누군가를 공격하지 않는 성향자들이 음지로 내몰리는 것, 변태 바닐라(일반인)에게 표적이 되는 것이 옳지 않다는 걸 우리도 알고 있다는 걸 


- 영상 색감이 선명해 뭔가 화면으로 잡아들이는 맛이 있다. 


2. 아쉬웠던 점

 

- 정지후의 정지우에 대한 연애감정에 개연성이 아쉽다. 조금 더 스토리 결을 정리해서 반 바닥 정도의 분량이라도 여기에 더 할애했으면 매끄러웠을 것 같다. 


-  사건이 인물의 마음을 정점으로 캐리하고, 뽱! 하고 폭발하는 극적인 느낌이 부족해서 재미있게 전진하다 유야무야 마무리된 느낌이 아쉽다. 그리고 당근 펜 .. 좀.. ^0^



우리의 얼굴 


남의 이야기이면 관심 없거나 웃어버릴 수 있겠는데 우리의 애인이 나와는 달리 성향자라면? 그제야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그럼 대다수가 지후의 전여친 하나같은 얼굴로 행동할 것 같다. 


대단한 어떤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상처를 준 것처럼, 절대 행복하면 안 될 것처럼.


회사 상사보다 더 미웠던 이 전여친 얼굴을 보며 반면교사 해야지 하며 마친다. 




* 그 외에 봤던 것들-


2. 스물 하나 스물 다섯

3. 기상청 사람들

4. 악의 마음을 읽는 사람들 

5. 한사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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