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자 P의 도쿄 방문기 1]
후술할 일정은 모두 하루동안 순차적으로 일어난 일이다.
오전 8시 20분 오송행 KTX를 타기 위해 아침 일찍 9호선 일반열차를 타고 동작역으로 가 4호선으로 환승했다. 아다리가 잘 맞아 바로 갈아타서 스무스하게 신용산역에 도착했다고 생각했으나, 신호가 계속 이상하게 걸려서 가까스로 KTX 출발 직전 꼬리칸에 올라탔다. KTX는 급하게 예약하느라 자유석 밖에 남지 않아 40분 동안 서서가야만 했다. 원래는 오송에 도착해 청주공항까지 택시를 타고 가려고 했으나, 가는 길에 네이버 지도 검색을 해보니 마침 3시간 간격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나의 오송 도착 시간과 얼추 비슷했다. 시간이 아슬아슬해서 살짝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 평소 열심히 크로스핏 박스에 나갔다. 오송역에 도착하자마자 무궁화호 승강장까지 냅다 뛰었다. 초행길이라 길은 몰랐지만 일단 나가보면 알겠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헐레벌떡 뛰었는데 막상 도착해보니 시간이 좀 남았다.
정말 몇 년만에 타보는지도 모르겠는 무궁화호에 몸을 싣고 두리번 두리번 자리를 찾았는데, 내 자리에는 이미 다른 분들이 타고 계셨다. 이게 무궁화호 스타일인가 보다 하고 나도 그냥 빈자리를 찾아 앉았는데, 곧바로 다음역에서 유치원 선생님과 아이들이 우루루 타며 앞자리로 오기 시작했다. 나는 눈치껏 다시 뒤로 가서 앉으며 24년 전의 유년기를 떠올리며 잠시 회상 시간을 가졌다.
그렇게 어찌저찌 도착한 청주공항역은 생각보다 구수했다. 주변에는 논밭이었고, 우리를 싣고 온 기차가 지나간 뒤에야 기찻길 위로 건너서 반대편으로 걸어갈 수 있었다. 오랜만에 맡아보는 청주 냄새. 청주의 공기 속에는 15년 동안 살았던 고향 특유의 냄새를 품고 있다.
그럼 이쯤에서 왜 가까운 김포랑 인천을 냅두고 굳이 청주까지 가서 비행기를 타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줘야겠다. 뭐긴 뭐겠어. 싸니까! 인천 out - 도쿄 in은 편도로 30~40만원 부터 시작하는데, 청주 공항에서는 85,000원이었다. 여행 4일 전 급하게 끊고 가는거라 나에게 남은 선택지는 청주 공항까지 열차를 4번 번갈아 타고(9호선, 4호선, KTX, 무궁화호) 청주 공항에 오는 방법 뿐이었다(근데 10월 말에만 왜이렇게 비싼지 아시는 분?)
그렇게 청주 공항에서 책도 읽고, 비짓 재팬 웹(vist japan web)도 작성하고, 쌓인 메일 답장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1시가 됐다. 조금 지연이 있긴 했지만 드디어 AERO_K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잠시 졸다보니 무사히 도쿄 나리타 공항까지 올 수 있었다. 비행기는 나리타 제3터미널에 도착을 했고(제일 동떨어져 있다), 제2 터미널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가서 오는 길에 급하게 여행 어플로 예매해 둔 스카이라이너(공항에서 도쿄까지 또 들어가야하니까) 인포메이션을 찾아가서 티켓을 교환한 후, 스카이라이너 열차를 타서(이제 몇 번째 환승인지 세는 것도 포기했다) 40분 가량 달려 우에노 역에 도착을 했다.
드디어 왔다. 도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