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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르헤시아 Sep 29. 2024

당장 손절해야 할 유형의 사람

며칠 전 유튜브의 알고리즘에서 "당장 손절해야 될 3가지 유형의 사람"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접했다. 그 유형은 다음과 같다. ① 자신과의 관계에 상대방을 가두려는 사람, ②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태도를 보이는 사람(자기가 무조건 옳다고 믿는 사람), ③ 잘못을 저지른 후에도 변하지 않는 사람 이다.(출처: 유튜브 '뇌부자들' /오동훈, 정신의학과전문의).


개인적으로 매우 공감하는 내용이었다. 정보 제공의 주체가 공인된 전문가(정신의학과전문의)의 설득력있는 의견이라서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인 내 삶의 체험이 거기에 부합했기에 공감한 것이다. 옛 어른들 말씀에 "사람은 고쳐서 쓰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제법 긴 세월 동안 매우 고통스럽고 쓰디쓴 댓가를 치르고 나서야 비로소 그게 지극히 옳은 말씀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인간관계에서 반드시 손절해야 할 사람들을 가끔 만난다. 그런데 사회적 혹은 개인적 인간관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손절'이라는 말은 한자 말 '손절매'(損切賣)의 줄임말인 '손절'(損切, 손해를 보더라도 팔아서 끊는다)이 아니라 신조어로 "관계를 끊는다(손切)"는 뜻이다. 동음이의어로 "대를 이을 자손이 끊어짐" 이란 뜻의 '손절(孫絕)'도 있다.


사회생활에서 일이 힘든건 몸이든 마음이든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일에 익숙해지면서 수월해진 그만큼 과거의 힘들었던 고통은 금새 잊어버린다. 그 힘든 시간들로 인해 몸과 마음의 역량과 기능이 더 탄탄하게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때문에 또는 사람이 힘든건 정말 참기 어렵다.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쉬고 있는 한 그 고통의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 고통은 그 대상이 눈앞에서 영원히 사라지거나 그 대상의 영역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야만 비로소 끝이 난다.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안다. 어떤 이는 그 고통을 지옥과 비교한다. 


이렇듯 사회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는 대부분 잘못 엮어진 인간관계로부터 온다. 특히 직장생활이나 단체 생활에서 내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인간관계가 조성된다. 그런데 개인적인 경험에 따르면 사회생활에서 인간관계를 내 의지대로 내가 원한다고 해서 선듯 끊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간관계에서의 '손절'은 '가급적이면' "경계선을 긋고 거리를 둔다", "피한다", "엮이지 않는다", "개인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않는다" 라는 의미로 생각하면 되겠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의 관점에서 오동훈 박사가 제시한 "당장 손절해야 될 3가지 유형의 사람"에 몇 더하자면, '일상에서 습관적으로' ④거짓말을 하는 사람, ⑤남의 험담을 하는 사람, ⑥남의 말을 옮기는 사람 즉 뒷담화하는 사람, ⑦함부로 남을 판단하고 비교 평가하는 사람, ⑧말과 행동 또는 앞뒤가 다른 사람, ⑨매사에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부정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 ⑩사사건건 깐족거리고 비꼬거나 비아냥거리는 사람(냉소적인 삐딱한 사고를 가진 사람), ⑪상대에 따라(상대의 사회적 지위, 직업, 학벌, 재력, 나이 기타 등등에 따라) 말과 태도와 행동이 돌변하는 사람(강자에겐 굽신거리고 친절하며 약자에겐 매우 모질고 가혹하게 대하는 사람), ⑫지나치게 매너가 좋고 친절한 사람, ⑬무례한 사람(말을 함부로 하고 태도와 시선이 불량한 사람), 등등이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인간은 거의 유일무이한 존재이지만, 또한 그 능력을 행할 의지가 없는 존재라는 사실도 매우 주목할 만하다"(Douglas Noel Adams,  『Last Chance to See. 1992)』)


 '반면교사(反面敎師)'라는 한자성어가 있다. '사람이나 사물 따위의 부정적인 면에서 얻는 깨달음이나 가르침을 주는 대상'을 이르는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 '손절해야만 하는 인간 유형들'은 마땅히 나의 '반면교사'라 할만하다. 남을 향해 손가락질을 할 때 그 손의 나머지 손가락들은 언제나 자신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반면교사에  당연히 나자신도 포함된다.


좋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세상 삶의 당연한 이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인간관계의 황금률'이 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태복음 7:12). 같은 맥락으로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 기소불욕물시어인, 논어 위령공편). 이 두 말씀은 인간관계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존중과 배려의 실천적 핵심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가르침이다. 황금률은 '좋은 사람'이라면 마땅히 갖추고 있어야 하는 인간적 덕목 중의 하나로, 평생토록 지키고 또 실천해야 할 금언임에 틀림없다.


“21세기의 문맹은 문자를 읽지 못하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낡은 지식을 버리고, 또 다시 배울 줄 모르는 사람이다” (Alvin Toffler, 『Future Shock. 1970』)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성격이나 습성때문에 실패나 잘못을 저지르는 등의 실수는 누구나 한다. 인성(人性)이 바른 사람과 그렇치 못한 사람과의 차이는 실패 혹은 실수를 한 다음에 어떤 태도를 취하는지에 달려있다.(2024. 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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