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힐링
호주, 스페인 그리고 제주도에서 지낼 때 바닷가와 가까운 도시에서 지냈었다. 2018년 이후부터 2021년 현재까지 매년 바닷가 근처에서 살았던 것이다. 매년 바닷가 근처에서 살다 보니, 매년 쉽게 바다에 갈 수 있었다. 바닷가 근처에 살면 제일 좋은 점은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바다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바다에 가면 파도의 소리를 더 잘 들을 수 있다. 특히 사람이 없는 밤바다의 파도 소리는 더욱 힘차게 들린다. 밤에 바다에 가서 신발을 벗어던지고 맨발로 바닷가를 걸으며 발에 느껴지는 차가운 바다의 물살, 귀에 들리는 파도소리, 코로 맡는 바다의 냄새, 피부에 느껴지는 바다 바람으로 온몸에 감각을 깨운다. 감각을 깨우는 것은 현재에 내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게 한다.
나는 생각이 많다. 생각이 많다 보니 걱정도 많이 하는데, 그럴 때면 바닷가에 가서 파도소리를 듣고 바람도 느끼면서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머릿속에 있던 고민과 걱정이 사라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게 되면서 마음이 편안해진다. 거대한 바다 앞에 나의 고민과 걱정은 아주 작은 것이라고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광활한 바다를 보는 순간 생각을 멈추면서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음이 편안해지니 긴장하고 있던 몸과 마음이 이완되는 느낌이 든다. 내 마음도 바다 같이 넓어지면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걱정은 우리 건강에 많은 영향을 준다. 지나친 걱정은 몸의 에너지를 걱정하는데 다 쓰이게 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필요할 때 쓰일 에너지가 남아있지 않고, 에너지가 없는 우리는 무기력해지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비난하며 좋은 에너지는 없애고 안 좋은 에너지를 만든다. 걱정으로 인해 신경쇠약이 나타나기도 한다.
걱정을 잘 다룰 수 있다면 지나친 걱정 때문에 불필요한 곳에 에너지가 쓰이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필요한 곳에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좋은 에너지가 좋은 상황을 가져온다. 고민과 걱정을 비워주고 온 몸에 감각을 깨워 현재에 존재함을 느끼게 해주는 바다는 나에게 만병통치약인 셈이다.
이제는 고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바다를 찾아간다. 나만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가 됐다. 그래서 바닷가 주변에서 지내면서 바다를 보러 가고 싶을 때 보러 갈 수 있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너도 모르는
바다 같이 넓은 당신의 마음
우리는 알 수 있다네
바다 같이 넓은 당신의 마음
-R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