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미루지 마세요

by 글짓는맘

길고 긴 겨울방학,

어제는 아이들과 하루종일 함께 집에 있어서 그랬는지 설거지를 할 힘이 도통 나지 않았다.


간단한 집 정리를 하다보면 어느새 점심 먹을 시간,

놀다보면 '배고파'를 연달아 외치는 아이들에게 간단한 간식을 내어주고,

아이들 공부를 좀 봐주다 보면 어느새 저녁 먹을 시간.


'에라, 모르겠다'


일단 있는 그릇과 접시들을 활용해서 밥을 먹었다.

밤에 아이들을 재우고 설거지를 할 굳은 결심을 하고,

그릇들로 잔뜩 쌓인 싱크대를 애써 외면했다.


'오늘은 설거지를 안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왠 걸,

이렇게 마음이 편하고도 불편할 줄이야.


재미있는 것은, 그냥 나도 아이들과 같이 먹고

아이들 옆에서 부대끼고 놀다보니 아이들이 덜 다툰다는 점이었다.

집안일을 한답시고 분주하게 왔다갔다 할 때면 아이들도 나처럼 분주한 마음이 드는걸까.

괜한걸로 말다툼을 하곤 했는데 말이다.


(잔뜩 쌓인 설거지 때문에) 마음이 편하고도 불편한 시간을 보내고 아이들이 모두 잠든 늦은 밤,

설거지를 하려고 했으나.. 피곤함이 몰려와 그대로.. 꿈나라로 달려갔다.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나 싱크대는 그대로였고,

어마무시하게 쌓인 설거지는 완벽하게 내 몫이었다.


그래, 정신을 차려야지,

얍!!


아이들이 잠시 각자의 스케쥴을 보낸 시간동안

나 역시 치열하게 나만의 시간을 보낸다.

쌓여있는 설거지를 하나씩 닦아내니 드디어! 싱크대 바닥이 보인다, 보여! 아싸!


이제 설거지를 쌓아놓는 무모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겠다.

왜냐하면..

설거지를 자꾸 쌓아놓으면 밥 먹을 그릇이 부족해서 밥 하는 것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릇이 없으니까 그냥 접시 하나에 대충 먹지 뭐,

시켜먹을까?

아무거나 먹지 뭐..


아니다..

아무거나 먹지 말자.


시간은 지금도 빠르게 흘러가고

아이들과의 복닥복닥한 시간도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안다.


설거지를 미루지 않겠다는 건..

지금 이 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미루지 않겠다는 다집같은 것이다, 내겐.

이제 정말 나는 설거지하는 것을 미루지 않을 것이다.


가끔, 아니 당장 오늘 저녁이 되면 또 설거지를 미루고 싶은 유혹에 빠질테지만

그런 유혹엔 넘어가지 않으련다.


길고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

우리 대충 먹지 말아요.^^


아, 어릴 적에 있었던 잠깐의 개학과 봄방학이 그리운 요즘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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