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문일침

가난함과 비천함

by 파르헤시아

"견식(見識)이 없으면, 무엇이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은(是非曲直) 지를 알지 못하고, 현명한 것과 어리석은 것이 분간되지 않으니, 칠흑처럼 깜깜한 사람일 뿐이다. 이는 마치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아주 가난한 집 아이와도 같으니, 이것이 정녕 가난한 것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줏대(骨力)가 없으면, 그저 남을 따라서 움직이고 세력에 기댄 다음에야 일어서게 되니, 자기 이외의 주변 사방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될 따름이다. 마냥 남에게 기대고 의지하면서 홀로 자립할 수 없는 행색이 정녕 남녀 노예들과 다름이 없으니, 이것이 비천한 것이 아니라면 과연 무엇을 천하다고 하겠는가? "-이지(李贄, '富莫富於常知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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