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7.03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단연 '무라카미 하루키'다.
하루키의 영향을 받아 달리기를 했고, 수영을 배웠고,
재즈를 좋아하게 됐다. -레이벤 선글라스도 살 예정이다-
방금 하루키의 대작, 총 2000페이지가 넘어가는 '1Q84' 3부작을 완독 했다.
-지금 아오마메와 덴고는 어떤 세상에서 살고 있을까?-
'1Q84'는 의도치 않게 여행지에서 많이 읽게 되었다.
코타키나발루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탄중아루 수영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부산 내려가는 SRT 안에서, 해운대의 카페에서 앉아 읽었다.
하루키의 대작을 읽어가는 동안 하루키 특유의 실감 나는 표현에 감탄해 가며 페이지를 접어갔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밤하늘을 올려다볼 일이 생기면 문득 달이 하나인지 굳이 확인을 해본다.
'혹여나 두 개라면?'
나는 내심 두 개이길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여기저기서 '하루키'를 가장 좋아한다고 이야기하고 다녔지만, 정작 '1Q84'를 읽어보지 않은 무명무실의 하루키 팬이 된 거 같아 내심 마음에 짐처럼 담아왔는데, 드디어 그 짐을 덜어낼 수 있게 되었다.
5월 말부터 시간이 좀 생겨 한 달 동안 실제로 이곳저곳을 다니며 '무라카미' 세계관에 빠져 살아왔는데, 왠지 모르게 이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진다.
한 달이 이렇게 길었나 싶을 정도로 시간이 천천히 흐른 듯하다. 여행을 많이 다니고, 수영을 새롭게 배우고, 나의 미래를 고민했던 시간이 기존의 시간의 흐름을 늦춰준 거 같다.
인생에는 여행과 새로운 배움, 그리고 고민이 수반되어야 삶이 풍요로워 진다는 것을 이 기간을 통해 배운 거 같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이 내게 종종 생겼으면 한다.
1Q84는 2000년대 중후반에 나온 책으로 벌써 15년 정도 시간이 흘렀고, 2023년인 현재 일본에서는 '하루키' 신작을 없어서 못 구한다고 한다.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하루키를 연달아 읽는 건 일상에 큰 지장을 준다. 그의 작품을 정말 좋아함에도 최소 1~3달 이상 텀을 두고 읽고 있다. 국내에서 출간 될 때쯤 다시 하루키로 돌아오면 얼추 시기가 맞을 듯하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며, 신작이 번역되어 나오는 날 부푼 기대를 안고 하루키에게로 돌아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