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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을 읽고> …

반성과 용기 사이

by 최올림

< 팀 켈러의 ‘탕부 하나님’ >을 읽고…


우선 교인이든 아니든 이 책은 적어도 ‘돌아온 탕자’가 뭔지 아신다면 읽어볼 만 합니다.


다만)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면 감흥이 약할 순 있을 듯 하고, 깊은 몰입과 공감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 가을도 아닌데 뜻하지 않게 귀인으로부터 책 한권을 선물 받았습니다.


그 분은 아마도 제 짧은 이야기를 듣고 그냥 지나치시기 뭐했는지 감동 어린 작은 손카드와 함께 스르륵 책을 건네겼습니다.


그 챙겨주신 마음에 우선 감동을, 작은 고백도 잊지 않으시고 복기해 주심에 큰 감동을 그리고 제 아버지를 대신한다는 표현에 머리숙여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기서 아버지는 하나님을 말합니다)


두껍지 않은 분량이라 부담없이 책은 읽혀지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저는 ‘돌아온 탕자’에서 다시 ‘재탕자’가 된 지라 더욱 눈길도 갔습니다.


사실 이 유명한(?) 분을 저는 몰랐습니다. 아무래도 평소 접하지 않았던 장르에다 종교적인 부분에 빠져 있지 못한지라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내 저명하신 분이란 걸 알았고, 또 현재는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분이라 저도 모르게 조금은 숙연해졌습니다.


전체 내용 중 1/3정도까진 그냥 그랬습니다. 아니 불신도 들었고, 정통 교단의 목사님 맞나(이단이 아닌가?)란 의구심마저 들었지요.


본래 성경은 성경 그 자체로 읽고 해석되어야 한다고 배운 기억과 믿음이 있긴한데 팀 켈러님이 자기 뜻대로 풀이하고 전파해준다는 느낌었지요.


하지만 절반을 넘어 2/3 지점이 되니 그런 의심은 사라졌고, 여태 접할 수 없었던 차별화된 풀이에 나아가 눈과 귀에 쏙쏙 박히는 톤앤매너에 이내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집 나간 아들 이야기를 소재로 한 치의 벗어남이 없는 네비게이션 길안내처럼 책장은 넘어갔습니다.


유발 하라리 아시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유자재로 연결 짓는 천재 작가(교수님) 말이죠… 딱 그런 필도 느껴집니다.


제 마음이 많이 다친 건지 아니면 그 마음의 성벽이 굳게 닫힌 건지 괴로움에 시들던 요즘 한모금 생명수를 마신 느낌입니다.


솔직히 완전히 갈증이 해소된 건 아니지만 연속된 가뭄에 갈라진 토양에 그래도 심폐소생술 양수기 물줄기처럼 느껴졌긴 합니다.


잠시 pause해 있는 현재 제가 최근 교회에 나가며 진정한 신앙심 내지 신실한 맘으로 다가선게 아닌 뭔가를 애초부터 바라며 거래라는 비즈니스 심정으로 그분께 다가셨던 걸 뉘우칩니다.


이 작은 책이 그래도 커다란 가르침을 준 것 같아 그 자체로 기쁘네요.


평소 없는 마음 갖기란 다소 irony한 ‘무심’을 강조했는데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인간이 아닌 신께 다시 나아가고자 발버둥치기도 했는데 순수치 못했던 불순한 제 마음이 들켜 창피합니다.


온전히 회복되어 그 분께 다시 엎드릴 수 있을지 아니면 지금 미문을 쓰고 있는 이 순간만 또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를 계기로 다시 맘을 다잡아보자는 마음이 생겨 참으로 감사하네요.


모두 편안한 밤, 안녕히 주무십시오…


p.s: 책을 선물해 주신 최**님 참으로 정말로 진짜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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