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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올림단상

<#리마인드>에 대한 단상

가족

by 최올림

<#리마인드>에 대한 단상


핵가족을 넘어 1인 가구가 대세인 세상… 그 세계 속 간만에 해외에서 주재원으로 근무중인 처남을 비롯 처남댁과 조카들도 처가에 모였습니다


‘추석’이니까요~ ‘한가위’니까요~ 그렇게 뭉쳤습니다


그러고보니 장인/장모님(이제 아버님/어버님으로 부름이 맞다는 권고가 나온 듯 합니다만 저 호칭이 입에 익어서인지 그리고 이제 사라지는 용어라 생각하니 정겹단 생각도 듭니다..) 입장에선


자식 새끼들 출가(결혼)해서 모쪼록 별 일 없이 애들도 각자 둘씩 낳고 잘(?) 살고 있는 것 보면 큰 성공은 아니더라도 부모로서 므흣하실 것 같기도 합니다


암튼, 명절 핑계로 어렵사리 이렇게 한 자리에 다함께 모인 곳도 수년인 듯 해 처남댁의 아이디어로 오늘 가족사진을 큰 맘 먹고 찍었습니다


이게 뭐라고 4시간여 걸렸고 (독사진, 부부사진, 각자 가족사진, 대가족사진 등등…) 실장님의 친절과 골빼먹어도 하나 이상하지 않을 달콤한 말에 속는척 하며 거금(수백)을 지불하며 간만에 그래도 돈값만큼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숱이 없는 머리도 풍성하게,

얇디 얇아진 눈썹도 두텁게,

볼터치와 파운데이션은 기본에,

컨셉에 맞는 의상과 신발까지

그리고 액자와 앨범과 원본파일까지 생각하니


아깝지는 않았습니다 (처남과 1/n 계산 완료)


첫 코너가 부모님 드레스 촬영이었는데 이게 알고보니 요즘 유행하는 ’리마인드 웨딩‘이었더라구요..

(전 정말 순수하게 드레스업 하고 멋짐 뿜뿜 사진인 줄~)


멋쩍고 수줍지만 당당함을 뽐내준 아버님과 곧 70을 앞뒀으면서도 20대 새색시처럼

방긋 웃으며 안긴 척 하는 어머님을 보며 우리 자식들과 손주들은 겉으로 웃고 안으로 울었답니다


회사 가면 회의 전 하루에도 수번 남기는 팀 카톡방의 <리마인드> 글귀!

그룹 내 계열사 구성원들에게도 <remind>로 남기는 이메일 제목!!


이렇게 수차례, 수십 아니 수백번 남긴 이 네 글자를 정작 우리 부모님께는 그동안 못받쳤네요

그게 뭐 그렇게 어렵다고……………..


짧지만 잠시나마 행복의 여운 속에 그 때 그 시절로 되돌아간 아버님과 어머님의 모습을

당분간 잊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의 미소가 오랫동안 기억될 듯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오늘이 또 그립고 또 생각나겠죠~ 그때는 또 한번 이 네 글자를 외쳐볼까 합니다

리. 마. 인.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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