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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Jun 02. 2018

브런치에선 어떤 글을 써야 인기폭발일까?

10만뷰 넘는 글 팍팍 써보기 비법 대공개애애애애애....!

일단 자랑부터. 


브런치에 글을 쓴 지 10개월이 되었습니다. 10개월간 약 100여개의 글을 썼는데 230만뷰, 8300명 구독자, 브런치북 금상에 빛나고 책 출간해버리고 막 난리가 났습니다. 하하하하하하하... 짱인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글을 진짜 찰지게 쓰는 것 같습니다. 아주 그냥 입천장에 늘러붙은 양반김마냥 아무리 혀로 핡짝핡짝을 해도 떨어지지 않는 찰짐말이죠. 게다가 또 소재는 오지게 트렌디하고 짤과 글의 아주 절묘한 접착력이 거의 오공본드입니다. 거진 왓쳐급의 관찰력과 세상 초딩같고 쉬운 워딩으로 길가던 아무나 잡고 이 글 좀 읽어보세요. 라고 들이대도 빵빵 터지며 배를 잡고 앞으로 90도 뒤로 90도 자지러질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죠. 


이제 겸손모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모두 구독자님들의 애정과 사랑과 또 존경하고 아름다운 브런치셀의 에디터님과 여러 관계자님들의 하해와 같은 은혜와 굽어살피심 덕분입니다. 이래저래 글로 월세를 낼 수 있게 해주신 8,300명의 애정하는 구독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모든 콘텐츠엔 14%정도의 운빨(아다리)가 있기 마련인데, 운좋게도 그 물살에 샤삭 올라타서 지난 한 해 동안 즐겁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이제 진짜얘기.


한번 썰 풀어봅니다.

수 많은 분들이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써야 하냐? 또는 어떤 글이 인기가 있냐? 그걸 알려달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걸 말하기 전에 일단 지난 100여개의 글들을 쭈욱..살펴보면서 제가 글을 어떻게 썼나...하고 정리해봤습니다. 이건 이렇게 써라!~~~라는 얘기가 아니라 제가 쓰는 방식입니당.




저는 이렇게 씁니다요.

1. 맥주를 마십시다.

브런치에 글순위를 보아하니 10~40만뷰짜리가 6개가 있더라구요. 놀랍게도 이걸 쓸 땐 모두 거의 취중이었습니다. 뭐 꽐라가 되서 막 키보드에 토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4캔에 10,000원짜리 수입맥주 2,3캔은 마신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맥주는 잔토휴몰이라고 하는 강려k한 항산화물질이 있는데 뇌세포 파괴를 막아준다는 썰이 있습니다. 뇌세포 파괴를 막는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제3의 자아를 눈뜨게 하고 내면의 빡침과 스트레스를 손가락으로 전이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2. 빡치는 하루

5월엔 제가 일을 좀 쉬었어요. 5월에도 글을 올렸겠죠? 평소 나오던 뷰에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핵노잼 글들만 탄생하더라구요. 왜냐면 등따시고 배가 불러버린 거예요. 술 마실 일도 없고, 세상이 아름다워 보이는 거죠. 스트레스가 1도 없더라구요. 원래 감정 중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지니고 있는 건 분노입니다. 기쁨은 감출수도 있고 슬픔도 참을 수 있는데, 이게 빡침이란 건 어디에 풀지않으면 막 미칠 것 같거든요. 그래서 치킨에 풀기도 하고 꿈으로 풀기도 하고 김상민의 YOU로 풀기도 합니다. 저의 경우는 셋 다 하면서 글로도 풀더라구요. 빡침은 중요하고 소중한 원동력입니다.


3. 한 번에 쭈루룩 썼어요.


여러번 나눠서 조금씩 3일간 쓴 글이 성공한 경우는 1도 없었어요. 모두 그냥 2시간만에 후루룩 막 써내려간 글들을 좋아하시더라구요. 어느 정도로 그냥 막쓰냐면 다 쓰고 나서 발행하고 나중에 오타를 수정해야 하는 수준이랄까요. 심지어 엊그제 쓴 회사빌런30종 글에선 결재, 결제 틀리지 말라고 해놓곤 제가 틀렸더라구요. 이건 뭐 완전 자가당착 장인이 따로없음.


4. 추석 때 놀러온 사촌동생도 이해할 만한.


항상 목표는 이렇습니다. 저희 집앞에 어린이놀이터가 있는데 거기서 뛰노는 아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쓰자...랄까요. 네 그래서 욕도 오질라게 먹었습니다. 사짜다 애기냐 가볍다 스낵콘텐츠다...이런 반응들도 많았죠. 결론은 맞습니다. 하하하하하..제 글은 가볍고 스낵콘텐츠고 즐거우라고 쓴 글이예용. 이걸 보고 막 큰 깨달음을 얻고 어떤 교훈과 가르침을 얻으신다면 여러분들의 내면이 엄청나게 고렙인거지 제 글이 딱히 뭔가 영양가가 있어서 그런건 아닙니다.


5. 주변에서 찾아요.


전 좀 그런거 되게 싫어해요. 막 애플, 삼성, 참이슬, 카카오 등등의 레퍼런스로 설명하는 브랜딩, 마케팅 전략 이런거 있잖아요. 물론 크게 성장한 기업의 노하우는 존경하고 배울 점이 있지만 그게 뭐 진리는 또 아니거든요. 게다가 그 사람들이 직접 얘기하는 것도 아니고 옆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막 이 회사는 이렇다!!~라고 분석해서 쓴다는 게... 별로 재미가 없더라구요. 전 그냥 제 친구,동생,지인,직접 경험한 현장 얘기를 늘어놓는 게 좋아요.


6. 책상이 좋아야 해요.


이게 적절한 책상과 깨끗한 환경, 스탠드의 노란 불빛이 겁나 필요해요. 그래야 뭔가 마음이 차분하고 빡침을 더 순수하게 느낄 수 있달까요. 

제 책상


7. 홈런볼이 있어야 합니다.


글 쓸 때는 역시 홈런볼입니다. 단 키보드에 기름기가 뭍지않게 휴지로 잘 닦아가면서 먹어야 합니다.


8. EPIC 음악을 들으면서 웅장한 느낌을 극대화


유튜브에 막 한스짐머나 쟈블론스키님 쥬니엘XL이나 투스텝스프롬헬 등과 같은 뿌앙거리는 웅장한 음악을 들으면서 글을 쓰면 더욱 장대한 느낌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또는 나루토 질풍전OST를 들으면서 차크라를 회복하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7VFLnpMaYo


9. 새벽에 씁니다.


새벽에 써야해요. 그래야 똥줄이 타서 빨리 쓰거든요. 졸립고 술도 먹어서 막 자고싶고, 화장실도 가고싶은데 글은 써야하고..뭔가 새벽의 고요함과 내면의 분주함이 대혼돈을 만들어내며 아무말을 지껄일 수 있게 만드는 힘을 줍니다.


10. 짤을 보고 영감을 얻는 스타일이예요.


많은 사람들이 제가 글을 쓰고 짤을 찾는다고 생각하시지만, 전 짤을 보고 글을 생각해요. 짤을 만들어주시는 대학일기 자까님, 궁예역의 김영철님, 수많은 이름모를 분들과 트위터 천재들, 현이씨작가님 감사드립니다. 진심으로 대학일기 자까님과 현이씨 작가님은 한 번 꼭 감사메일이라도 드리고싶어요. 컨택포인트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




네, 알고 있습니다. 1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그래서 지금부턴 진짜로 어떤 '소재'로 글을 써야 잘 먹히는 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생각해보세요. 제가 지금 이 글을 왜 쓰고 있을까요?? 진짜 제가 글 쓰는 걸 정리하려고 썼을까용? 노놉. 이런걸 왜 정리하겠어요. 


사실 이것도 하나의 콘텐츠거든요.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저도 뭐가 좋은 소재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냥 아무거나 막 써보고 있는거죠. 


인기폭발의 글을 써보고 싶다면. 겁나 아무거나 막 써보시길 추천합니다. 막 어떤 분이 그러더라구요. Why를 찾으라구. 그놈의 why는 마케팅, 브랜딩, 기획시간에 5조5억번 들은 얘긴데 솔직히 좀 어쩌라고? 스러운 단어입니다. 내가 글쓰는 이유를 찾고, 그 본질에 맞는 소재를 잡아 소비자들이 원하는 톤으로 뭘 써라 어쩌라 하시는데....


제가 글쓰는 이유는 어려운 말, 뜬구름 잡는 말, 잘난 척, 있는 척 하면서 전문가다! 내가 너보다 잘났다!를 겸손하게 뽐내는 작태가 싫어서 입니당. 까놓고 보면 다 똑같은 리턴투베이직인데 뭘 그걸 그리 어렵게 설명하는지.... 좀 눈꼴사나워서 쓰는 경우가 많달까요. 그리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톤으로 바꿀 생각은 없습니다. 


뭔가 목적을 찾고 기획을 해서 잘 정돈된 하나를 짜잔 쓰는 것도 뭐 하나의 방법일 수는 있겠습니다만은....저는 잘 모르겠네요. 적어도 저는 글을 쓸 때 그냥 무표정하게 꾸준히 오래도록 많이 이것저것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몇가지 정리해봤어요. 




1. 매일 머리도 쥐어뜯으시고 3분마다 한번씩 조회수 새로고침도 하시길 추천드려요. 


2. 똥줄도 타고 막 불안하고 이제 난 망한건가?!!? 난 한물 가버린거야!! 모든 건 한낱 일장춘몽이었어 이 장자같은 새끼!!! 나비가 되버렷!!!... 을 외치면서 방바닥도 긁으세요.


3.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쓴 글 지우기도 하고 쓰다가 오글거려 멈춘 글들을 작가서랍에 100개씩 쌓아놓으세요.


4. 왜 쓰는 지 그런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쓰세요.


5. 소비자 취향이 뭔지 분석하려고 하지마세요. 그냥 내가 재밌게 썼으면 그 순간으로 글의 가치는 다했다고 생각해요. 국립도서관에 소장하실 거 아니라면 말이죠.


6. 한 번 터진 글로 우려먹지마세요. 한 번 터진 건 그냥 그 때로 끝난 겁니다.


7. 출판을 노리거나 이걸로 뭔가 어그로나 끌어봐야지 싶거나 홍보를 해야지~~ 라는 목적으로 쓰면 대부분 망삘 테크트리를 타더라구요. 그리고 그런 글 치고 재밌는 글이 없었어요.


8. 브런치에 글쓰겠다고 글쓰기 강의들으시는 분들도 있는데, 여긴 입시미술 전쟁터가 아닙니다.


9. 저처럼 길게쓰지 마세요. 전 '글을길게쓰지않으면뭔거허전해서잠을못잠증'을 앓고있어서 어쩔 수 없습니다.


10. 아이디어가 생기면 바로 쓰세요. 묵혀두지 말구. 아이디어는 유산균이 없어서 그거 묵혀둔다고 뭔가 숙성되지 않더라구요.




이렇게 말하는 저도 요즘 글들이 조회수가 1만도 안나와서 하루하루 불안하고 망한 것 같고 이제 전 끝났다는 생각에 불특정다수를 원망해보고 있습니다. 뭘 써야할 지 당최모르겠네요. 직장인 글도 이제 지겨울 만큼 나왔고 블록체인 공부글은 핵노잼이고, 책은 나왔는데 홍보도 하고싶은데 대절망입니다.


요즘이 가장 극한의 보릿고개인것 같아요. 브런치나무가 있다면 껍질뜯으며 연명하는 기분이에요. 영상으로 갈아타야 하나, 어째야 하나.... 오만 생각이 제 앞에 펼쳐집니다. 전 지금 거의 장판교에 서있는 장비기분인데 장비만큼 패기는 없어서 바짝 쫄아버린거죠. 

https://www.pinterest.co.kr/pin/789467009653172226/?lp=true


그래도 묵묵히 아무 글이나 쓰려고 합니당. 여러분도 아무 글이나 잘 써보십시다.


즐글 :)






ps. 췍홍보.


그리고 덧으로 책 홍보나 스르륵 하겠습니다. 좀 사주세요.(굽굽) 리뷰도 달아주시고. 악플도 환영해요. 절 좀 까주세요. 주륵.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3648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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