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늑대 한 마리가 살았다. 이 늑대는 지금껏 살아오며 많은 양을 잡아먹었다. 숱한 사람들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하였다. 어느 날 갑자기, 늑대는 까닭 모를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자신의 지나온 삶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마음을 바꾸고, 더 이상 양을 잡아먹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다. 자신의 결심을 진지하게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서 목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축복 기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목사는 늑대의 회심을 기쁘게 여기고, 늑대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예배당 안에서 늑대는 목사와 함께 흐느껴 울면서 몸과 마음을 다해 간절하게 기도했다. 그런데 기도가 길어졌다. 지난날 늑대가 목사의 순한 양들을 숱하게 잡아먹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목사는, 늑대가 진정으로 지난 행실을 바꾸고, 거듭난 새 삶을 갖게 해달라고 전심으로 기도했기 때문이다. 이윽고 해가 저물어 양들이 떼를 지어 집으로 들어가고 있았다. 이 광경이 창문을 통해 늑대의 눈에 들어왔다. 늑대는 불현듯 조바심을 느꼈다. 안절부절못했다. 그러나 목사의 기도는 끝없이 계속 이어졌다.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리다 결국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 늑대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만 좀 하시오. 목사 양반! 양들이 모두 집으로 다 들어가 버리고 나면, 오늘 먹을 내 저녁밥은 어찌하란 말인가!"
※아르메니아의 전래 우화 (P.D. 우스펜스키, 「In search of the miraculous, 19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