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제기된 악의 문제에 해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철저한 자기 인식, 자신의 적나라한 실체를 가능한 한 최대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얼마나 선을 능히 행할 수 있으며, 얼마나 악하고 파렴치한 행위를 감히 행할 수 있는지를 가차 없이 인식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자를 '사실'로, 후자를 '상상 속에서나 있을 수 있는 착각'이라고 간주하지 않도록 조심해야만 할 것이다. 실제로 우리가 그렇게 행할 수 있는 가능성에 있어서 두 가지는 모두 다 진실이다.
-아니엘리 야훼,『C. G. 융의 회상, 꿈 그리고 사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