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랄라 치마

회사 그만두면 해보고 싶던 것들

by 솔트다움 박연희

회사 출근복이 아무리 편해졌다지만

출근할 때는 절대 입을 수 없는 옷들

샤랄라 치마, 프릴 달린 원피스...

여자 여자한 그런 옷들 맘껏 입어보고 싶었건만

외출할 때 입을 일도 없거니와

오히려 정장이 늘어난 아이러니한 내 옷장.


회사 그만둔 지가 언제인데

아직 회사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고 있는 날 보면

소속이라는 것이 얼마나 질척거리게 하는

무언가인지 실감하게 된다.


'내가 자유의 몸이 되면!'

막상 자유로워져도 하지 못할 일들을 꿈꾼다.

다 가지면 행복할 줄 알았지?

막상 여차하면 가질 수 있는 상황이 되면

굳이 갖지 않아도 아쉽지 않다는 사실에

참 세상 욕심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그래도 이건 죽어도 할 거야'

사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그토록 이루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때가 아닐까.

생각만 해도 피곤하지만 눈뜨면 돌진할

열정이 있는 그때가 가장 길게 멋진 때라는

생각이 든다.


'무슨 소리야 꿈은 이뤘을 때가 가장 멋지지'

그렇지. 그렇긴 한데 꿈을 이룬 행복은

왜인지 짧더라. 그래서 다음, 그다음을

또 꿈꾸나 봐.


그래도 이번 여름엔 샤랄라 치마를 입을 거야.

할 일을 싸 짊어지고 도서관에 갈 때라도.

애들 따라다닐 때라도.


난 지금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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