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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만 보이는 길

출산 3주 , 가게를 오픈하다

by 옆집아줌마



29살, 나는 둘째를 출산한 지 3주 만에 가게를 오픈했다. 누군가는 ‘정말 무모한 선택’이라고 했고, 몸조리도 안 된 상태에서 일하는 나를 보며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나는 주저할 시간이 없었다. 나는 그 자리에 오픈하고 싶었다. 죽은 자리였지만 그 자리의 주인이 되고 싶었다.

내가 선택한 미용실 자리는 큰 길가 번화가에 있었지만, 이전 원장의 관리 소홀로 인해 가게 인지도는 바닥이었다. 고객들은 떠났고, 미용실은 ‘망해가는 가게’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이곳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출산 후 제대로 쉬지도 못한 채, 쉬는 날 없이 매일 새벽 1시까지 일했다.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고객이 없는 시간엔 홍보할 방법을 고민했다. 머리를 자르면서도 ‘어떻게 하면 이곳을 다시 잘되는 미용실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버틴 지 딱 두 달 만에 매출이 두 배로 뛰었다. 그리고 그 이후, 나는 8년 동안 장사 잘되는 미용실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깨달은 게 있다.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만 길이 보인다는 것. 처음부터 성공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던 건 아니다. 퇴근 준비 다 하고 불을 끄려는 찰나, 손님이 들어오면 다시 앞치마를 매고 손님 머리를 손질하며 늦은 시간까지 불 켜놓기를 했다. 끝까지 버티고, 고객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을 다했더니 결국 가게는 다시 살아났다.

누군가는 ‘운이 좋았네’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나는 안다. 운은 절대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 오지 않는다. 내가 손님을 붙잡고, 내 손으로 한 명씩 머리를 만지면서 믿음을 쌓아갔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돌이켜보면 힘들지 않았던 날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그때 포기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끝까지 버티고 최선을 다하면, 결국 길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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