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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묘한 차이
나처럼 아이들을 모두 외국에 보낸 동네 언니가 있다. 미국에서부터 알고 지낸 맘 따뜻한 언니다.
일찍 아이들과 떨어져 지내서 좋은 점도 아쉬운 점도 함께 공유하는 동지 같은 언니네 부부다.
가끔씩 아이들이 오거나 부모가 왕래를 해서 잠깐 함께 지내는 시간이 고작이다.
누구에게나 자식은 사랑과 그리움을 얹어서 흘려보내는 것. 우리가 좀 일찍 시작했을 뿐이다.
그래도 햇살 좋은 오후, 식탁에 앉아서 도란도란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은 마음은 어쩔 수없다. 뭐 친구들 얘기 들어보면 그것도 허황된 꿈이라고 하지만~
"애들 보고 싶으시지요?"
"아니, 애들이 막 보고 싶고 그러진 않아. 그냥 한 공간, 같은 하늘 아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뿐."
그렇다.
저녁밥을 함께 먹거나 애들 빨래를 개거나, 티브이를 함께 보거나 하는 함께 하는 지극히 일상적인 일이 하고 싶은 거다. 나는 부엌에서, 아들은 자기 방에서 각자 할 일을 하거나 아무 대화를 나누지 않아도 평온한 오후를 같이 있고 싶은 거다.
"보고 싶은 건 우리 집 강아지지~"
이어서 언니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