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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창선 Feb 21. 2019

"기분 벗고 주무시죠" 제가 쓴 책을 리뷰해보았어요.

두 번째 책이 출간되었습니다아아아아 +_+!!!! 구독자 여러부우우운!!

뚜룬


이것이 무엇이냐. 이것은 저의 두번째 책입니다! 지난 4개월간 일하는 중간중간 열심히 써서 드디어, 2월15일! 태어났답니다. 이름하야 '기분 벗고 주무시죠' 출판사는 웨일북, 아주 작고 귀여운 판형의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이 책의 시발점은 사실 브런치의 어떤 글이었어요. 

https://brunch.co.kr/@roysday/201

바로 이것이 책의 시발점이었죠. 원랜 그게 너무 궁금했어요. 


도대체 '진짜 나' 는 어디에 있을까. 


그래서 보통 '나를 찾기 위한' 여행 같은 걸 많이 하잖아요. 저도 그래서 여기저기 다녀보기도 했구요. 하지만 산꼭대기에도 해변가에도 퓨마가 득시글대는 트래킹 길위에도 저는 없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그 땐 '나'를 찾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 와보니 없더라구요. 그곳에 두고왔나봐요. 


이후론 여러 강의와 컨설팅도 받아보고 책도 읽고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매달려보기도 했어요. 


누군가는 저를 ENFP성향이라고 규정했고

누군가는 신장형이래요. 

누군가는 DI성향이라고 하기도했고

아빠는 사주팔자에 관운이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어요.

교회에선 소명과 주님의 자녀됨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단단히 이상한 아이, 굉장히 특이한 사람, 잘생긴.. 등등의 다양한 정의를 내려주었어요.


그것들은 모두 저의 모습이지만, 제가 찾던 저는 아니었어요. 동의는 하지만 인정하긴 싫은 느낌이랄까요.


그러다 작년이 되서야 느낀 것이 있었어요.




오만가지 것들을 버리면서

방을 청소하다보면 오만것들을 발견하기 마련이에요. 그리고 청소를 하는 시간이 3시간이면 그 중 2시간은 추억의 물건을 뒤적거리거나 잃어버린 5천원 등을 발견하는 데 쓰잖아요. 그 날도 마찬가지였어요. 전 작년 4월에 신대방으로 이사를 했거든요. 이사를 하다보니 수많은 것들을 버리게 되었어요. 그리고 소원이었던 무인양품 가구를 우르르 사서 새로운 집에 채워넣어보았죠. 20년만에 처음으로 제 침대를 가지게 되었고....전신거울이란 걸 생전처음 가져보았어요.


이사짐을 정리하다보니 


문득, 첫 입사기념으로 선물받은 만년필이 보였고

어딘가에서 받은 상장도 있었고....

2년째 풀지 않은 비상약상자도 있었어요. 

냉동실엔 내가 산 기억이 없는 낙지가 들어있기도 했고(내가 샀겠지..)

방 뒷편엔 한 때 너무 갖고싶어서 사놓았지만 결국 만들지도 못한 2천피스 퍼즐도 있었어요.

어딘가 모르게 최종병기그녀 3권이 돌아다니기도 했구요. 정체모를 USB와 처방전 영수증 들도 나오더라구요. 찬찬히 늘어진 물건들을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보았어요.


그러면서 느꼈답니다. 


이게 모두 나구나!!


불규칙한 식습관과 엉망진창 폭식으로 늘 함께했던 내과처방전, 바쁘다는 핑계로 뜯지도 않은 퍼즐. 말하는 걸 좋아했던 핵인싸시절의 상장. 독특한 음악취향과 만화취향을 보여주는 고이 숨겨진 파일들. 내 몸을 소홀히 했던 유통기한 지난 약품들. 등등...


다른 어떤 것들이 아니라, 내 주변의 수많은 물건과 나의 습관들이 곧 나의 모습이었어요. 내 말투와 행동, 손 끝에 배인 무의식적인 모든 것들이 내가 지금까지 선택하고 만들어온 '나' 였죠. 


무릎을 타닥 치고는 이 책을 쓰기 시작했어요. 그래 이 이야기를 해보쟈!!




그리고 실제로 책이 등장해버렸어요. 제가 쓴 책이긴 하지만, 실제로 실물을 읽어보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원고를 쓸 때와 완성본이 나오는 건 또 약간 느낌이 다르거든요. 그래서 한 번 주루룩 읽어보았어요. 


일단 담담하게 써내려간 문체가 꽤나 맘에 들어요. 제 문체가 늘 그렇듯 B급 드립과 깨알같은 디테일이 있는 점이 굉장히 훌륭하 것 같아요. 아주 미쳤다고 할 수 있죠. 쭉쭉 읽혀서 1시간반이면 다 읽어버릴 수 있어요. 

금방....읽혀!!!

그 와중에도 뾰족뾰족한 부분이 있던 것 같아요. 책을 쓰면서 그 때 그 때 상황과 기분 탓에 조금씩 예리함이 다른 꼭지가 있거든요. 기분 안좋고 빡치는 날엔 뭔가 더 뾰족한 내용이 나왔던 것 같아요.ㅋㅋㅋ....그래서 읽다보면 '아, 이거 쓴 날은 기분이 안좋았나보다..' 라는 지점이 느껴지시기도 할 거에요.



전반적으로는 제 삶과 생각이야기가 주를 이뤄서 공감이 100%될지는 모르겠어요. 굉장한 뇌피셜과 주관성이 가득해서 말이죠..ㅎㅎㅎ 앞부분이 가벼운 음식얘기로 시작했다면, 뒷부분은 조금 진지해졌어요. 뒷부분 쓸 때가 연말이었는데 이 때 제 멘탈이 굉장히 우울했거든요.


그래서 본이 아니게 무게중심은 뒷쪽에 실려있는 편이에요. 3,4챕터쪽을 읽다보면 오미, 이 날 소주한잔 했겠네..스러운 지점들이 종종 있답니다 :)


본문 중...몇 개를 뽑아보았어요. 


이제 와 생각해보니 밥은 ‘예의’였던 것 같습니다.
단순히 영양소나 허기를 달래는 음식물의 개념이 아니라, 먹는 태도와 마음, 만드는 정성과 배부름을 대하는 자세까지 모두가 내 몸을 이루는 하나하나였던 것 같아요. 급하게 먹은 밥은 온몸에 다급함을 채워 넣어요. 다급함으로 찐 살과 근육은 지워지지 않는 습관으로 남더라고요. 

'뉴 전주비빔 삼각김밥: 끼니를 때우는 급박한 쌀알에 대하여' 중에서


우리는 옷을 사고 화장품을 바르고, 좋은 차를 사고 싶고, 방도 꾸미고 싶어 해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잘 가꾸고 싶죠. 마찬가지로 내 손과 발과 세포들을 이루는 음식도 잘 가꾸고 챙겨야 해요. 가끔 위경련이 강림하셔서 세상이 뒤집히고 나면, 5백만 원이나 들여 예쁘게 꾸며놓은 내 방 대신 허연 병실과 링거만 쳐다보고 있어야 하더라고요. 잘 먹고 건강해야 합니다.

차돌박이와 인생: 삶이 그대를 속일 땐 차돌박이를 구워요 중에서


이런 부분은 굉장히 쉽게쉽게 써내려간 부분이었어요 :)




삶도 비슷한 것 같아요. 평지가 편하긴 하지만 한 가지 자세로 아무 굴곡도 없는 길을 걷다 보면 가장 연약한 곳부터 무너지기 시작해요. 그렇게 생긴 백 원 크기의 물집은 우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게 만들죠. 엄청난 고통을 주면서 말이에요. 

물집 : 산을 타면 물집이 잘 안 잡혀요. 중에서


‘현실적으로’란 조언은 ‘니가 그것을 성공했을 때 내가 배 아픈 이유는……’ 정도로 재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지인의 조언: ‘현실적으로’라는 말의 동의어 중에서


그런데 이런 부분 부턴 좀 진지병 터졌어요. 왜냐면 막 울컥하기도 하고..으엉으엉.. 책쓰다가 힘들기도 하고 연말되면서 현타도 오고 해서, 글이 감성터지는 내면의 한을 담게 되었어요. 읽다보면 한이 느껴져서 폭포밑에서 대성통곡하는 민족정서를 느낄 수 있어요. 




기분 벗고 주무시죠는 정말 제 새끼같은 책이에요. 제 삶이 고스란히 물들어 있거든요. 사실 TMI스러운 내용들도 있지만, 삶을 구성하는 것들은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항상 손 끝의 습관들이 아닐까 싶어요.


제목을 '기분 벗고 주무시죠' 로 정한 이유는 이랬어요. 


지친 하루의 끝에서 씻고 침대에 눕기전 우리의 기분은 어때요? 탈탈 털리고 개빡쳐서 녹초가 된 몸과 맘을 고스란히 이불 속에 뉘이고 있진 않나요? 만신창이가 된 멘탈과 몸은 가만히 누워있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더라구요. 조금은 맘을 평정심으로 돌릴 수 있는.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저울질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았어요. 


그리고 그 방법은 절대 거창한 것들이 아니더라구요.


따뜻한 물로 샤워한 후의 맥주나,

아침에 내 배를 따뜻하게 해줄 계란후라이 하나와,

3개월 전에 들어놓은 26주 적금 등등... 


사소한 삶의 선택들이 내 일상을 바꾸어나가는 것 같아요 :)


이 작은 책이 여러분들의 하루를 평온하게 마무리짓게 만드는. 또는 시작하게 만드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마음을 가득담아 쓴 책이니까요. 마냥 따뜻하지만은 않지만, 담담한 생각들이 담겨있는 제 두번째 책


'기분 벗고 주무시죠' 많이 사랑해주세요!!




뽀너스로!! 책읽찌라님이 소개해주신 티저영상 한 번 보세요+_+! 정말 촥촥 책내용을 잘 정리해서 화자의 의도로 적절한 것을 제대로 찝어주셨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cGf-mqRd3J4&t=90s



책은 현재 교보, 예스24, 영풍, 반디앤루니스, 알라딘, 리디북스 등 다양한 채널에 깔려있으니 쉽게 찾아보실 수 있을거에요!!!^^자세한 정보는 예스24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www.yes24.com/Product/Goods/69623951



그암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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