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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유로원 Nov 07. 2021

거제 한달살이, 이사 - 반함과 기회라는 연유

거제인 로원

올해 정말 거제도에 반해버렸다.
그리고 한달살기를 거쳐
현재는 거제도 주민이 된 이야기.
한달살기 중 다나가 찍어준 베스트샷! 고마워 다나!


(1) 한달살기, 그리고 거제주민

거제도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으로 한달을 살던 프로그램이 끝났다. 그리고 지금은 거제 주민이 되어버렸다. 작년부터 시작한 명상을 꾸준히 하던 나는, 유튜버님과 시도했던 신규 명상 서비스와 맞물려서 자연 속에 파묻혀 있을 수 있는 굉장히 신기한 섬을 만나버렸고 급속도로 거제도에 빠져버렸다. 마침 이사 갈 집을 찾던 중, 너무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는데 그 집이 거제도에 있었고 집을 봐 둔 상태에서 또 마침 로컬크리에이터 양성 프로그램으로 한달살기 공고를 발견해 신청했다. 사실 한달살기 자체는 그저 관광지를 통으로 다닐 수 있어 내가 거제를 이해하는 정도였지 그 이상의 기대는 1도 하지 않았는데, 한달 동안 상상 이상으로 함께한 사람들에게 배웠고 신기한, 우연의 연속이었다. 우리는 정말 특별했다. 한달이 끝났음에도 다들 좀 더 남았고 하나 둘 사라진 뒤에 이사 온 집을 정리하고 나니 이제 정말 끝난 것 같다.


(2) 제주 말고, 거제

한달 살기를 하기 전에는 올해 처음 거제도를 오게 되어 이곳의 변화나 자연환경을 직접 접하게 되었는데 현지민들에게선 '조선소가 망해서-'이야기를 제일 많이 들었었다. 근데 외부에서 온 내게는 관광 소스가 넘쳐나는데 왜 쓰지 않는 걸까?라는 관점이었고 그와 관련된 국가개발 사업 내용을 접하니 더더욱 관심이 갈 수밖에 없었다. 원래 '격변이 일어나는 건 어떤 오래된 체제가 무너졌을 때' 이니까, 위기엔 기회가 항상 함께 있기 마련이다. 그땐 트렌드에 민감한 기획자로써 어떤 감으로 느낀 거지만 실제 한 달간 현지에 정통한 총괄분과 살아보며 다녀보니 역시가 역시였다. 거제도의 크기는 제주도보다 작은데, 다양한 해수욕장이 촘촘히 붙어있고 시내는 섬 중앙에 있어서 도시와 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이 뜨기 시작한 건 1년도 채 안되어서 상업적인 관광지 느낌보다 깨끗하고 청정한 느낌이다. 마치 20년 전의 제주도를 보는 느낌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섬은 제주도만 가봤었는데 마침 러시아 관광 플랫폼을 기획했을 때 지역생활문화 전문가 프로그램으로 제주도에서 로컬의 특색과 관광자원을 엮는 내용에 대해 많이 배운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거제도는 제주도와 같이 섬이라는 공통점이 있어서 여러모로 눈에 보이는 것들이 많다. 또한 현재의 제주가 보유한 관광인프라와 빈집 프로젝트를 했던 환경의 유사점, 중국화나 쓰레기 같은 문제점도 함께 참고해볼 수 있겠다. 그래서 나는 거제도가 공간적으로, 관광산업 시작이라는 타이밍으로도 너무 매력이 넘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거제도에 관해 계속 파고들고 알아보던 중 한달살이 프로그램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3)한달살기로 사람을 얻을 줄은,

웬만한 단체생활이나 행사들은 진행도, 참여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했으니까 고작 10명이 한달을 산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싶었었다. 그런데 거제라서 그런 걸까? 우리가 특별했던 걸까? 그 무엇이던 함께한 한 명 한 명이 다 의미가 있었고 가장 문제가 많이 터졌지만 그래서 가장 완벽했다. 30대가 되어서도 이런 인간관계가 생길 수 있을 줄은 정말 몰랐다. 우리는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다들 '퇴사'라는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나는 기회를 보고 왔다는 점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다른 부분에서 너무나 많은 것들을 배웠어. 잃어버린 인간미를 찾았던 것 같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 사람을 순수하게 애정 한다는 것, 그런 부분들에서 말이다.


한달살기를 하면서 경험한 모든 것들, 그리고 우리들의 대화가 내게 너무 큰 영감을 줬다. 나는 이미 거제도에 빠져버렸고, 한달살기로 더욱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함께한 이들은 그런 나를 정말 신기하게 보았고 대단하다 여겼던 것 같다.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보고 안다는 것,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시작의 허들이 많이 사라지는데 함께했던 친구들은 그랬다. "기회도 보이고 너무 좋은데, 어떻게 시작하는지를 모르겠어"라고. 나는 늘 시작하는 데에 거침이 없고, 그동안 내가 해 온 업이 창업이었으니까. 내가 사랑하는 거제도에 더 많은 청년이나 아티스트, 창업가가 유입되기를 바라는 나는 그들이 참고할 수 있는 사례로써 외부에서 들어와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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